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위상 걸맞은 여성인권 지원"

박재영 기자(jyp8909@mk.co.kr) 2024. 7. 1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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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제적·문화적 위상에 걸맞게 이젠 국제 여성 인권 향상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지난달 여성 인권단체 국제존타가 허운나 전 한국존타 총재를 국제이사로 선출했다.

이어 그는 "여성운동에 있어서는 그동안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이제 국제존타 이사로서 개도국 여성들의 권익 향상에 기여하고, 국내 여성인권지표를 개선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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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존타 이사 선출된 허운나 前 한국총재
교수·의원·총장 거친 교육통
10년전 2달러 팔린 소녀 목격
여권개선 운동 뛰어들어
UN 협력단체 핵심멤버까지
"여권신장 위한 핵심은 교육
국내 지표개선에도 힘쓸 것"

"한국의 경제적·문화적 위상에 걸맞게 이젠 국제 여성 인권 향상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지난달 여성 인권단체 국제존타가 허운나 전 한국존타 총재를 국제이사로 선출했다. 허 신임 이사는 7인으로 구성되는 이사회에 한국인 최초로 참여하게 된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와 제16대 국회의원, 한국정보통신대 총장을 역임한 그는 한국 교육공학의 대모로 불린다. 그는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한국에서의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국제 여성 인권 신장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1919년 미국에서 출범한 존타는 현재 3만3000명 이상의 회원이 활동하는 유엔 협력단체다. '세계 모든 여성이 더 큰 평등을 실현하도록 돕는다'는 비전 아래 64개 회원국에서 성평등 실현에 힘쓰고 있다.

허 이사는 10여 년 전 세계 곳곳의 여성 인권유린 사태를 마주한 뒤 존타 활동에 뛰어들었다. "인도 사창가에서 구출된 '솔드(Sold)'라는 네팔 소녀가 있었어요. 진짜 이름을 몰라 팔려온 아이라 불린 거죠. 소녀의 의붓아버지는 여덟 살 딸아이를 2달러를 받고 팔아넘겼어요. 이 소녀는 구출됐지만 연간 수만 명의 네팔 소녀가 비슷한 운명에 처하는 게 현실입니다."

최근 기후변화와 전쟁의 최대 피해자는 여자아이들이라고 허 이사는 강조했다. 그는 "홍수로 학교가 폐쇄되면 남자아이는 어떻게든 교육을 받지만 여자아이는 가정에 방치된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진행 중인 곳에선 지금도 여성과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자행되고 있다"고 했다.

국내에도 여성의 안전한 삶을 위해 개선이 필요한 과제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학대 등으로 집을 뛰쳐나온 여자아이들을 위한 보호시설이 충분치 않아요. 이들은 각종 폭력과 범죄의 목표가 되기 쉽죠." 한국존타는 청소년 성매매 방지, 미혼모 지원, 가정폭력 예방 등의 캠페인을 국내에서 펼쳐왔다.

여권 신장의 핵심으로 허 이사는 교육을 꼽았다. "개발도상국은 여성 인권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곳이 많아요. 먼저 교육을 통해 여성과 소녀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론 사회 구성원들의 인식을 바꿔놔야 합니다." 존타는 여성들의 교육·장학 프로그램, 유니세프 등과 협업하는 국제봉사 프로젝트에 5100만달러(약 705억원) 이상을 지원해왔다.

허 이사는 국내외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여성의 활약이 과거보다는 활발해졌지만, 국내 여성인권지표는 여전히 낮다고 지적했다. "2022년 기준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일하게 30%를 넘었고, 22대 국회의원 여성 비율은 20%로 OECD 평균(34%)에도 못 미치죠. 한국 위상엔 어울리지 않아요."

이어 그는 "여성운동에 있어서는 그동안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이제 국제존타 이사로서 개도국 여성들의 권익 향상에 기여하고, 국내 여성인권지표를 개선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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