[이슈플러스] 美, 수미 테리 기소 파장...한미관계 영향은?

YTN 2024. 7. 18.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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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여진 앵커, 장원석 앵커

■ 출연 : 봉영식 연세대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PLUS]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한국계 대북 전문가 수미 테리가 미국 연방 검찰에 기소됐다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습니다.

[앵커]

국정원과 접촉하며 금품을 받고 미국의 비공개 정보를 넘겼다는 혐의인데, 향후 한미관계에는 어떤 변수가 될지, 봉역식 연세대 통일연구원 연구위원과 관련 내용 짚어봅니다. 어서 오십시오.

[봉영식]

안녕하십니까?

[앵커]

연구원님과 아는 사이라면서요?

[봉영식]

제가 미국에서 워싱턴D.C에서 대학교 교수로 있을 때 같이 한미 안보 동맹 연구 모임이 있었습니다. 거기서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던 사이라서 사실 좀 마음이 무겁습니다.

[앵커]

이 소식 접하고 좀 놀라셨어요.

[봉영식]

굉장히 존경받고 신뢰받는 한반도 정세 그리고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 전문가입니다. 굉장히 신뢰를 받는 전문가는 방송사에서 전속 전문가로 고용합니다. 그러니까 여러 가지 방송국에서 사건이 날 때마다 코멘테이터를 활약하는 게 아니라 다른 방송국에 나가지 않고 우리 방송국에만 나가는 조건으로 계약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예를 들면 CSI의 한국 석좌교수인 빅터 차 교수는 폭스뉴스에만 나갑니다. 수미 테리 교수는 NBC 뉴스에 전속으로 나가는 한반도 한국계 대북전문가였죠.

[앵커]

CIA 정보분석관 출신이기도 하고 싱크탱크 여러 곳에 몸담은 연구원이었잖아요. 어떻게 보셨어요?

[봉영식]

굉장히 충격적입니다. 기소장을 읽어보면 외국인 대리등록법 을 위반한 것이다. 1939년법입니다. 그러니까 외국인 대리등록법이 뭐냐 하면 다른 외국의 이익을 대표하거나 대변할 때는 그것을 공개해야 합니다, 미국 법무부에. 그래서 이익충돌이 없고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게 없기 때문에 외국의 이익을 대표하는 사람들에게는 모든 공개의무를 부과하는 거죠. 예를 들면 로비스트가 외국 기업을 위해 의회에 로비를 할 때는 우리가 이런 행동을 하고 이런 행동이 있었다 이런 걸 공개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외국인등록법에 따라서 등록하지 않았고 또 미국 외국인대리등록법을 무시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러니까 기소혐의가 두 가지입니다. 그래서 각각 혐의가 최대 5년 형량이기 때문에 최고로 10년까지 형량이 가능한 그런 기소 상태입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미국 연방검찰이 지적하고 있는 겁니까?

[봉영식]

시청자 여러분께서는 한미는 동맹국인데 이렇게까지 한반도 전문가를 그런 외국인대리등록법 위반으로 형사체포까지 해야 되는가, 기소를 해야 되는가 생각하실 텐데. 사실 미국의 정계에 외국 정부가 영향력을 불법적으로 행사하는 것에 대해서 큰 문제가 제기된 것은 오래됐습니다. 예를 들면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때도 러시아의 푸틴 정부가 SNS라든지 이런 것을 통해서 선거에 개입했다, 사이버 공격을 통해서 러시아가 선호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대선후보의 대선을 기도했다, 이런 게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2020년에도 다시 선거 개입을 했고 또 중국 정부가 미국에서 유력 인사들을 포섭해서 친중국적인 정책을 미국 정부와 의회가 만들게 되는 그런 여론을 이끄는 지도자들을 포섭하려고 한다.

예를 들면 공자학원을 만든다든지 우리나라도 스페인의 세이프가드디펜던스가 중국 공산당 공안이 세계에 몇 백 개의 사실상 비밀경찰서를 운영하고 있다고 폭로하지 않았습니까? 당시에 그래서 한국에는 공안국 산하조직 송파구 소재의 동방명주라는 중식당이 그것이다 해서 논란이 일어났죠. 그런 식으로 미국은 방치하다가 미국의 안보가 심히 위협을 받기 때문에 외국 기업이라든지 외국 정부가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서 우리 정치인들과 정부관리를 포섭해서 국가이익이 훼손되는 것은 선제적으로 또 철저하게 막아야 된다는 건 사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지금 대선을 앞두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2023년 3월에 당시에 21살 주방위군 공군 일등병이었던 잭 테세이라가 미국의 군사기밀을 SNS에 다 공개해서 난리가 났었죠. 그래서 미국이 우리 대통령실 안보실장이 미국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요청했는데 요청했는데 이것을 어떻게 해야 될지. 그래서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어떻게 그것을 처리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내용이 그대로 감청된 기록이 공개돼서 한미 간에 논란이 됐지 않습니까? 그래서 국가안보, 기밀과 그리고 외국 기업들이 미국 정부에 불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 선제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그런 분위기가 조성됐죠. 미국 FBI와 법무부가 나서서 비록 미국과는 좋은 관계가 있는 한국과 그리고 한국의 안보문제를 다루는 수미 테리 박사지만 정부관리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차원에서 이런 기소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말씀하신 대로 한미관계가 나쁜 것도 아니고 굉장히 훈풍 속에 있는데 이러한 기소가 이뤄져서 외교가에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것 같은 게 사실입니다. 지금 2013년부터 2023년 6월까지 한국 정부를 대리했다고 하면서 10년간 모든 걸 다 까발린 거나 마찬가지...

[봉영식]

기소장을 잘 읽어보시면 맨해탄 FBI와 검찰, 법무부에서도 굉장히 고심한 흔적이 보입니다. 왜 이것이 불가피했는가. 말씀하신 대로 우리가 최근 활동만 조사해서 이렇게 기소를 결정한 것이 아니라 지난 10년간의 수미 테리 박사의 행동을 면밀히 관찰하고 조사를 했는데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이런 법적인 조치를 취하게 됐다, 이렇게 설명하는 흔적이 여기저기에서 보입니다. 왜냐하면 2014년과 2023년에 FBI가 수미 테리 박사와 인터뷰를 해서 이 행동에 대해서 경고를 줬는데도 불구하고 이 행동이 계속되었다. 이렇게 기소장에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이 FBI 뉴욕 지부 부국장 크리스티 커티스가 얘기했듯이 이것을 그대로 놔둔다면 비록 한국이 미국의 적대국가는 아니지만 다른 국가들이 미국 내에서 활동을 해도 괜찮다면 또 정부관리들도 그런 영향과 향양을 받아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잘못된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경고 차원에서 수미 테리 박사를 기소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또 마침 뉴저지 현 민주당 상원의원인 로버트 메넨데즈 의원이 지난 화요일에 불법 수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상원의원직을 잃게 될 것 같은데요. 이런 로비 단체에 대해서 특히 외국인기업과 외국 정부를 대표하는 불법 로비활동에 대해서는 철저한 대처를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금 미국에서 굉장히 강하게 일어나고 있고 다른 얘기입니다마는 만약 뉴저지 지역구에 있는 상원의원 로버트 맨티스가 출마를 하지 않는다면 한국계 민주당 하원의원인 민주당 소속 앤디 김이 그 자리를 이어받아서 상원 의원에 출마할 것이 유력시됩니다.

[앵커]

기소 과정에서 한국 정보당국 국정원 등의 활동 내역도 적나라하게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이게 미국 정부의 의도가 있다고 봐야 할까요?

[봉영식]

의도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비록 한미관계에 영향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 미국 정부관리들이 긴장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미국 기업이라든지 정부들이 미국 정치인들과 관리들을 포섭하려는 활동이 너무 강화되고 적나라하기 때문에 좀 강한 약, 강한 조치를 취해야 된다 이런 게 깔려 있었던 것 같아요. 법무부 입장에서는 공정하고 엄정한 법집행 차원에서 이것을 결정했을 가능성이 높고. 국무부의 입장에서는 한미관계에 파장이 있다고 하더라도 큰 틀에서 볼 때는 정부관리들이 이런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경종을 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면 2023년 1월에도 영국 정부가 모든 의원들에게 소위 안보업무 개입 경보를 내렸습니다. 그 이유는 당시에 크리스틴 리라는 이름을 가진 중국 여성 변호사가 자꾸 영국 의원들에게 개인적으로 접근을 하면서 향응을 베풀면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포착됐기 때문이거든요. 또 호주에서도 호주 의원이 중국 공산당에 포섭돼서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행동을 두둔하는 발언을 하기에 로비를 한 것이 또 스캔들이 나서 그 당시에 호주 의원의 별명이 상하이 아저씨라고 불릴 정도로 중국을 보호하는 그런 정치인으로 기소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아까 말씀드린 대로 러시아가 계속해서 미국의 대선에 개입하고 또 중국이 미국 내에서 사람들을 포섭해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기정사실화됐기 때문에 한국이라는 동맹국이지만 정부관리를 긴장시키고 관리하는 차원에서는 법무부가 결정을 하고 또 국무부도 그것에 반대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수미 테리 씨를 아는 지인으로서, 지금 수미 테리 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분 서울에서 태어나서 어렸을 때 미국으로 갔다고 들었는데 어떻습니까? 한국말 잘 하고 또 한국을 많이 좋아하나요?

[봉영식]

수미 테리 박사가 변호사를 통해서 얘기하는 건 공직을 떠난 지가 10년이 넘었기 때문에 국가의 기밀을 유출할 수 없다. 왜냐하면 국가기밀문서에 접근하는 권리를 돌려줬으니까요. 그러니까 수미 테리 박사가 한국을 두둔하는 발언이라든지 기고를 했더라도 이것은 한국 정부의 대가를 받고 한 행동이 아니라 전문가로서의 독립적인 이야기를 한 것에 불과할 뿐이다 이런 주장을 하고 있죠. 그렇지만 그 FBI가 미국 법무부에 나온 기소장에 보면 대가가 있었다는 것이에요. 그리고 그런 기고문이라든지 그런 발언이 있었던 전후에는 당시 한국 대사관 요원과의 그런 대화가 있기 때문에 대가성 행동이었다. 이것이 미국 법무부의 입장입니다.

그런데 아시겠습니다마는 2010년에 한국계 미국 국무부 관리였던 스티븐 진우 김 박사도 간첩혐의, 국가기밀 누설혐의로 기소가 됐지 않습니까? 그런데 3년 동안 미국의 법무부가 재판을 계속 하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전문가로서 3년 동안 이렇게 어정쩡한 상태가 된다면 개인적인 생활으로 보나 전문가로서의 커리어로 보나 이것은 사실상 사망선고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김진우 박사는 재판이 너무나 오래 지연되니까 미국 법무부와 플리바게닝이라고 하죠. 형량 협의를 해서 유죄를 인정하는 대신에 형량을 축소하는 것으로 이 사건을 처리했는데 그 기간 동안에 개인으로서 또 전문가로서 겪어야 되는 고통이라든지 손해는 이루 말할 수 없죠.

[앵커]

그런데 이게 어느 나라더라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어떤 정보를 얻기 위해 휴민트를 활용한다든지 각종 연결라인을 통해서 정보를 얻고 있는데 수미 테리 씨의 개인적인 문제일지 아니면 정보기관의 제도적인 허술함 때문일지, 어떤 쪽이 더 크다고 보세요?

[봉영식]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외교관 차량이라는 차번호판이 달린 차를 가지고 같이 쇼핑을 하고 또 영수증에도 그 기록이 남을 정도로 행동을 했다는 것, 그것은 아무래도 한국 측에서도 또 수미 테리 박사도 이것이 관행이니까 큰 문제가 되지 않겠다라는 생각이 깔렸던 건 아닌가 이렇게 생각됩니다마는 자세한 내용은 두고봐야겠죠. 그런데 2022년이면 토니 블링컨 당시 국무장관과의 비공개 면담내용을 한국 측에 그냥 사진을 찍어줘서 넘겨줬다고 하는데 지금 우리 정부에서는 지난 정부문재인 정부 때 국정원의 잘못이다. 그래서 감찰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2022년이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거든요.

그리고 수미 테리 박사가 CIA를 떠난 것이 2008년이고 2013년부터 FBI가 수미 테리 박사의 행동을 계속 관찰하고 증거를 모았다고 하는데 이렇게 길게 본다면 수미 테리 박사의 행동은 이것이 무슨 문재인 정부나 윤석열 정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계속 보면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도 같은 행동을 했으니까 그런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는 지금 미국계의 한국 전문가들이 굉장히 긴장해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한국 정부랑 일했을 때 탈이 없고 보람이 없고 좋은 결과가 나와야지 적극적으로 협조할 텐데 이렇게 연방검찰이 나서고 전문가에 대한 그런 관례랄까요, 경고가 강화됐을 때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 간의 소통이라든지 협력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어느 전문가가 불안한데 한국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해서 일을 하겠습니까?

[앵커]

지금 수미 테리 씨가 10년 동안 계속 경고를 했는데도 듣지 않았다고 지금 미국 검사는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제기했다고 미국 검사는 주장하고 있는 건데. 또 한편으로는 현직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까 말씀하셨다시피 국가 기밀을 접촉할 수도 없었고 그렇게 큰 위협이 되느냐, 이런 시각도 있는 거거든요.

[봉영식]

그렇죠. 그것이 변호사 측의 얘기고. 그런데 미국 외국대리등록법을 보면 이것이 등록을 하고 공개할 의무가 비단 공직자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일반인도 만약에 이런 결과가 나올 행동을 한다고 그런 그러면 공개를 해야 한다, 법무부에 보고를 해야 한다는 그런 내용입니다. 그리고 수미 테리 박사가 워낙 신뢰받는 한반도 안보, 한미동맹 전문가였기 때문에 미국 의회 청문회에도 전문가로서 출석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외국인대리등록법에 대한 여부를 사인을 안 했기 때문에 그것이 불법행위라고 기소장에는 기록된 거죠. 그런데 만약에 수미 테리 박사가 외국인대리등록법에 등록했다면 지금까지 재직을 했던 싱크탱크들, 여기는 비영리기관이고 당파적인 경향이 없는 중립적인 위치를 지켜야 되는 싱크탱크이기 때문에 이렇게 어느 외국인 기관이라든지 정부를 대표하는 것을 인정하는 그런 외국인대리등록법에 등록을 한다면 이 직을 맡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중립성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요. 그것이 아마 수미 테리 박사에 대한 FBI의 문제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앵커]

대통령실은 전임 문재인 정부 당시 국정원 관련자 감찰을 검토하겠다고 했고 당시에 국정원장을 지냈던 박지원 의원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치 쟁점화되는 모습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봉영식]

그거는 정치인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인데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2014년에는 그러면 어떻게 볼 것인가. 2014년에 아무 일도 없었기 때문에 그다음에 수미 테리 박사와 일한 한국의 정보요원이라고 해야 되겠죠. 관행대로 일한 것은 아닌가. 또 2022년에 일어난 일은 그러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그 당시에 국정원 책임자는 누구였는가. 이렇게 계속 질문이 나오게 됩니다. 그거보다는 앞으로 이제 외국에 있는 이런 전문가들을 접촉해서 같이 일할 거면 이러한 외국인대리등록법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 그것을 차근차근히 챙기는. 즉 업무인계를 할 때 이런 접촉대상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준비가 있어야 이런 사건을 미리 예방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앵커]

다음 주제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쿠바 주재 북한 외교관이 지난해 11월 망명해서 우리나라로 입국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태영호 전 의원 이후에 최고위급이죠?

[봉영식]

그렇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표해서 소위 쿠파통이죠. 그런데 우리나라가 쿠바랑 국교정상화를 하면서 북한 김정은 정권이 큰 충격을 받았죠. 그런데 리일규 전 쿠바주재 북한대사관 정치담당 참사는 김정은 표창장을 받을 정도로 굉장히 신뢰받는 외교관이었습니다. 그래서 태영호 의원 이후로 최고위급 외교관 망명사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북한 체제가 굉장히 흔들리고 있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 이렇게 조금이라도 공간이 생기고 나면 자기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자식들에게는 좀 더 밝은 미래를 줘야 한다는 그런 모습을 탈북자들이 보이고 있기 때문에 그 말을 뒤집어서 생각한다면 지금 김정은 체제 하에서 10년이 얼마나 실패였는가를 방증한다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우리가 또 주의해야 될 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이 사건이 중요하지만 일시적인 사건이냐. 아니면 새로운 패턴을 보여주는 중대한 시그널인가를 구분해야 되겠죠.

이 말씀을 드리는 건 제가 박근혜 정부 때 그때 북경식당에서 여종업원들이 단체로 탈북했을 때 정부에서는 이것이 북한 정권 붕괴의 신호탄이라고 얘기했는데 저는 다른 의견을 보였거든요. 이것이 과연 그런 사건으로 간주해야 되는지 아니면 중요하지만 분리된 하나의 사건으로 봐야 되는지 했는데 너무 이렇게 본인의 시각에 끌려가다 보면 사람이 하나를 애써서 보기 시작하다 보면 항상 보이지 않습니까? 그러면 정확한 대북정책을 수립하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되는 이런 망명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우리가 경계해야 될 건 북한 엘리트층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과 북한 일반 주민 사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난 것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김정은 정권의 위기라든지 이런 정통성 논란이 엘리트층에서 일어나는 것과 일반 주민에서 일어나는 것은 다르기 때문에 그런 김정은 정권의 내구성을 평가하는 데는 두 가지를 다 염두에 두고 분석을 해야 되지 않나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김정은 표창장까지 받았던 외교관, 엘리트층이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동요하고 탈북한다면 김정은 정권에도 큰 타격을 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봉영식]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계하는 말이 있습니다. 기억하시겠습니다마는 고난의 행군 시절이 있었죠. 96년부터 99년 북한에서 대량 아사자들이 발생했지 않았습니까? 북한 정권이 인정하는 것만 해도 전 인구의 10% 정도가 아사를 했다고 하는데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정권이 있는데 국민의 10%가 굶어죽었어요. 하지만 정권은 살아남았습니다. 그렇다면 그 정권의 생존력이라든지 내구성은 대단한 것이죠. 그 정권을 도덕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생존력만을 파악한다면 주민의 10%가 굶어죽었는데도 정권은 살아남은 정권이 이런 엘리트들의 이탈로 얼마나 큰 위기를 맞느냐는 또 다른 문제거든요. 그리고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은 이렇게 엘리트처럼 자유의 길을 찾아서 떠날 수 있는 도박을 할 수 있는 길도 사실상 막혀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무리 불만이 있더라도 현 체제에 그냥 복종하면서 생존을 모색할 수밖에 없죠. 그러니까 북한 주민들이 고생하고 정권에 대한 불만을 가지는 거랑 정말 이 정권을 뒤집어엎고 새로운 세상을 모색하는 데 행동으로 나서는 건 또 다른 일이기 때문에 이 점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된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대북전단이 추가로 발견됐다. 처참하고 기막힌 대가를 감수해야 할 거다, 이렇게 말해서 걱정했는데 지금 또 오물풍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벌써 여덟 번째죠.

[봉영식]

그런데 또 바꿔서 생각하자면 이렇게 극심하게 반발하는 이유는 그만큼 이렇게 외부에서 북한에 대한 정보가 주입될 때, 또 한국의 문화가 주입될 때 그만큼 북한 정권이 긴장하고 고통을 겪는다는 역설이 성립됩니다.

오죽하면 지뢰도 매설하고 또 이런 오물풍선도 계속 보내겠습니까? 그렇다면 이런 행동들은 너무 지나치기 때문에 오히려 김정은 정권의 약점을 더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이렇게 오물풍선을 계속 보내는 건 김정은 정권이 바라는 것은 이런 오물풍선을 계속 부양해서 한국 사회에서의 불안감을 조성하는 데 그 주요 목적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오물풍선의 파괴력 자체는 얼마 안 되더라도 우리 주민들이 이 오물풍선에 대한 공포감을 가지게 된다면 아무래도 그동안 대북 강경책을 고수했던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남한 사회가 분열된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성비가 좋은 그런 북한의 대남정책의 성공 사례라고 할 수 있겠죠. 그래서 국방부 입장에서는 굉장히 곤혹스러울 것입니다.

어디까지는 정보를 공개하고 그래서 국민의 알권리를 존중하고 어디까지는 정보를 너무 지나치게 공개해서 우리 주민들이 지나친 공포에 시달려서 북한으로 하여금 기대한 전략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데 우리가 의도치 않게 도움을 주는 그런 걸 저지를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정보 공유와 그 정보 공개에 대해서는 우리 국방부가 굉장히 조심스럽게 나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오물풍선이 처음 우리 쪽으로 넘어왔을 때는 좀 놀라고 다들 이게 뭐냐 당황하는 모습이었는데 지금 무뎌진 측면도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나뭇잎 지뢰 같은 새로운 도발이 이렇게 들어왔는데 점점 더 센 도발...

[봉영식]

아무래도 그렇겠죠. 아무래도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문을 보면 소위 굉장히 결의, 어떻게 보면 독이 서려 있는 걸 느끼거든요. 그래서 어느 단체나 그렇습니다마는 윗분이 결심하면 밑에서 따라서 하는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북한 주민이라든지 노동당 간부라든지 군부인사 측에서는 곤혹스럽더라도 결국 위에서 새로운 도발방식을 빨리 생각해놓고 실행하라고 한다면 그대로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오물풍선도 하고 다시 나뭇잎 지뢰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서 계속해서 남측을 괴롭히는. 그래서 그 자체의 파괴력은 제한적이라도 우리 국민들이 공포감에 사로잡혀서 윤석열 정부의 이런 대북강경책을 이제 멈춰라. 든든한 국방보다도 나쁜 평화가 낫다. 조용히 살고 싶다. 이런 식으로 민심을 옮겨가는 것이 김여정 부부장 메시지에 보이는 그런 북한의 전략적인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수미 테리 기소 이후 한미 관계 그리고 남북관계 현안 알아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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