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불길 잡으려 공급카드 꺼냈지만…"그걸로 '패닉바잉' 못 꺾어"

이용안 기자 2024. 7. 1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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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과 거래량이 모두 늘어나자 정부가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메시지와 함께 일부 공급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패닉바잉'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집값 상승세를 꺾으려면 오늘 발표보다 더 강력한 주택공급 방안이나 규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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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7.18. dahora83@newsis.com /사진=배훈식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과 거래량이 모두 늘어나자 정부가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메시지와 함께 일부 공급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패닉바잉'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집값 상승세를 꺾으려면 오늘 발표보다 더 강력한 주택공급 방안이나 규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10개월만에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최근 부동산 시장 전반이 과열되는 상황은 아니나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집값 상승은 추세적 상승이 아니다"라고 언급한지 1주일 만이다. 부동산 시장 과열 조짐이 보이자 정부가 연달아 시장의 열기를 식히려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최 부총리는 신규 주택 공급 방안도 발표했다. 우선 올해 하반기 그린벨트 해제로 수도권 신규택지를 2만호 이상 추가 공급하고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공공택지는 2029년까지 23만6000호를 분양한다고 밝혔다.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공공임대매입을 통한 비아파트 공급물량도 계획보다 1만호 이상 늘리겠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날 정부 대책의 방향은 맞지만 과열된 시장 분위기를 억누르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정부의 주택 공급계획이 공사비 증가로 속도를 내지 못해 국민의 신뢰가 낮아졌다"며 "모든 것을 다 하려는 것보다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정부의 판단과 달리 이미 전국적으로 부동산 시장 상승기 초입에 들어섰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지역별 양극화 현상은 시장환경에 따라 6개월~1년 정도의 시차가 있을 뿐 전체적인 흐름에서는 현재 부동산 시장이 상승 초입 단계로 진행되고 있다"며 "기타 지방의 경우도 연말이나 내년에는 회복세로 돌아서고 대구, 부산, 광주 등 지방광역시도 내년 상반기에는 어느 정도 반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시장을 진정시키려면 더 확실한 공급대책과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는 "서울 집값이 오르는데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두 달 미루는 과정에서 오해가 발생해 실수요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정부가 집값 상승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문재인 정부보다도 강한 규제를 할 수 있다고 언급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서울을 규제지역으로 묶는다든지 지방과의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지방 미분양 주택에 대해서는 5년간 양도세를 면제해준다든지 정책을 통해 서울·수도권에 집중된 주택수요를 지방으로 향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 겸임교수도 "시장에서 우려하는 바는 공급부족인데 오늘 발표는 기존 3기 신도시 입주 물량을 확인하는 수준에 불과했다"며 "정부가 3기 신도시에서 35만호를 공급하기로 했었는데 2기 신도시 수준인 60만호까지 확대한다는 획기적인 대책이 없이는 수요자의 심리를 안정시킬 수 없다"며 "수도권에 2만호 택지를 추가한다는 정도의 정책발표를 보면 아직까지 공급물량 확대를 통한 정부의 시장안정 의지가 약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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