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차림까지 바꾼 밴스…실리콘밸리 스타일서 트럼프식 패션으로

현윤경 2024. 7. 1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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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타이 캐주얼→어깨 넓은 양복·넥타이 차림 탈바꿈
과거 '네버트럼프' 회개하고, 충성심 보여주기 위한 방편?
차별점은 구레나룻…1880년 이래 최초 수염 덥수룩 부통령 후보
미 공화당 부통령 후보 밴스와 악수하는 트럼프 (밀워키 로이터=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정·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J.D.밴스 연방 상원의원(오하이오주)이 악수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상을 입은 오른쪽 귀에 붕대를 착용한 채 등장했다. 2024.07.16 passion@yna.co.kr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낙점된 젊은 강경 보수 J.D. 밴스(39) 연방 상원의원(오하이오주·공화)이 지난 몇년 동안 옷차림도 트럼프 스타일로 바꿔 눈길을 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7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 스타일이던 밴스가 이제는 트럼프처럼 옷을 입는다' 제하의 기사를 싣고 밴스 의원이 대중 앞에 처음 등장한 지난 8년 사이 정치 성향뿐 아니라 옷차림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춰 변화를 준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11월 대선에서 승부를 가를 '러스트벨트'(미국 오대호 주변의 쇠락한 공업지대)에 속하는 오하이오주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밴스 의원은 이라크 파병 등 군 복무를 거쳐 예일대 로스쿨을 나온 뒤 변호사, 실리콘밸리의 벤처 캐피털리스트 등을 거쳐 2022년 연방상원의원까지 당선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미국 동부의 애팔래치아 산맥 주변의 가난한 백인이 처한 처참한 실상과 함께 그 구조적 이유를 자기 경험을 통해 조명한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 출간과 함께 2016년 처음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이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눈도장을 받아 1952년 이래 최연소 부통령 후보로 백악관 입성에 도전하게 됐다.

2017년 벤처 캐피탈리스트 시절의 밴스 의원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2016년 대선 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미국의 히틀러', '문화적 마약' 등으로 비판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가 아니라는 의미로 스스로를 '네버 트럼프 가이'라고도 일컬었던 그는 정계 진출을 모색하면서 태도를 180도 바꿨다.

2020년 대선 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생애 최고의 대통령"이라고 극찬하고, 2021년 상원 의원 출마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찾아가 과거 자신의 발언을 사과하면서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의 열렬한 신봉자로 탈바꿈했다.

폴리티코는 정치 성향의 극적인 변모와 함께 이 기간 밴스 의원의 패션 스타일에도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고 조명했다.

'힐빌리의 노래' 홍보차 방송에 출연하고 언론 인터뷰를 할 당시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일하던 그는 실리콘밸리의 기술 기업과 금융 부문 종사자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주얼한 오픈 칼라 셔츠 위에 플란넬 재킷을 가볍게 걸친 차림으로 대중 앞에 나섰다. 때로는 청바지 위에 너무 답답해보이지 않는 맞춤형 재킷을 매치하기도 했다.

'미국 억만장자들의 여름 캠프'로 통하는 선밸리 콘퍼런스에 2017년 참석했을 때에는 얇은 재질의 하이칼라 바람막이 재킷을 입었고, 스타트업 업체들의 꿈의 무대로 꼽히는 테크크런치 디스럽트에 패널로 모습을 드러낸 2018년에는 청바지 차림에 양복 저고리, 가죽 부츠 차림으로 등장했다. 그는 이 시절까지만 하더라도 넥타이는 거의 매지 않거나 매더라도 푸른색이나, 연노랑 등 단색 넥타이를 맸다.

하지만, 오하이오 상원 선거 출마를 선언한 2021년부터는 사상 만큼이나 그의 옷차림도 극적으로 바뀌게 된다.

정계에 입문하면서 '얼간이', '도덕적으로 부끄러운 이'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을향한 2016년 비난 트윗을 삭제한 그는 동시에 그동안 고수했던 좁은 옷깃에 몸에 꼭 맞고, 짧은 재킷을 버리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즐겨 입는 스타일인 어깨와 옷깃이 넒은 넉넉한 스타일의 양복을 입기 시작했다. 또한, 이 시기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 스타일의 상징으로 통하는 반짝거리고, 밝은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공식 석상에 섰다.

폴리티코는 밴스 의원이 특히 2022년 미 보수진영 최대 연례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연사로 나설 때부터는 트럼프와 똑 닮은 옷차림으로 이목을 끌었다면서, 이같은 스타일상의 변모는 트럼프에 대한 과거의 비난을 철회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엇보다 중시하는 충성심을 보여주기 위한 방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1970년대부터 미국 정치인들은 유권자들, 특히 블루 칼라 유권자들에게 더 친근하고, 편안한 인상을 주기 위해 양복 상의와 넥타이, 때로는 와이셔츠까지 벗어던졌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넉넉한 푸른색 양복에 반짝이는 새빨간 넥타이 차림을 고수, 유행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런 스타일은 아이비리그 엘리트 출신들과는 상충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 특유의 스타일과 권력에 대한 감수성, 그의 '아웃사이더' 기질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는 게 폴리티코의 분석이다.

한편, 폴리티코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짝을 이룬 밴스 의원이 이제 패션에서도 트럼프 스타일로 코드를 맞추는 모습이지만, 트럼프와는 확연히 다른 지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바로 밴스 의원의 안면이 구레나룻으로 덮여 있다는 것이다.

상원의원 도전을 선언한 2021년부터 수염을 기르기 시작한 밴스 의원은 1880년 이래 최초로 구레나룻이 난 주요 정당 부통령 후보라는 진기록도 세우게 됐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구레나룻에 대한 혐오감을 공공연히 드러내 왔지만, 이번 부통령 낙점 과정에서는 이런 그의 취향은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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