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 희화화’ ‘상처 건드려’ 與 단톡방 부글부글…한동훈 ‘사과’

사진=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 나경원 후보에게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부탁을 받았다는 사실을 폭로한 것과 관련해, 당 소속 의원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서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오늘(18일) 국민의힘 의원들 단체 대화방에 윤한홍 의원은 "우리당 대표가 되시겠다고 하는 분이 맞는지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면서 "앞으로 누가 당을 위해 앞장 서겠냐"는 글을 올렸습니다.

패스트트랙 충돌로 기소된 송언석 의원도 "헌법 가치와 의회 민주주의를 지키려 노력했던 우리 당의 투쟁을 희화화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당을 위해 기꺼이 투쟁했고 그 결과 사법부의 심판대에 설 수밖에 없게 된 많은 당원 동지들과 우리 당 지지자들에게 매우 실망스러운 부분"이라고 밝혔습니다.

패스스트랙 충돌 당시 기소되지 않은 의원들도 "공수처법 등 저지투쟁으로 기소되지 않아 부끄럽다"면서 "5년 동안 재판을 받으시게 해 죄송하다"고 쓰며 한 후보 발언을 비판했습니다.

김기현 의원은 "나경원 당시 원내대표를 포함한 분들의 투쟁에 경의를 표한다"면서도 "공소 취소를 요구하는 건 당 지도자로서 당연한 책무이고 정의로운 일에 몸을 던졌다가 억울한 피해자가 된 우리 동지들을 공감도 못할 거면서 2차 가해를 해선 안 된다"고 비판 메시지를 올렸습니다.

강명구 의원도 "한동훈 발언은 당 구성원 전체의 상처를 건드린 셈"이라면서 "아무리 전당대회가 치열하다지만 우리 당의 아픔에 대해 남이야기하듯 하지 말고 신중히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단체 채팅방에 의견을 냈습니다.

이밖에도 고동진, 서일준, 강승규, 권영세, 임종득, 박성민 의원 등 다수의 의원들이 동의한다는 메시지를 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논란이 이어지자 한 후보는 오늘 오후 "신중하지 못했던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습니다.

한 후보는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고생하는 분들을 폄훼하려는 생각이 아니었다"며 '왜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대표를 구속 못했느냐'는 반복된 질문에 아무리 법무부 장관이지만 개별 사건에 개입할 수 없다는 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예시로 나온, 사전에 준비되지 않은 말"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승연 기자 suung@ichannela.com
조민기 기자 minki@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