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원전 수주 경제효과 최소 50조"
尹 "우리 산업 전체에 큰 혜택"
우리나라가 체코 원전 2기를 수주한 데 따른 경제 유발효과가 최소 50조원 이상일 것으로 분석됐다. 원전 건설비(총사업비)가 최소 24조원에 달하는 가운데 통상 60년 정도인 원전 운영·관리 계약도 함께 체결돼 건설비와 비슷한 매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전날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원전 2기를 건설하는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수원 컨소시엄은 내년 3월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조만간 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본계약 체결 과정에서는 원전 운영과 유지·보수, 원전 연료 사업에 관한 협상도 이뤄진다. 산업부와 한수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60년인 원전 운영·관리 사업에서만 건설비에 맞먹는 경제적 효과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두코바니 원전 2기의 건설비는 약 24조원이다. 원전 운영·관리 사업을 포함하면 경제 유발효과가 48조원으로 불어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비만 계산하면 쏘나타 87만 대를, 운영·관리 사업까지 포함하면 쏘나타 약 170만 대를 수출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체코 정부는 두코바니 인근 테멜린 지역에 원전 2기를 추가로 건설할 경우 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역시 한수원으로 선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추가 원전 건설 및 운영·관리분까지 포함하면 체코 원전 수주 효과는 50조원을 훌쩍 넘을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고사 직전에 몰렸던 원전산업을 회복시키면 우리 산업 전체가 큰 혜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체코 원전, 60년 운영 수익도 포함…쏘나타 170만대 수출 맞먹어
네덜란드·英 등 줄줄이 원전 발주…"韓, 2030년 10기 수주 달성할 것"
전문가들은 체코 원전 수주를 통해 ‘탈원전 정책’으로 고사 위기에 몰렸다가 회복세를 탄 국내 원전 생태계가 완전히 살아나 제2 도약기를 맞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두산에너빌리티 등 원전 건설회사와 1000곳이 넘는 원전 부품회사가 쏘나타 174만 대, 30만t급 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28척 이상을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2017년 6월 고리원전 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에서 ‘탈원전’을 공식화한 후 국내 원전산업은 급격히 위축됐다. 2017년 23조8000억원이던 국내 원전 관련 기업의 매출은 2021년 21조6000억원으로 줄었다. 고용 규모는 3만7000명에서 3만5000명으로 감소했다. 가장 심각한 부분은 원전산업의 미래를 지탱할 원전공학 전공자가 급감한 점이었다. 2017년 874명이던 국내 원전공학과 입학생은 2021년 681명으로 22% 줄었다.
2022년 취임한 윤석열 정부가 탈원전 정책 폐기를 선언하면서 원전 생태계는 빠르게 복원되기 시작했다. 2022년 말 원전 관련 기업의 매출은 25조4000억원으로 2017년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 정부(2017~2021년) 동안 5900억원으로 줄어든 원전 설비 수출액은 2022~2023년 2년간 4조100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고용(3만6000명)과 원전공학과 입학생(751명) 규모는 여전히 탈원전 후유증을 앓고 있다.
이런 상황에 건설비(총사업비)만 24조원으로 예상되는 체코 원전 수주는 국내 원전산업이 제2의 도약기를 맞을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전 사업을 수주하면 원전 건설뿐 아니라 발전소 운영과 시설 유지·보수, 원전 연료 판매 사업 등 운영·관리 사업도 맡을 수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고위 관계자는 “체코가 오랜 기간 원전을 운영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발전소 운영은 자체적으로 해결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유지·보수, 연료 사업은 한국과 상당 부분 협업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에 따르면 통상 수명이 60년인 원전의 운영·관리 사업에서만 건설비(총사업비)와 맞먹는 경제 효과가 발생한다. 건설비와 원전 운영·관리 사업을 합하면 경제 유발 효과는 48조원까지 불어난다는 계산도 있다. 업계에선 쏘나타 174만 대, 30만t급 LNG 운반선 128척 이상을 수출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라고 분석했다.
세계 최초로 상업용 원전을 가동한 유럽의 안방에서 원전 강국 프랑스를 제친 데 따른 무형 효과는 더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조만간 원전 건설의 큰 장이 설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의 중앙부에 교두보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자립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체코의 이웃 국가인 폴란드를 비롯해 네덜란드 영국 튀르키예 등이 신규 원전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2~3년 안에 유럽 원전 시장이 빠르게 열릴 것”이라며 “체코 수주를 계기로 정부의 ‘2030년 원전 수출 10기’ 목표도 달성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정영효/이슬기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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