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민주당은 ‘아바이 수령당’…히틀러·푸틴·박정희와 뭐가 다른가”

이원석 기자 2024. 7. 1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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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병헌 새로운미래 신임 대표 “현 민주당은 가짜 민주당”
“이낙연, 범민주진영의 대권 자산…민주당, 제2의 이회창 실패 반복해선 안 돼”
“새미래, 양극체제 ‘난장판’ 정치 대안될 것…창조적 정치 위해 주도적 역할할 것”

(시사저널=이원석 기자)

벼랑 끝. 지난 1월, 총선을 앞두고 거대 양당 중심의 정치 구도를 깨겠다는 목표로 창당했던 새로운미래를 향한 정치권의 냉정한 평가다. 대권 주자 후보군인 이낙연 전 대표 중심으로 출사표를 던졌으나 총선에선 1석(김종민 의원)을 얻는 데 그치며 이후로도 지지율 1%에 그치며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14일 새미래는 전당대회를 통해 전병헌 신임 대표를 비롯한 새 지도부를 선출했다. 3선 의원 출신으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재인 정부 초대 정무수석을 지낸 전 신임 대표는 지난 총선 과정에서 이재명 지도부의 공천에 반발하며 탈당해 새미래에 합류했다. '제2의 창당' 수준의 개조를 통해 새미래를 '막장 정치판' 속 대안으로 증명하겠다는 전 신임 대표의 구상은 무엇일까. 지난 16일 여의도 한양빌딩 내 위치한 당사에서 전 신임 대표를 직접 만나 들어봤다.

전병헌 새로운미래 신임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새로운미래를 어떻게 이끌어 갈 구상인가.

"당 대표 경선 때 두 가지 핵심 공약을 걸었다. 먼저 연말까지 지지율을 5.0%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새미래 재건 5.0 플랜'을 실행할 계획이다. 다음으로는 당원 배가 운동 등 당 내부 자강을 위한 '광개토 프로젝트'다. 양극 체제로 인해 직전 21대 국회보다 더 심각한 난장판, 막장의 정치판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들의 요구에 의해 정치 지형에 변화가 올 수밖에 없을 거라고 본다. 새미래가 그 변화의 흐름 속에서 창조적이고 진화적인 정치를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구체적인 구상과 계획들을 준비하고 있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제2의 창당'이다. 그 정도의 개조, 대(大)변화가 없으면 새미래가 존재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창당한 이후 총선 성적도 원내 1석에 그쳤고, 지지율 등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시행착오가 꽤 있었던 게 사실이다. 신생정당으로 급조돼서 총선이라는 거대한 이벤트를 치르다보니 적응하지 못한 게 있고 어설펐다. 총선 이후로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내부 정비와 자강에 중점을 두다 보니 정치적으로는 존재감을 드러내는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 밖에 없었던 아쉬움이 있다. 그런데 가장 큰 원인은 정치가 난장판인 데 있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지금 여러 정당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고 있다. 우리 새미래의 경우 작은 정당으로서 많은 주목을 받진 못했지만, 당원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축제 분위기로 지도부를 선출할 수 있었다. 그런데 재정도 넉넉하고 사람도 넉넉한 양극단의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전당대회는 어떤가. 국민의힘은 이른바 '난장판 수렁 대회'로 점입가경이다. 민주당은 그야말로 이재명 일극체제에 '아바이 수령 대회'로 전락했다. 우리 새미래의 경우 이제 정리와 자강을 무사히 마쳤으니 앞으로 우리의 정체성과 정책, 존재감 등을 적극적이고 공세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양극 체제로 인해 '노답'(답이 없음)이 돼 버린 정치판에 대안이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민주당 전당대회를 '수령 대회'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민주당은 현재 다양성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고 있지 않다. 말은 당원 중심이라고 하지만 '1인 추앙' 당원 중심이다. 민심과 동떨어진 결정을 할 땐 늘 당심을 내세워서 방패막이를 삼고, 이 전 대표에 대해 비판적이거나 반대하는 사람은 그야말로 거의 숙청당하는 분위기 아닌가. '아바이 수령당'과 무슨 차이가 있나. 민주당은 더 이상 민주당이 아니다. 민주당과 처음부터 함께 해왔고 민주당의 60년사(史)를 실제 집필한 사람으로서 확실하게 단정 지을 수 있다."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이재명 전 대표와 민주당은 민주당의 정통성과 DNA를 박멸했다'고 비판했다.

"지금 이재명 전 대표와 함께 민주당에 들어온 당원들이나 이재명 부류의 사람들은 민주당의 정신이나 정통성을 제대로 체험하거나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전혀 DNA가 다른 사람이 느닷없이 당을 맡아 1인 중심 정당으로 형성해가면서 민주당의 DNA가 바뀐 것이다. 한마디로 얘기하면 돌연변이 DNA가 들어와 정상적이고 정통성 있는 민주당의 DNA를 다 몰아낸 것이다. 이름만 민주당이지 가짜 민주당인 것이다. 김대중의 정신과 노무현의 가치, 문재인의 상호 존중 정신이 사라져 버렸다. 지난 총선 땐 물갈이라는 명목으로 이재명 1인에 대해 열광적이지 않은 사람들을 다 숙청해버렸다. 그 과정을 통해 22대 국회 민주당은 이재명 1인 중심의 수령당이 돼 버린 것이다."

전병헌 새로운미래 신임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이재명 전 대표는 당 대표 연임 도전에 나섰는데.

"러시아의 푸틴이 또 대통령을 하기 위해 중간에 사임하고 대선에 나가 재집권한 것과 같은 방식이다. 사실상 1인 총통제 정당이 되버린 상황이다. 민주당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 입장에선 매우 아쉽다. 시간이 가면서 변질된 DNA가 지배하는 민주당이 과거 정통성 있는 김대중·노무현 그리고 문재인이 키워온 민주당이 아니라는 사실을 절대 다수 당원들이 깨닫게 될 거다. 그럴 날이 멀지 않을 거라고 본다. 그 때에 '진짜 민주당'의 깃발과 정신을 가진 새미래가 민주당의 대안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기존 민주당의 모습을 답습하겠다는 의미인가.

"아니다. 민주당이 갖고 있는 민주주의 정신, 평화를 우선시하고 인권을 존중하며 중산층·서민 중심의 정책을 펼쳐왔던 본질적 DNA를 발전적으로 계승해 AI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정당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우리 과제다. 그게 국민들이 바라는 노답 정치에 있어서의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이 전 대표가 종부세 완화 등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당권 경쟁자인 김두관 전 의원은 '민주당의 근간을 부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미래는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김 전 의원이 이 전 대표에 대항하려 나섰다고 하지만 사실은 들러리 경선 아닌가. 저는 개인적으로 종부세 완화 등에 찬성한다. 세금의 문제를 '좌클릭' '우클릭'으로 해석하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한다. 시대적 변화와 화폐의 가치와 기준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문제는 이러한 부분이 매우 중요한 당의 정책적 지향성인데 이걸 180명이나 되는 의원들과의 충분한 토론이나 협의 없이 자기가 일방적으로 깃발 들듯이 꺼내드는 것 자체가 얼마나 독단적이고 독선적인가. 거기에 반대 의사를 표하는 사람도 한 명 없다. 이런 점들이 이미 민주당이 히틀러식 총통 정당이 돼버린 확실한 징표라고 본다."

이 전 대표가 최근 '먹사니즘'을 화두로 꺼낸 것에 대해선 '막사니즘'이라고 비판했다. 어떤 의미인가.

"공격을 위한 공격이 아니라 실제로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다. '국민들은 배불리 먹여만 주면 장땡이다' 이런 식의 사고가 박정희의 개발 독재, 유신 독재와 뭐가 다른가. 국민들을 얕잡아 보고, 개돼지 취급하는 거라고 본다. 굉장히 천박한 인식을 갖고 있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툭 하면 포퓰리즘 공약과 정책을 시도 때도 없이 내세운 거라고 본다."

지난 총선에서 심판받았던 윤석열 정부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지난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올해 총선을 앞두고 일종의 시그널이었지 않나. '민심이 최우선이다'라면서 변할 것처럼 얘기했지만 실질적으로 변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이번에도 똑같다. 윤석열 정권에 대한 엄혹한 심판이 있었고, 그 이후로도 별다른 변화는 없다. 다만 지난 총선은 민주당과 이재명의 승리도 아니었다. 착각해선 안 된다. 그들은 의회민주주의를 교란시키고 오만방자하게 의회 권력을 사유화했다. 총선 결과는 이재명과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라 윤 대통령의 완벽한 실패였을 뿐이다."

22대 국회도 갈등과 파행이 반복되고 있다.

"제가 민주당 원내대표일 때 여야 간 합의처리한 법안이 1300여건이다. 헌정사 최다 입법 합의처리였다. 국정조사도 제 임기 동안 3개나 벌일 수 있었다. 지금은 정치가 너무 일방화, 교착 상태다. 어처구니없는 무(無)정치, 정치 공백의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총선 직후인 지난 4월12일 새로운미래의 이낙연 대표, 오영환 총선 총괄선대위원장, 김종민 공동대표가 선대위 해단식에서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락 연설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범민주진영의 대권 자산으로 우리가 다시 한 번 힘을 모아 부활시켜 내자'고 했다. 어떤 의미였나.

"이낙연 전 대표는 단순히 새미래의 대권 자산이라는 작은 개념을 뛰어넘어 본래 국무총리를 거쳐 민주당 대표를 지내며 과반에 가까운 압도적 지지를 갖고 있는 범민주진영 1등 후보였지 않나. 저는 민주당도 우리 당도 마찬가지로 범민주진영에서 각자 나름 갖고 있는 대권 자산들을 서로 흠집내지 말고 잘 키워서 그들을 경쟁하고 복합시켜서 차기 정권을 가져올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은 '이재명이 아니면 안 된다'라며 혼자 달려가고 있다. 이재명 전 대표는 이미 한 번 윤석열이라는 별로 경쟁력도 없는 후보에게 패배했는데, 이대로 저렇게 독선적이고 배타적 지지 세력을 가진 사람이 또다시 대권 후보가 된다면 범민주진영이 지난 한나라당이 보여줬던 제2의 이회창의 실패를 반복하는 길을 걸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경고하고 싶다."

이낙연 전 대표는 최근 어떤 고민들을 하고 있나.

"이 전 대표는 정치가 경쟁적으로 국민들에게 절망을 주고 있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또 정치가 아무리 패거리의 경쟁이라고 하지만 이런 식의 난장판 패거리라면 차라리 외로운 고독한 정의가 되는 게 낫겠다고 본다. 또 현재 거대 양당의 경쟁이나 싸움이라는 것이 계란으로 바위치기지만, 계란으로라도 바위를 계속 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외롭지만 꿋꿋하게 정치를 바로잡는 노력을 꿋꿋하게 해나가자는 말씀을 당원들에게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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