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민순자산 2.1% 증가…집값 하락에 부동산 비중 줄어

가계순자산 내 부동산 비중 77.1→75.5%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18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모든 경제 주체들이 보유한 국민순자산은 2경3039조원으로, 전년보다 2.1%(472조원) 증가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가구당 순자산이 약 2%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전년보다 증가세가 둔화했다. 

18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모든 경제 주체들이 보유한 국민순자산은 2경3039조원으로, 전년보다 2.1%(472조원) 증가했다. 증가 폭은 2022년(3.1%·688조원)보다 크게 줄었다. 국민순자산 증가율이 낮아지면서 작년 말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2401조원) 대비 배율(9.6배)이 2022년(9.7배)보다 떨어졌다.

이에 대해 김민수 한은 국민B/S팀장은 "비금융자산 가운데 토지 자산이 38조원 감소한 데다 순금융자산의 증가 폭도 1년 사이 202조원에서 30조원으로 급감했기 때문"이라며 "국내외 주가 상승과 환율 변동이 거주자의 평가이익(대외금융자산)보다 비거주자의 평가이익(대외금융부채)에 더 큰 영향을 미치면서 거래 외 금융자산 증감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1인당 가계 순자산은 2022년 말(2억4039만원)보다 불과 1.6% 많은 2억4427만원으로 추정됐다. 국민대차대조표 통계에서는 가계 부문만을 따로 추계하지 않기 때문에 이 추정액은 '가계 및 비영리단체' 전체 순자산(1경2632조원)을 추계 인구(약 5171만명)로 나눈 값이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전체 순자산(1경2632조원)은 전년보다 1.7%(210조원) 불었다. 자산의 구성 비중을 보면 작년 말 기준 △주택 50.3% △주택 이외 부동산 25.2% △현금·예금 19.1% △보험·연금 11.5% 순이었다. 부동산 경기 부진과 함께 주택을 포함한 부동산의 비중이 2022년 77.1%에서 지난해 75.5%로 떨어졌다. 집값 하락에 따라 주택자산이 2.3%(-147조원) 줄어든 데 따라 비금융자산이 0.4%(-38조원) 감소했지만 금융자산은 4.7%(+233조원)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부동산(토지+건물) 자산은 1경6841조원으로 1년 전보다 1.2%(207조원) 불었다. 주택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주택시가총액(6839조원)은 1.7%(-118조원) 떨어지면서 2년 연속 감소했다. 이에 따라 GDP 대비 배율도 1년 사이 3.0배에서 2.8배로 낮아졌다. 

국제 비교를 위해 시장환율(2023년 중 1306원/달러)로 환산한 1인당 가계 순자산은 18만7000달러로 나타났다. 일본(18만3000달러)보다는 많았지만 미국(46만5000달러)·오스트레일리아(39만3000달러)·캐나다(28만2000달러)·프랑스(23만 달러)·독일(22만4000달러)·영국(21만3000달러)보다 적었다. 구매력평가환율(2023년 중 933원/달러) 기준으로는 한국(26만2000달러)이 일본(22만9000달러)과 영국(23만7000달러)을 제외한 주요국보다 낮았다. 다만 오스트레일리아·캐나다·프랑스·독일·일본의 순자산과 환율은 2022년 말 기준이기 때문에 직접 비교에 다소 무리가 있다.

한은이 이날 공개한 국민 대차대조표는 기준연도를 2015년에서 2020년으로 바꾼 결과다. 개편에 따라 2020년 말 국민순자산(1경8882조원)이 기존 시계열보다 5.3%(942조원) 늘었고, 2008∼2022년 국민순자산도 연평균 4.2% 증가했다. 이번 개편부터 기존 주거용 건물과 부속 토지를 각각 산출하던 방식에서 주택자산의 가치를 일괄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주거용건물 부속 토지 금액이 상향 조정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한은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