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정보 수집 타격… “구멍 난 국정원 해외 활동 정비 시급” [수미 테리 사건 후폭풍]
지한파 위축·韓과 교류에 부정적 영향
해외 활동 외교·안보 전문가 부담 커져
기고 청탁 의혹엔 외교부 “통상적 업무”
韓, 2023년 대미 로비에 1523만달러 사용
1년새 44% 감소… 日, 韓 4배 이상 많아
박지원 “美 보안 준수 반면교사 삼아야”
주요국 한국 대사관들 정보 활동 점검
한국계 대북 전문가인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이 미국에서 한국 정보기관과의 불법 정보 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되면서 향후 대미 정보수집, 싱크탱크와의 교류 등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美 ‘로비의 거리’ 미국 사법당국의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 기소로 미국 외교가에서 한국 관련 업무를 하는 싱크탱크 및 자문회사의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다수의 미국 싱크탱크와 로비회사들이 위치해 ‘로비의 거리’로 불리는 워싱턴 K스트리트의 모습. 위키피디아 제공 |
18일 외교가에 따르면 이번 사건으로 미국의 실정법 위반 정황이 적나라하게 공개됨에 따라 미국 내 ‘지한파’의 활동 위축뿐만 아니라 주요 인사들의 한국 정부와 교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해외에서 각계 인사와 만나며 정보수집 활동을 벌이는 외교관과 국정원 직원 등 외교·안보 전문가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공소장에 따르면 한국 정보기관과 교류하는 테리 연구원의 활동은 매우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렇기에 이번 사건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꼬리 자르기’식으로 사건 파장을 차단하는 데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일 경우 해외 인사들과의 교류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해외 친한 인사에 대한 보호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일각에선 테리 연구원과 비슷한 이력을 지닌 정 박 전 부차관보가 지난 5일 사임한 것을 두고 이번 사건과 관련성이 의심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 박 전 부차관보는 테리 연구원과 마찬가지로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이며, 미 국무부에서 북한 담당 최고위 인사였다.
외교가에 따르면 세계 어느 나라나 주요 외교 사안이 있을 때 현지 전문가에게 기고를 요청하는 것은 일반적인 공공외교에 해당한다. 기고 요청 자체로는 문제라 보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런 기고는 해당 전문가의 이름으로 자율적으로 실리는 것일 뿐 ‘해외 정부의 요청을 받았다’는 등의 언급을 하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미 한국 정부와 긴밀하게 소통해 온 정황이 드러난 테리 연구원이 최근까지도 한국 정부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리하는 기고를 했다는 점에 미 검찰은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테리 연구원이 외교부에 참고자료 요청을 한 부분도 ‘내용을 사전협의한 것’으로 해석했을 가능성이 있다.
테리 사건 이후 주요국 한국대사관들은 정보 활동에서 문제의 소지가 없도록 점검 태세에 들어갔다. 주일본한국대사관은 법률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일본 내 활동이 없지만, 이 사건으로 대사관 활동이 위축되는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중대사관은 중국은 상황이 다른 만큼 중국 내에서의 외교활동은 무관하다고 밝혔다.
정지혜 기자, 워싱턴·도쿄·베이징=박영준·강구열·이우중 특파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처럼 결혼·출산 NO”…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서 주목받는 ‘4B 운동’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단독] “초등생들도 이용하는 女탈의실, 성인男들 버젓이”… 난리난 용산초 수영장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