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조건 없이 사과"… 사실상 물건너 간 羅·元 단일화

한기호 2024. 7. 1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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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8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의회 의원간담회에 참석하기에 앞서 '패스트트랙 투쟁 폄훼 한동훈 후보 당대표 자격 없다'가 적힌 피켓을 든 이희원 서울시의원과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이 한동훈 후보의 1차 투표 과반 득표로 마무리될 공산이 커졌다. 친윤(親윤석열)계 핵심 진영의 원희룡 후보, '대권주자 불가론'을 내세운 나경원 후보가 여론조사서 2중(中)을 이뤄왔지만 사전 단일화 없이 선거에 임하게 돼서다.

국민의힘은 19~20일 이틀간 당원선거인단 모바일투표, 21~22일 전화ARS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진행해 그 결과를 23일 전대에서 발표하며,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28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이번 전대에서 당원투표는 80%, 국민여론조사(당 지지층 + 무당층)는 20%로 합산한다. 2021년 6·11 전대에 비하면 당원선거인단은 32만8000여명에서 84만여명으로 급증했고 책임당원 비중도 '텃밭' 영남권이 55%대에서 40%로 내려갔고, 수도권은 29%대에서 약 37%까지 올랐다. 한 후보의 1차 투표 과반 득표 여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18일 공표된 데일리안 의뢰 여론조사공정 정례조사 결과(지난 15~16일·전국 성인남녀 1003명·무선 RDD 100%·전화ARS·응답률 2.3%·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당권주자 4자대결 설문에서 국민의힘 지지층(417명)은 한 후보 67.5%, 원희룡 후보 16.9%, 나경원 후보 8.8%, 윤상현 후보 1.7% 순으로 높은 지지를 보냈다. '국민의힘 + 무당층'(497명)에선 한동훈 62.2%, 원희룡 15.2%, 나경원 9.2%, 윤상현 2.3% 순이다.

한 후보로선 친윤(親윤석열) 핵심 진영과 원 후보로부터 '지난 1월 김건희 여사 문자 답신 거부' 폭로와 이른바 '공천 사적 논의, 여론조성팀, 김경율 회계사 공직추천 의혹' 등 집중공세를 받아왔지만 여전히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지난 17일 CBS라디오가 주관한 4차 토론회에서 나 후보와 법무장관 역할론을 놓고 논쟁을 벌이다가 '패스트트랙 3법 저지 충돌' 재판 공소 취소 부탁을 받았었다고 밝혔다가 '악재'를 맞았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에선 부정청탁 자백 의혹이라며 공세를 폈다. 나 후보는 전날 수도권·강원권 합동연설회에서 한 후보를 겨냥해 "'헌정질서를 바로잡아달라'는 말을 '공소 취소 부탁'이라고 얘기한다. 야당은 신이 났다"면서 "당대표 후보 맞느냐"고 반발했다. 나 후보는 이날도 보수 포럼 '새미준' 세미나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 후보를 향해 "해야할 말과 하지 말아야할 말에 대한 분별이 없는 것 같다"고 힐난했다.

한 후보가 이날 당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간담회를 위해 시의회를 찾았을 때에도, 서울 동작구 출신의 나 후보 측 곽향기·이희원 시의원이 각각 '패스트트랙 투쟁 폄훼' '보수 신념없는 기회주의자'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법무장관 역할론 설전 중 준비되지 않은 발언을 했었다며 "신중하지 못했던 점 죄송하다"며 전대 과정에서 첫 사과를 했다. 시의원들과 간담회 후로도 "조건없이 사과한다"고 개를 숙였다.

2019년 원외인사로서 패스트트랙 투쟁에 동참했던 강명구 의원을 비롯한 친윤계, 현역 광역단체장 중 홍준표 대구시장·이철우 경북지사·김태흠 충남지사·이장우 대전시장 등의 비판도 줄을 이었다. 한 후보는 패스트트랙 재판 법률지원 강화 등도 약속하면서 정체성 시비 차단에 주력한 모습이다. 경쟁자 중 원 후보는 캠프 논평에서 "고약한 입, 망할 입"이라고 힐난했는데, 윤 후보가 사과를 두고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나·원 단일화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원 후보는 '대통령과의 신뢰'를 내걸고 나왔고, 나 후보로선 한 후보의 첫 사과를 이끌어내는 등 기세를 올렸다. 단일화 대화도 사실상 전무한 가운데 당원투표 도중 '룰 세팅' 협상을 급히 관철하기도 쉽지않다. 양측은 서울법대 82학번 동기이자, 2010년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와 2011년 당대표 경선에서 맞붙은 전적이 있어 일방적 양보가 난망하다는 이야기 역시 나온다. 물론 결선투표로 갈 경우 낙선 후보가 2위 후보를 지원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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