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이미지만 망쳤다”… 中 가격 경쟁서 발 빼는 수입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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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가격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BMW를 비롯한 수입차 업체들이 하나둘씩 가격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중국 토종 업체에 맞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수익성까지 포기하며 가격을 낮췄지만, 판매량이 오히려 줄어든 데다 '고급차' 이미지까지 사라지는 등 득보다 실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수입차 업체들이 가격 정상화에 나서면서 중국 자동차 시장의 가격 경쟁 열기는 조금씩 사그라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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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량 줄고 고급차 이미지만 퇴색
토종 기업도 수익 악화에 퇴로 모색
극한의 가격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BMW를 비롯한 수입차 업체들이 하나둘씩 가격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중국 토종 업체에 맞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수익성까지 포기하며 가격을 낮췄지만, 판매량이 오히려 줄어든 데다 ‘고급차’ 이미지까지 사라지는 등 득보다 실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다만 공격적 할인으로 재무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는 건 중국 토종 업체들도 마찬가지인 만큼, 수입차를 필두로 조금씩 가격 경쟁이 수그러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8일 중국 홍성신문은 BMW차이나가 이달부터 가격 안정과 매장 운영 압박 완화를 위해 이달부터 판매량을 줄인다고 중국 내 각 딜러들에게 통보했다. 판매 목표치를 낮춘다는 것은 가격 전쟁에서 손을 뗀다는 것을 뜻한다. BMW 외에도 아우디, 폭스바겐, 도요타, 혼다, 볼보 등도 이달부터 판매 장려금 등을 통한 딜러 할인을 축소하거나 더 이상 가격 인하는 없다는 점을 못 박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성신문은 “메르세데스-벤츠와 닛산 등은 아직 관련 공지가 없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정하겠다며 가격 안정과 판매량 감축에 적극적”이라고 했다.
중국 자동차 업계는 경기 침체로 재고가 쌓이면서 2022년 말부터 가격 경쟁에 돌입했다. 시작은 테슬라였다. 테슬라가 진출한 전 세계 43개 시장 가운데 모델3와 모델Y 등 일부 모델의 가격이 중국 본토에서 가장 낮게 책정될 만큼 공격적 할인 정책을 펼쳤다. 신에너지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이 폐지돼 가격이 올랐던 중국 토종 기업들도 부랴부랴 가격 인하에 나섰고, 이후 매달 할인 폭이 확대돼 왔다.
콧대 높던 수입차 업체들도 가격 경쟁에 덩달아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독일 폭스바겐과 일본 도요타 등 글로벌 수입차 브랜드들이 40여 년간 주도해 왔다. 중국 업체들과 합작하는 방식으로 생산라인을 빠르게 확대했다. 하지만 전기차 등장과 함께 BYD 등 중국 토종 업체들이 성장하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이에 BMW는 전기차 i3를 50% 가까이 할인된 19만위안(약 3600만원)에 내놨고, 메르세데스-벤츠는 한국에서 6000만~7000만원에 판매되는 C클래스를 30만위안(약 5700만원)대에 판매했다.
그러던 수입차 업체들이 가격 경쟁에서 먼저 발을 빼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BMW의 경우 올해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이 121억34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했다. 중국 시장 판매량은 37만5900대로 4.2% 줄었다. 공격적 할인에도 오히려 매출은 후퇴한 것이다. 가격이 낮아지면서 ‘명품’ 이미지가 퇴색됐고, 결국 소비자가 BMW에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북방공업대 자동차산업혁신연구센터의 장샹 연구원은 “가격 인하가 고급차 브랜드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쳤다”라고 말했다.
수입차 업체들이 가격 정상화에 나서면서 중국 자동차 시장의 가격 경쟁 열기는 조금씩 사그라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토종 기업들도 이익이 지속 감소하고 있어서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윈드에 따르면, 현재 중국 자동차 상장사 18개사 중 올해 1분기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기업은 7개사에 불과하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내 신에너지차 가격 경쟁은 하반기부터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가격 경쟁 역시 전체 제조사가 아닌 일부 대형 제조사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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