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강 前외교부장 ‘조용한 퇴장’하나...“사직 신청 수용”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2024. 7. 1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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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낙마한 친강 전 외교부장(장관)./뉴시스

18일 폐막한 중국의 ‘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 회의(3중전회)’에서 지난해 낙마한 친강 전 외교부장(장관)의 고위 당직 사직 요청이 수용됐다. 친강에 대한 별도의 사법 처리 없이 직책을 빼앗는 방식으로 처벌이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된 3중전회 공보(公報)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 친강의 중앙위원(서열 상위 205명) 직무 사직 신청이 수용됐다. 반면, 리상푸 전 국방부장(장관)과 리위차오 전 로켓군 사령관 등은 당적 박탈 처분을 추인해 사법 절차를 밟게 됐다. 친강에 대해서는 ‘동지(同志)’란 호칭도 유지했다. 친강과 리상푸 모두 중국의 중앙위원이었는데, 한 명은 소수 핵심 그룹에서 퇴출되는 선의 처분을 받았지만 한 명은 사법 절차에 회부되어 사형 선고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다.

앞서 중국 지도부가 친강의 ‘연착륙(사법 처리 없는 조용한 은퇴)’을 허용할 것이란 예측이 우세했다. 장관직(작년 7월)과 국회의원과 비슷한 전인대 대표직(2월) 모두 박탈됐지만, 낙마 1년이 지난 3중전회 직전까지 당 정치 규율을 위반했다는 식의 조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지난 2월 중국 당국이 친강의 전인대 대표직을 앗아갔을 때는 ‘사퇴[辭去]’했다고 발표했다. 사퇴는 표면적으로는 제 발로 나간 것이라 ‘파면[罷免]’에 비해 처벌의 의미가 약하다.

친강의 갑작스러운 낙마 이유로는 불륜설, 혼외자 해외 출산설, 기밀 유출설 등이 다양하게 제기됐지만, 확인된 바가 없다. 중국 지도부가 친강의 ‘조용한 퇴장’을 허락했으니 그가 최소한 당을 배반하진 않았다는 결론이 나왔단 얘기다.

한편, 작년 10월에 장관직에서 내려온 리상푸는 지난달 27일 열린 중국 공산당 중앙 정치국 회의에서 ‘솽카이(雙開·공직 해임과 당적 박탈)’ 처분을 받았고, 이번 3중전회에서 추인을 받으며 궁지에 몰렸다. 지난달 발표된 그에 대한 조사 결과문에서 “리상푸는 정치·조직 규율을 엄중하게 위반하고, 당과 군대의 고위 간부로서 초심과 사명을 배반했다”는 문구가 담겼다. 중국의 군사 굴기를 상징하는 로켓군(미사일 부대)의 내부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그에게 ‘반역자’ 낙인을 새긴 것으로 해석됐다.

중국 고위급이 ‘정치 범죄’를 벌였을 경우 매국에 준하는 수준으로 처벌되기 때문에 사형 구형까지 가능하단 진단이 나온다. 리상푸 이전에 비슷한 혐의로 처벌받은 이들은 중국 군부 내 장쩌민 인맥의 대부인 궈보슝·쉬차이허우 군사위 부주석이었다. 쉬차이허우는 부패 조사 과정에서 암으로 사망했고, 궈보슝은 종신형에 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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