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봉화 농약중독 사고 원인 ‘오리무중’…“커피 마셨다” 진술 수사 중
‘살충제가 든 음식물은 무엇이었을까?’, ‘그 음식물에 살충제를 넣은 사람은 누굴까?, ‘살충제는 언제, 어떻게, 왜 넣었을까?’
경북경찰청이 57명의 전담수사팀을 꾸려 조사 중인 경북 봉화 농약중독 사건을 놓고 이같은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제기되고 있지만 사건 후 3일이 지났지만 그 실상은 여전히 오리무중 상태다.
이 사건 수사전담팀은 “중태에 빠진 피해자 4명이 지난 15일 점심 식사를 마치고 경로당에서 냉커피를 마셨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 커피에 살충제가 들어 있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종전엔 문제의 점심 식사에서 먹은 오리고기에 살충제가 들어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추정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날 오리고기를 먹은 사람은 당시 참석자 41명이었으나 이중 피해자 4명만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여 ‘오리고기 추정론’은 타당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다 지난 17일 피해자 4명이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뒤 마을 경로당으로 와서 ‘냉커피를 마셨다’는 진술이 나왔다.
이후 ‘냉커피에 살충제가 들어있었을 수 있다’는 추론이 급부상했다. 점심 때 41명이 함께 먹었으나 다른 사람들은 중독 증상이 없는 오리고기보다 4명이 공통적으로 마신 커피에 살충제가 들어있었을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또한 단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피해 주민들이 커피를 마셨다는 것과 관련해 ‘(경로당)냉장고에서 커피를 빼서 마셨다’는 것과 ‘바깥에 있던 커피를 마셨다’는 등 진술이 서로 엇갈리고 있는 탓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확정적인 것은 아니나 여러 정황을 비춰보면 오리고기를 먹어서 독극물에 중독됐을 가능성은 다소 떨어진다”며 “이번 사건의 원인이 원한관계에 의한 것인지 등 다각도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수사팀은 지난 17일 문제의 경로당에서 3시간 이상 현장 감식을 벌인데 이어 점심 자리에 참석했던 마을 주민 등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하고 있다. 또 식당 주변 방범카메라(CCTV)와 경로당에 주차된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피해자들로부터 검출된 농약 성분이 든 살충제를 파는 주변 업체들을 찾아 판매 경로 등도 조사하고 있다. 피해자들의 위에서 나온 살충제 성분은 에토펜프록스, 터부포스 등의 유기인제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현재까지 피해자들이 점심을 먹은 후 커피를 마셨다는 진술만 확보한 상태”라며 “수사 중인 사안으로 진행 상황을 자세히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낮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경로당을 이용하는 주민 41명이 복날을 맞아 인근 식당에서 점심으로 오리고기와 쌈 등을 먹었고 그 중 60~70대 여성 4명이 중태에 빠졌다. 18일 현재 피해자 가운데 1명은 의료진 질문에 반응을 보이는 등 의식을 일부 회복했지만 나머지 3명은 여전히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는 등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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