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업의 마케팅과 징벌적 과징금

2024. 7. 1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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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경제는 시장경제 체제에서 경쟁과 수요공급의 원칙에 의해 돌아가는 게 아닌 것 같다.

최근 기업의 마케팅에 대해 지나칠 정도의 규제와 징벌적 과징금 부과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조작한다는 것과 알고리즘을 기업의 차별적 목적에 따라 프로그래밍하는 것은 의미가 매우 다르다.

환경 파괴와 우리 중소기업을 중국의 초저가 제품으로 경쟁에서 밀려나게 만드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를 보면서 여기에 대한 정부의 간섭은 왜 없냐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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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경제는 시장경제 체제에서 경쟁과 수요공급의 원칙에 의해 돌아가는 게 아닌 것 같다. 계획경제에 의해 정부가 모든 것을 통제하고 규제하려는 느낌이 매우 강하다. 기본적으로 경제가 시장 메커니즘 대신 정부의 간섭과 규제에 의해 작동되고 시장의 원리보다는 행정당국 지침에 따라 움직인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의 마케팅 행위를 위계에 의한 고객 유인 행위라고 규정하고 과징금 1400억원을 부과하였다.

마케팅은 이윤 창출과 함께 고객의 가치를 창출하고 상호 혜택을 추구한다. 마케팅의 기본은 제품을 만들고 고객이 원하는 곳에 적정한 가격을 제안하며 차별점을 강조하는 판촉행위를 통해 고객을 설득하는 것이다. 최근 기업의 마케팅에 대해 지나칠 정도의 규제와 징벌적 과징금 부과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에 이러한 규제와 과징금 부과가 증가하고 있다. 논쟁이 심화되고 있는 온라인 맞춤형 광고도 그렇다. 광고의 홍수로 인해 광고에 대한 피로도와 회피 성향이 커지는 가운데 소비자가 필요한 정보와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맞춤형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소비자에게 많은 호응과 유용성을 제공하였고 급격한 광고시장 확대를 가져왔지만 개인정보 보호와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실익과 우려가 공존함에도 규제만 하려고 한다.

유통의 마케팅에서 기본은 다양한 제품 구색을 갖추고 이를 보기 좋게 진열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특정 제품에 대해 더 많이 팔릴 수 있도록 판촉 노력을 한다. 신제품이나 재고가 많은 제품을 처리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첫 화면에 제품이 등장하고 맞춤형 광고로 관심이 있는 상품을 보여주는 것은 온라인 유통의 알고리즘이고 제품 진열이다. 온라인 유통의 차별적인 핵심 역량이 바로 이 알고리즘이다. 조작한다는 것과 알고리즘을 기업의 차별적 목적에 따라 프로그래밍하는 것은 의미가 매우 다르다. 이를 조작했다고 하는 것은 특히 혁신적인 알고리즘을 중시하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는 너무 과한 지적이다.

해가 되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리뷰 댓글을 조작한다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기업의 임직원들이 리플을 달면서 모든 평점을 다른 글보다 높게 한다든지 수적으로 모든 리뷰 글을 압도하고 여론을 오도하였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는 기업에 경고를 보내고 시정 요구를 해야 한다. 소비자가 잘못된 구매와 잘못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인이 근무하는 기업의 제품에 대해서 소비자로서 글을 남기는 것이 잘못된 것일까. 소비자는 바보가 아니다. 소비자는 충동구매를 하는 비합리적인 면도 있지만 집단으로 보면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이성적인 존재다.

최근 중국의 온라인 거대 기업들이 무차별적으로 공격적인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이러한 우려가 커지는 것은 왜일까.

환경 파괴와 우리 중소기업을 중국의 초저가 제품으로 경쟁에서 밀려나게 만드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를 보면서 여기에 대한 정부의 간섭은 왜 없냐는 생각도 해본다. 우리나라에서 혁신적인 기업은 더 이상 비즈니스를 할 수가 없는가. 기업의 혁신과 경쟁력을 강화하고 공정한 경쟁 및 소비자를 위한 정부의 역할이나 기업의 노력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박정은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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