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심에 트레이드 취소가 아니라고? 이해되지 않는 울산의 해명

황민국 기자 2024. 7. 1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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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상무 시절의 원두재 | 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최고 명문으로 자리매김한 울산 HD가 트레이드와 관련해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입길에 올랐다.

울산이 최근 FC서울에 미드필더 원두재(27)를 내주고, 수비수 이태석(22)을 받는 트레이드를 합의해놓고 일방적으로 취소한 탓이다.

양 측은 트레이드 합의서까지 작성해 최종 사인만 남겨놓은 상태였다. 선수들 역시 새로운 팀으로 떠날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김광국 울산 대표이사가 지난 16일 서울에 트레이드 무산을 통보하면서 없던 일이 되어버렸다.

서울의 한 관계자는 “이태석은 선수단에 작별 인사까지 마치고 울산에 집까지 구했다고 들었다. 선수가 얼마나 충격을 받았겠느냐”고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울산은 이번 트레이드가 무산된 원인을 홍명보 전 감독에게서 찾는다. 홍 감독이 또 다른 국가대표 미드필더 정우영의 합류로 포지션이 겹친 원두재를 배려해 트레이드를 추진했지만, 감독이 떠난 상황에서 코칭스태프들이 원두재의 필요성을 요구해 트레이드가 결국 무산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울산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홍 감독은 애초 원두재의 지난해 입대부터 반대할 정도로 원두재의 쓰임새를 잘 알기 때문에 트레이드를 허락한 주체로 보기도 어렵다는 얘기가 힘을 얻는다.

원두재 복귀를 기다리던 팬들이 지난 주말부터 이번 트레이드에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포기했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실제로 지난 17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코리아컵 8강전에선 ‘무능한 프런트, 혀 끝에 숨는 단장’ ‘KKK(김광국)=구화지문(입은 화를 불러들이는 문이라는 고사성어)’이라는 문구의 걸개가 내걸려 들끓는 팬심이 거세게 드러났다.

축구계는 울산이 K리그 최고 명문이라는 명성을 지키지 못하는 것을 두고 안타까워한다. 이번 사태 이전에 여름이적시장에서 데려온 야고도 정상적인 행보는 아니었다. 야고는 지난해부터 강원FC에서 뛰면서 검증된 공격수였는데, 완전 영입을 추진하던 강원을 따돌린 채 원 소속팀 포르티모넨스와 협상하며 울산 유니폼을 입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감독은 “그나마 야고의 영입까지는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일방적인 트레이드 취소는 울산 같은 명문에 어울리는 행동이 아니다. 앞으로 누가 울산과 트레이드를 논의하겠느냐”며 아쉬움을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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