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황희찬 향한 인종차별'→'선수 보호' 미숙한 KFA, 뒤늦게 제재 강화 요청...팬들은 "이제 와서?"

노찬혁 기자 2024. 7. 18. 16:3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한축구협회 공식 성명서/대한축구협회 SNS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대한축구협회(KFA)가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팬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KFA는 18일 SNS를 통해 "대한축구협회는 7월 18일 국제축구연맹(FIFA)에 보낸 공식 레터를 통해, 황희찬(울버햄튼) 선수가 최근 연습경기에서 상대팀 선수로부터 당한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축구장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을 예방, 근절하기 위해 FIFA가 가해자들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울버햄튼은 16일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세리에 A에 소속된 코모 1907과 프리시즌 연습경기를 가졌다. 경기 도중 황희찬은 상대 선수로부터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들었다. 황희찬의 동료 다니엘 포덴세는 상대 선수에게 주먹을 휘둘렀고, 레드카드를 받았다.

코모는 오히려 적반하장이었다. 코모는 16일 공식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선수와 대화했다. 그는 황희찬에 대해 '그를 무시해, 그는 자신이 재키찬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울버햄튼 동료들이 그에게 '차니(황희찬의 애칭)'라고 부른 것과 동일하다. 모욕적인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경기 후 게일 오닐 감독은 "황희찬은 명확한 인종차별을 당했고 선수는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말 실망스러운 일이다. 그런 이슈가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와 그것 때문에 프리시즌 경기에 영향이 간 것 모두 실망스럽다.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분노했다.

울버햄튼 원더러스 황희찬이 코모 1907과의 연습경기 도중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들었다/'토크스포츠' 홈페이지

울버햄튼도 황희찬을 감쌌다. 공식성명서를 통해 "어떤 형태로든 인종차별이나 차별은 절대 용납될 수 없으며 그냥 넘어가서는 안된다. 울버햄튼은 이번 사건에 대해 유럽축구연맹(UEFA)에 공식적으로 항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UEFA는 "UEFA의 모든 대회에서 차별적 행동은 용납되지 않는다. UEFA는 축구에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근절하기 위한 투쟁을 계속할 것이지만, 조직의 조사와 징계는 UEFA 주관 대회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만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자 KFA가 움직였다. KFA는 FIFA 공식적으로 인종차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서면을 보냈다. 하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빨리도 올리네", "이제 와서? 일 좀 제대로 하자"라는 댓글을 남겼다.

토트넘 홋스퍼 로드리고 벤탄쿠르, 손흥민(왼쪽부터)/게티이미지코리아

사실 한국 선수가 인종차별을 당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대표팀과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도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들었다. 벤탄쿠르는 지난달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에서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이에 대해 "손흥민 사촌의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고 답했다.

벤탄쿠르의 발언은 논란을 일으켰다. 영국 현지 매체는 동양인은 모두 비슷하게 생겼다는 인종차별적인 발언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자신의 발언에 대한 사과문을 올렸고 손흥민은 벤탄쿠르의 사과를 받아줬다. 하지만 KFA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