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反美 베네수엘라 28일 대선, 차베스 25년 그림자 끊어내나
남미 베네수엘라가 오는 28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야권 지도자의 최측근이 물리력을 동원한 여성들의 접근을 막다가 성폭력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민주 야권 정치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6)는 17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10년간 저와 함께 한 경호 책임자가 오늘 아침 정권에 의해 납치됐다"며 "저를 공격하려던 일부 여성에 대한 성폭력 혐의를 받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적었습니다.
마차도 소속 정당인 '벤테 베네수엘라'와 마차도 엑스 게시물에 따르면 마차도 경호팀장인 밀시아데스 아빌라는 지난 13일 라엔크루시아다에서 민주야권의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74) 대선 후보 유세를 돕던 마차도와 함께 이동 중 여성들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 여성들은 마차도와 우루티아 후보에게 다가가려 했고, 이 과정에서 아빌라 등과 신체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차도는 엑스에 "해당 여성들의 계획된 도발이었음을 증명하는 수십 명의 목격자와 영상이 있다"며 "아빌라는 경찰 출신으로, 저와 함께 전국을 돌아다니며 목숨을 걸고 저를 보호했던 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엘나시오날을 비롯한 베네수엘라 일간지의 관련 보도 사진에는 3선에 도전한 니콜라스 마두로(61) 대통령 지지자 및 지역 주(州)지사실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여성들이 마차도 등과 대치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마차도는 집권당이 아빌라를 비롯해 현재 구금된 다른 팀원 24명의 안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성토했습니다.
이와 관련, 비정부기구인 포로페날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 및 마차도와 연관된 102명이 정치적 이유 등으로 구금됐다고 밝히며 "체계적인 정치 탄압이 이어지고 있고 정치범 수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베네수엘라에서는 야당 정치인에게 음식을 팔거나 편의를 제공한 시민들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 등의 사례도 있었습니다.
국제사회는 마두로 정부에 "경쟁을 보장하는 민주적 선거 보장"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선거 공정성 훼손 논란을 이유로 지난 4월 베네수엘라를 대상으로 한 석유·가스 부문 판매 관련 제재를 재부과했죠.
이번 베네수엘라 대선에는 10명이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일찌감치 마두로와 곤살레스 우루티아 간 대결 구도가 형성된 상황입니다. 두 후보 지지율은 여론조사 기관마다 천양지차여서 결과를 쉽게 예측하긴 어렵습니다. 서방 쪽 언론은 민주야권 곤살레스 우루티아의 낙승을, 베네수엘라 내 친(親)여권 매체는 마두로 압승 국면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주로 인용하고 있죠.
좌파 성향의 마두로 대통령은 포퓰리즘 정책으로 나라를 망가뜨렸다는 평가를 받는 우고 차베스(1954∼2013) 전 대통령 타계에 따라 2013년 치러진 대선에 대통령에 당선돼 11년째 집권 중으로, 이번 대선에서 3선에 도전합니다. 그는 '차비스모'(Chavismo) 지지자를 기반으로 "6년 더"를 다짐하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 대통령 임기는 6년이죠. '차비스모'는 1999년부터 2013년까지 정권을 잡았던 차베스 전 대통령 이름에서 유래한 용어로, 중앙집권적 민족주의 포퓰리즘 성향의 사회주의를 통칭합니다.
마두로는 소득 재분배를 통한 사회·경제적 불평등 축소 가속, 무상복지, 미국 제재 극복 및 석유시설 현대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삼고 있습니다. 반미(反美) 성향의 그는 주변국 좌파 정권과의 연대 강화, 영유권 회복 등도 유권자들에게 약속했습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석유 등 지하자원이 풍부한 이웃 가이아나와 영토 분쟁 중이죠.
이에 맞서는 중도우파 '민주야권 연합'의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는 새 기르기를 취미로 둔 조용한 성격의 외교관 출신 학자로, 이번 대선 전 그다지 주목받는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민주야권 지도자로 알려진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6)와 코리나 요리스(80)가 대선 후보 등록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이들의 지지를 받은 그가 정권 교체의 선봉에 서게 됐죠. 그는 "제게 기회를 주신다면, 군대와 임금 체계를 비롯한 모든 시스템에 평화적 전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강현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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