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에 한 번 집중호우가 매일…한반도가 수증기 통로 됐다

송복규 기자 2024. 7. 1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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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을 중심으로 폭우가 내렸다.

10년에 한 번 발생할 집중호우가 매일 이어질 정도다.

윤진호 광주과학기술원(GIST) 지구환경공학부 교수는 "한반도 주변 대기에 수증기가 많이 올랐는데, 북태평양 고기압에서 바람이 강해지면서 수증기 수송이 빨라졌다"며 "지구온난화로 장마전선도 좁고 강하게 발달해 극한 호우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한반도 주변 기온이 오르고, 북쪽과 남쪽의 온도 차가 심해지면서 모든 원인들이 연결돼 집중호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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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600㎜ ‘물 폭탄’… 강수 일수 14.2일
장마전선 좁아지고, 수증기 빠르게 공급
남쪽·북쪽 기압 온도 차 커지며 수증기 통로 형성
수도권에 집중호우가 내린 18일 오전 경기도 하남시 팔당댐에서 물이 방류되고 있다./연합뉴스

수도권을 중심으로 폭우가 내렸다. 10년에 한 번 발생할 집중호우가 매일 이어질 정도다. 북쪽의 차갑고 건조한 공기와 남쪽의 뜨겁고 습한 공기의 차이가 매일 큰 비를 만들고 있다. 기단(氣團) 사이의 특성 차이가 커지면서, 장마전선이 좁게 형성되고 특정 지역에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가 시작된 지난달 19일부터 전날까지 전국 누적강수량은 360.2㎜로, 평년(252.7㎜)보다 1.45배 많다. 구체적으로 수도권 280.9㎜, 충청권 453.7㎜, 전라권 372.5㎜, 경상권 372.5㎜, 제주 489.3㎜의 비가 내렸다.

최근 들어 수도권의 집중호우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15~18일 파주 598.5㎜, 서울 노원 227㎜의 많은 비가 쏟아졌다. 중부지방으로 강수량이 집중되면서 시간당 100㎜가 넘는 비가 내려 호우 재난문자가 발송되기도 했다. 강수 일수도 전국 14.2일로, 평년(11.8일)보다 121.6% 늘어났다. 보통 시간당 72㎜ 이상의 비는 10년에 한 번 내리는 큰 비로 부른다. 하지만 이번 장마 기간에 이 정도 비는 거의 매일 내리고 있다.

수도권 집중호우는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19일까지 수도권·전북 최대 150㎜ 이상, 강원·충청·전남·경북 12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20일에도 대기 불안정이 나타나면서 수도권에 80㎜가 넘는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기상청은 이미 강수량이 많은 곳에 추가로 비가 내리는 만큼 안전에 주의를 당부했다.

수도권에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은 한반도 주변에 분포한 북쪽 저기압과 남쪽 고기압 때문이다. 장마전선은 북쪽 저기압과 남쪽 고기압 사이에 있다. 다만 이번 장마철에는 저기압과 고기압이 서로 발달해 장마전선이 좁게 형성됐고, 많은 수증기가 특정 지역의 상공에 몰리는 형태가 됐다. 북쪽의 차갑고 건조한 공기와 남쪽의 뜨겁고 습한 공기 덩어리 사이에는 중간 규모의 저기압이 주기적으로 발달하며 많은 비를 뿌리는 것이다.

이번 장마의 또 다른 특징은 ‘하층 제트’다. 하층 제트는 고도 800m 정도의 낮은 하늘에 초속 10~12.5m로 부는 강한 남서풍을 말한다. 하층 제트는 한반도 서쪽에서 내륙으로 수증기를 옮기는 역할을 하는데, 북쪽 저기압과 남쪽 고기압 사이가 좁아져 하층 제트도 강해졌다. 통상적으로 비가 많이 내리고 나면 대기에서 수증기가 줄어야 하지만, 하층 제트가 수증기를 계속 내륙으로 공급해 비가 끊기지 않고 내린다.

기상 전문가는 하층 제트가 강하게 발달해 강풍을 동반한 비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윤진호 광주과학기술원(GIST) 지구환경공학부 교수는 “한반도 주변 대기에 수증기가 많이 올랐는데, 북태평양 고기압에서 바람이 강해지면서 수증기 수송이 빨라졌다”며 “지구온난화로 장마전선도 좁고 강하게 발달해 극한 호우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최근 집중호우는 강풍을 동반하는데, 초속 25m 수준의 ‘태풍급’ 바람이 불고 있다”며 “이는 북쪽과 남쪽의 기온 차이가 커서 하층 제트가 매우 발달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주 같은 곳은 강수량이 600㎜에 육박하는데, 이런 폭우는 장마철에 볼까 말까 한 수준”이라고 했다.

야행성 호우도 빈번해졌다. 반 센터장은 “낮에는 온도가 전체적으로 높아지고, 난류도 발생해 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내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밤에는 북쪽과 남쪽의 온도 차가 벌어지면서, 하층 제트가 강해져 비가 더 많이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한반도 주변 기온이 오르고, 북쪽과 남쪽의 온도 차가 심해지면서 모든 원인들이 연결돼 집중호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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