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서 ‘동성 동반자’ 인정, 행복하다”…‘동성부부 차별’ 전반에 적용될 듯

대법원, 동성부부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인정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피부양자 자격과 관련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료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한 소성욱씨와 김용민씨(오른쪽)가 손을 잡고 밝은 표정으로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늘의 기쁜 소식이 징검다리가 돼 성소수자도 평등하게 혼인 제도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대법원이 18일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의 동성 배우자도 피부양자 자격이 있음을 확정한 직후, 해당 사건 소송 당사자인 소성욱씨는 기자들과 만나 이런 바람을 전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이날 소씨가 2021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보험료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이성 동반자와 달리 동성 동반자인 원고를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인정하지 않은 것은 사실상 혼인 관계에 있는 사람과 차별한 것”이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자신을 ‘소성욱의 남편’이라고 소개한 김용민씨는 “항상 (소성욱의) 남편이라고 말하지만 남편 자격을 한국에서는 법적으로는 누리지 못하고 있었다”며 “법원에서 판결문을 읽을 때 동성 동반자라는 표현을 써주었는데, 저희는 지금까지 11년 동안 함께한 동반자고 앞으로도 함께 할 배우자, 동반자임을 법원에서 처음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소송 공동대리인단의 장서연 변호사는 “건강보험 피부양자 제도에 한정된 것이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성부부와 동성부부가 사실상 동일함을 (대법원이) 인정했기 때문에 다른 제도에 있어서도 차별은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할 것”이라며 “국회와 정부가 나서 동성부부 앞에 있는 제도적 차별을 없애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