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마트팩토리 사업 본격 돌입···올바른 진단·처방 내리는 ‘산업계 명의’ 될 것”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은 종합병원 시스템과 유사합니다. 문진과 바이탈 사인(활력징후) 검사를 통해 처방·진료를 실시하고, 이후로도 꾸준한 건강 가이드를 해줍니다. 저희는 인더스트리얼 닥터(산업계의 의사)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18일 경기 평택 LG전자 생산기술원에서 기자들과 만난 스마트팩토리 사업담당 송시용 상무는 이렇게 말했다. LG전자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제조업에 접목하는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나섰다. 전자제품 제조·판매 위주의 기존 사업 영역을 넘어, 생산 자동화·효율화 솔루션과 노하우를 제공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스마트팩토리는 제품의 기획부터 판매까지 모든 생산과정을 ICT로 통합해 최소 비용·시간을 들여 제품을 생산하는 지능형 공장을 말한다. LG전자는 올해 초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LG전자 생산기술원이 LG 계열사들을 상대로 공급해온 산업용 로봇, 자동화 솔루션 등을 그룹사 외부에도 판매하는 사업이다.
현재 주요 고객사는 2차전지 제조업체,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물류업체 등이다. 주로 인건비가 비싼 북미 지역에 진출한 국내 제조업체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스마트팩토리 노하우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공정의 미세한 낭비와 오차를 줄이는 게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의 관건이다. 예컨대 LG전자 창원공장에서는 13초마다 냉장고 1대가 생산되는데, 라인이 하루 10분만 지연돼도 50대 분량의 생산 차질이 생긴다. 냉장고 가격이 200만원이라면 손실은 무려 1억원에 달한다. LG전자 관계자는 “부품의 공급부터 조립·포장·검사 등 공정 사이의 ‘지연’을 줄이는 게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스마트팩토리 구축 이후 창원공장의 생산성은 17%, 에너지효율은 30% 향상됐으며 불량 등으로 생기는 비용은 70% 줄어들었다고 한다.
생산 솔루션 개발은 현실세계와 똑같은 환경을 가상으로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Twin)’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이날 방문한 LG전자 생산기술원 스마트팩토리확산센터(SFAC)에서는 가상 시뮬레이션 ‘프리즘(PRISM)’의 작동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3차원(D)으로 구현된 가상 컨베이어벨트 위에 제품이 실시간으로 오가고, 제품의 부품 개수 같은 세부 정보까지 한 화면에서 파악할 수 있었다.
자율주행 이동로봇(AMR)이나 조립·불량검사 등을 수행하는 자율주행 수직다관절로봇(MM)도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의 일부다. 이날 현장에서는 다관절 팔을 지닌 로봇이 무작위로 아무렇게나 겹쳐 쌓인 부품들의 모양을 스스로 인지하고 종류별로 구분하고 있었다. LG전자 관계자는 “AI에게 부품의 모양을 6시간 정도 시뮬레이션을 시킨 뒤 작업을 시키면 정확히 임무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올해 상반기 수주한 금액만 2000억원 규모이며, 연말까지 3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향후에는 반도체, 제약·바이오, 식음료(F&B) 등 산업으로 확장하다는 계획이다. 오는 2030년까지 스마트팩토리 매출을 연간 조 단위 이상으로 키우겠다고 회사는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팩토리 시장은 올해 1556억달러(약 214조원)에서 2030년에는 2685억달러(약 37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지멘스나 미국 ABB 등이 공정 자동화 솔루션 시장의 주요 경쟁자다. 정대화 LG전자 생산기술원장은 “최근에는 중국과의 제조 경쟁력이 화두인데 국내 공장들이 스마트화된다면 해외 저가 생산기지에 못지않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평택 |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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