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노동당 정부 “경제 성장으로 국가 기초 바로 잡겠다”
녹색 정책에 환경 단체는 ‘환영’
새로 출범한 영국 노동당 정부는 17일(현지시간) 의회 공식 개원식에서 경제 성장 촉진으로 국가 기초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사회기반시설과 주택 건설을 늘려 침체한 영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가디언과 더 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찰스 3세 영국 국왕은 이날 웨스트민스터궁(국회의사당)에서 킹스 스피치(King’s Speech·국왕 연설)를 통해 “노동당 정부는 지속적 경제 성장을 추진하고 주택 부족, 에너지 등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서비스 중심의 정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찰스 3세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40개 주요 법률 제정 계획을 발표했다. 국왕의 연설은 정부가 작성하기 때문에 키어 스타머 정부의 주요 정책 청사진과 입법 계획을 킹스 스피치 형식으로 공개한 셈이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첫 의회 토론에서 “우리는 성장의 잠금을 풀고 영국의 브레이크를 해제할 것”이라며 “이것이 국가 쇄신과 재건의 길”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성장 촉진 정책으로 사회기반시설과 주택 건설 활성화를 내세웠다. 노동당은 5년간 주택 150만 채를 신축한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는데, 이를 위해 ‘계획과 사회기반시설 법안’을 통해 건설을 막는 각종 제약을 푼다.
노동당이 선거 공약으로 세웠던 철도 국유화와 청정에너지 국영 기업 신설도 국왕 연설에 포함됐다. 민간 여객 열차 운영권을 공기업인 ‘그레이트 브리티시 레일웨이’(GBR)로 넘겨 GBR 운영을 본격화한다. 국영 GB에너지는 재생에너지 사업을 시작하고, 지속 가능한 항공유 생산 지원 법안도 추진한다. 녹색 계획의 일환으로 민간 부문과 협력해 육상 풍력발전은 2배, 태양광발전은 3배, 해상 풍력발전은 4배로 늘리겠다고 했다.
환경 단체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린피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번 연설은 지난해와는 차원이 다르다”면서 “기후에 대한 정치적 리더십에 있어서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노동자의 권리 부문에서는 최소 노동시간을 설정하지 않아 노동 착취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제로아워 계약’ 폐지, 취업 첫날부터 출산휴가와 유급 병가 허용, 사용자에게 유리한 근로 계약을 위한 ‘해고 후 재고용’ 금지, 노조 활동에서 불필요한 제약 철폐 등이 추진된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발표와 관련해 “장기적으로 영국의 기초를 바로잡을 것”이라며 “우리가 직면한 도전에는 쉬운 해답보다 단호하고 인내심 있는 진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중 경제 활성화는 노동당 정부의 성공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그간 노동당은 영국 경제 상황이 악화한 원인을 14년간의 보수당 통치 탓으로 돌려왔기 때문이다. 노동당은 하원 650석 가운데 411석을 차지해 정책 추진 동력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다. 그러나 낮은 경제성장률과 생산성, 주요 7개국(G7) 중 최저 수준인 투자, 높은 공공부채 등 상황은 노동당이 직면한 악재로 꼽힌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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