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CXL’ 시대…삼성전자, 잃어버린 '1등' 되찾는다(종합)
언어 대통합 이뤄…CXL이 '반도체계 공용어'
'메모리 풀링' 용량 무한대…28년 시장 준비
삼성, CXL로 HBM서 빼앗긴 1위 탈환 의지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CXL 3.0에서 스위치를 다단계처럼 연결하면 이론적으로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메모리 확장이 가능해집니다. CXL 2.0 기술을 탑재한 CPU(중앙처리장치)가 올해 하반기 출시되면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입니다.” (최장석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신사업기획팀장 상무)
인공지능(AI) 열풍 속에서 반도체 업계가 ‘차세대 기술’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CXL(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은 말 그대로 ‘빠르게(익스프레스) 연결해서(링크) 연산한다(컴퓨트)’는 의미다. 그동안 반도체들은 서로 사용하는 언어가 달랐는데 이를 CXL로 통합해 메모리 용량을 무한대로 늘리는 게 가능해진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빼앗긴 1위 자리를 CXL로 탈환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18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본관에서 ‘CXL 기술과 삼성전자 CXL 솔루션’ 브리핑을 열고 향후 CXL 시장을 내다봤다. 현재 AI의 데이터 처리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D램을 한정된 범위 내에서만 확장할 수 있어 한계가 있다. CXL D램은 폭발적인 데이터 처리가 요구되는 차세대 컴퓨팅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술이다.
CXL은 데이터 처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데다 용량도 크게 확장할 수 있다. 현재 서버 내에서 D램은 한 개의 호스트인 CPU와 연동된 구조다. 수많은 CPU가 데이터센터에 있지만 정해진 CPU와 D램만 연산하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다. 게다가 메모리, 스토리지, 가속기, 네트워크 등이 CPU와 소통하는 언어가 모두 달라 통합하기가 어려웠다. 마치 영어가 없는 세상에서 외국어 통역을 위해 국가별로 통역사를 한 명씩 두는 상황과 같다.
최장석 상무는 “CPU가 필요할 때마다 데이터를 가져가서 처리하고 갖다 놓으면 좋은데 언어 통합이 어려워 구현하기가 힘들었다”며 “원래는 스토리지에서 끌고 오는 데이터를 통역해서 메모리에 넣어야 하고, 이걸 CPU에 넣을 때도 통역하고 또 가속기에 넣을 때도 통역해야 했다. CXL로 통일하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CXL 2.0에 업계 처음으로 ‘메모리 풀링(Pooling)’ 기능을 넣으며 용량을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는 기술을 장착했다. 이는 서버에서 여러 개의 CXL 메모리를 묶어 풀(Pool)을 만들고 여러 호스트 CPU가 풀을 공유하며 필요에 따라 메모리를 효과적으로 할당하고 해제하는 기술을 말한다.
마치 총 5리터의 물을 5명이 각각 1리터씩 갖는 게 아니라, 5명이 물을 공유하면서 누군가 1리터 이상이 필요해도 옆 사람에게 따로 요청하지 않고 바로 쓸 수 있는 원리다. 그러면 유휴 영역 없이 사용할 수 있고 데이터 전송 병목현상도 줄어들어 서버 운영비도 절감된다.
CPU와 메모리를 잇는 징검다리는 ‘스위치’로 활용한다. 스위치가 통로 역할을 하며 이를 관장하는 셈인데 CXL 3.0에선 스위치에 스위치를 연결하며 다단계 방식으로 구현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이론적으로 계속해서 메모리 풀을 이을 수 있어 무한대로 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선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 통상 데이터센터나 서버의 용량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서버를 증설해야 했다. 그러나 CXL을 활용하면 기존 서버에서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를 꽂던 자리에 그대로 CMM-D(CXL 기반 D램)를 꽂아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게 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21년 5월 업계 최초 CXL 기반 D램 제품 개발을 시작하며 선두를 차지했다. 이후 업계 최고 용량 512GB CMM-D 개발, 업계 최초 CMM-D 2.0 개발 등에 성공하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한 뒤 2028년쯤 열풍을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상무는 “메모리는 절대 혼자 동작하지 않는다. 소프트웨어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난이도가 높아져서 여러 업체와 협력이 중요해졌다. 수많은 업체들과 삼성 제품을 평가하고 엔지니어를 파견해 직접 가동시키면서 ‘협력’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민정 (jj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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