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또 다른 문화계 블랙리스트 만들었다”···7인 피해 사례 증언
방송인 김미화씨, MBC·한겨레 기자, 4·16, 10·29 참사 및 5·18민주화운동 당사자들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를 연결점으로 한자리에 모여 사례를 공유하고, 이 후보자 임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의원 12명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 언론탄압 국회 증언대회’를 개최했다.
이 후보자가 2010~2014년 MBC 홍보국장과 기획홍보본부장을 맡을 당시 부당 보복인사 및 징계를 일삼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박성호 전 MBC기자회장은 “이 후보자는 기자회의 요구를 왜곡하고 공격했으며, 기자들의 해고 징계 논리를 생산하고 확대했다. 그때 나와 고 이용마 기자가 해고됐다”고 했다.
이 후보자와 최필립 정수장학회 회장의 2012년 ‘MBC 민영화’ 밀실회담 녹취록을 보도했던 최성진 한겨레 기자는 당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최 기자는 “이 후보자와 MBC는 해당 녹취록과 관련해 해명하기보다는 도청 프레임을 만들고 왜곡보도라는 뉴스를 쏟아냈다”며 “최근 이 후보자가 ‘방송이 흉기’라고 했는데, 스스로 곱씹어봐야 하는 말”이라고 했다.
이 후보자가 2016년 대전MBC 사장을 맡던 당시에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보도가 축소, 누락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기동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운영위원은 “당시 시청자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대전MBC의 시국 보도는 면피용 보도다. 현 시국의 엄중함을 대전MBC는 제대로 보고 있는지 반성이 필요하다’라고 돼 있다”고 했다.
연예인 좌·우파 갈라치기, 역사 왜곡 및 유가족 폄훼 등 이 후보자의 문제적 발언에 대한 사례들도 나왔다. 이 후보자는 2022년 한 유튜브 채널에서 특정 연예인과 영화에 대해 ‘좌파 연예인’ ‘좌파 영화’라고 규정했다. 방송인 김미화씨는 “나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국정원 문화 블랙리스트에 올라 핍박받은 사람 중 하나다. 또 다른 블랙리스트를 만든 이 후보자를 규탄한다”고 했다.
김순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은 “2014년 이 후보자가 보도본부장이던 시절 MBC는 전원구조 오보, 보험금 계산 보상금 보도, 유민아빠 사생활 파헤치기 등 정권의 입맛대로 세월호 참사를 왜곡 보도했다”며 “2020년 세월호 참사 언론 책임자 명단엔 안광한 MBC 전 사장, 김장겸 MBC 전 보도국장 등과 함께 이 후보자가 포함됐다”고 했다. 이 후보자가 5·18 광주항쟁을 왜곡 선전한 극우 인사에게 고액 후원금을 받은 것과 이태원 참사 기획설 및 이태원 참사를 애도한 배우 문소리씨에 대해 ‘좌파 연예인’으로 규정한 사실 등도 지적됐다.
이들은 이 후보자에 대해 “극우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발언을 하는 등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 인식은커녕 최소한의 균형도 갖추지 못한 인물”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공영방송 파괴 주범인 이 후보자 지명을 즉각 철회하고, 이 후보자는 공영방송 언론인 출신으로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스스로 물러나라”고 했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07161024001
https://www.khan.co.kr/national/media/article/202407171433001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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