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자회사 PF에 발목 잡힐까 ‘조마조마’

정윤성 기자 2024. 7. 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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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하이투자證 PF 현장 점검…사업성 평가 두고 시각차
추가 충당금 우려↑…상반기도 DGB금융 발목 잡나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iM뱅크 본점 전경 ⓒDGB금융그룹 제공

금융감독원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사업성을 제대로 판단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현장 점검에 나선 가운데 하이투자증권이 점검 대상에 일찌감치 포함됐다. 하이투자증권은 증권사 중에서도 부동산 PF 관련 우려가 지속돼 온 만큼 충당금 등으로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하이투자증권의 PF 부실로 이미 홍역을 치른 DGB금융지주의 2분기 실적에도 먹구름이 낄 것이란 전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하이투자증권 본사를 방문해 금융당국이 제시한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잘 지키고 있는지 현장점검에 나섰다. 전날 메리츠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방문한 데 이어 하이투자증권도 현장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검사는 지난 5월 금융당국이 '부동산 PF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PF의 연착륙을 위해 사업성 평가 기준을 강화하고 부실한 사업장에 대한 재구조화 및 정리를 유도하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PF 대출이 있는 모든 금융사들은 지난 5일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결과를 금감원에 제출했다.

사업성 평가는 '양호', '보통', '유의', '부실 우려' 4단계로 이뤄진다. 유의 등급엔 재구조화나 자율매각 등 조치가 이뤄져야 하고, 부실 우려 등급은 경·공매를 통해 사업장을 정리해야 한다. 이 결과에 따라 충당금 규모도 결정되고 사업장의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특히 부실우려 사업장으로 분류되는 경우 리스크에 노출된 금액인 익스포저의 75%에 달하는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금감원은 자체적으로도 PF 사업장별 사업성 평가를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금융사가 제출한 사업장 평가 결과와 대조해 관대하거나 부실하게 평가를 진행한 것으로 보이는 금융사가 현장점검 대상이 됐다. 일례로 신협은 개별 조합이 제출한 PF 사업장 평가가 당국과 크게 차이가 나면서 현장점검 대상에 올랐다. 즉 하이투자증권이 현장점검 대상이 됐다는 것은 사업성 평가를 두고 당국과의 시각차가 크다는 의미다.

하이투자증권 전경 ⓒ하이투자증권 제공

선제적 충당금 쌓았을 가능성 높아…수익성 악화일로

하이투자증권은 증권사 중에서도 부동산 PF 리스크의 양적 부담이 큰 편이다. 1분기 기준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 PF 관련 우발채무(미래에 일정한 조건이 갖춰지면 발생하는 채무)는 8502억원으로, 자기자본의 76.6%에 달한다. 이는 업계 평균 추정치인 33%를 2배 이상 웃도는 규모다.

질적 위험도 높은 편이다. 우발채무 대부분이 브릿지론 및 본PF 대출 등으로 이루어졌는데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전성이 악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1분기 기준 자기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자산 비율은 46.3%로 집계됐다. 2022년 말 7.7%였던 것에 비하면 비중이 6배 이상 늘었다. 순요주의이하자산은 향후 채무 상환 능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충당금을 적립하지 않은 자산으로 잠재 리스크를 측정하는 핵심 지표다.

하이투자증권 역시 리스크를 빨리 털겠다는 계획이다. 2분기 중 선제적으로 대규모 충당금을 쌓았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하이투자증권의 3월 말 기준 충당금은 2011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현장점검으로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결과가 달라지면 부동산 PF자산의 건전성 지표가 추가로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 충당금 적립 부담도 높아져 수익성 악화까지 이어진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iM뱅크 출범으로 외형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DGB금융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DGB금융의 상반기 지배주주 추정 순이익은 2054억원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37.5% 감소한 규모다. 앞서 지난 1분기에도 하이투자증권이 365억원의 추가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DGB금융의 순익 감소폭을 키웠다.

DGB금융은 은행의 성장을 중심으로 비은행 부문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87.9%의 지분을 보유한 하이투자증권을 100% 자회사로 편입해 연결 이익을 확대할 구상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하이투자증권의 PF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으면 오히려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기 때문에 의미가 퇴색된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DGB금융은 부동산 PF 대손 부담 확대로 지배주주 순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증권자회사 추가 충당금을 2000억원 쌓는다고 가정했을 때 대손충당금이 큰 폭으로 늘어났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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