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복귀 복안은…미복귀자엔 '불이익' vs 복귀자는 '우대'

성서호 2024. 7. 1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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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미복귀자, 의무사관 후보생으로 군 입대해야"…내년 3월 복귀도 힘들어
하반기 모집 복귀자는 '빅5' 병원 등으로 옮길 기회 줘
'전공의 복귀 가능성은?'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정부가 제시한 기한까지 전공의 대부분이 돌아오지 않기로 하면서 정부가 하반기(9월) 수련 모집을 통한 전공의 복귀 방안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 모집에 지원해 병원으로 돌아올 전공의들에게는 군 입영 연기 특례를 적용하는 등 추가 특례로 우대해줄 계획이다.

특히 지역 이동 제한을 풀어 지방에 있는 전공의들이 서울 '빅5' 병원 등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옮겨 갈 길을 터주기로 했다.

반면 정부는 9월에도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들은 일반병보다 훨씬 복무 기간이 긴 군의관, 공보의 등으로 입대하게 함으로써 복귀 전공의와 확실한 '차별'을 두기로 했다.

김국일 보건의료정책관,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 [보건복지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정부 "복귀 안 하면 군 입대해야"…하반기에 안 돌아오면 내년 9월에야 복귀 가능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8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17일자로 수련병원별 최종 전공의 결원 규모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제출됐는데, 유감스럽게도 대다수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으로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사직한 전공의들은 9월 하반기 수련과정에 복귀한다면 특례를 적용받아 전문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며 9월 복귀를 촉구했다.

정부는 군 복무 의무가 있는 남성 전공의들의 입대에도 특례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수련 특례 외에는 다른 복귀 유인책은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입대에 대한 차별성으로 미복귀 전공의들이 떠안을 '불이익'을 강조했다.

김국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9월 모집을 통해 복귀하는 전공의들에 대해서는 국방부, 병무청과 협의해 군 입영 연기 특례를 적용할 예정"이라며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들은 의무사관 후보생으로 등록돼 있기 때문에 입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의사들은 인턴 때 군 의무사관 후보생으로 등록해야 하는데, 이 경우 복무 기간이 짧은 일반병사가 아닌 군의관, 공중보건의사(공보의) 등으로 군 복무 의무를 다해야 한다.

더구나 9월에 복귀하지 않고 군의관, 공보의로 복무하려 해도 한 해 수급 규모(군의관 700∼800명, 공보의 300∼400명) 때문에 입대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

이 경우 전공의가 수련병원에 복귀하지 않고 다른 병원에 취업하거나 개업해 개원의로 활동하려고 해도 군 복무 문제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또 전공의들은 정부가 특례를 적용하기로 한 9월 모집에 지원하지 않을 경우 내년 3월에도 복귀할 수 없다.

수련 도중 사직한 전공의는 일 년 이내 동일 연차·과목으로 복귀할 수 없는데, 정부는 사직의 법적 효력이 사직 수리 금지 명령이 철회된 6월 4일 이후에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일년 내 복귀할 수 없으므로 내년 3월 전공의 복귀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전공의 복귀 가능성 높아지나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지방 전공의 '빅5' 이직 경로 터줘…'수도권 쏠림' 우려도

정부는 특히 하반기 모집 때 전공의를 조금이라도 더 복귀시키기 위해 지역 이동 제한도 풀기로 했다.

지방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가 하반기 모집에서 '빅5' 병원 등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이동할 기회를 준 것이다. 지방 전공의들로서는 더 나은 수련 환경을 갖춘 병원을 찾아갈 수 있기에 충분한 복귀 유인이 될 수 있다.

김 정책관은 "하반기 모집에서 권역 제한에 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여러 의견을 들었는데 일단은 전공의 복귀 수 자체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수련병원에서 1명이라도 더 전공의를 고용해서 돌아가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지역 제한은 안 하는 걸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역 제한에 관해서는 그동안 의료계가 격렬하게 반발했기 때문에 실제로 전공의들이 얼마나 이동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수련병원장들은 하반기 모집에서 '동일 권역' 수련병원으로 전공의 지원을 한정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지역에서 수련하는 전공의들이 사직 후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옮길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권역 제한을 받아들이지 않는 건 '빅5' 병원만 전공의를 채우면 된다, 지역의료든 사람 살리는 의료든 나 몰라라 하겠다는 얘기"라며 "정부가 지역 의료를 철저히 망가뜨리고, 국가의 의료기반을 무너뜨리는 일만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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