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골대 그물까지 찬 중랑천…동부간선 통제에 꽉 막힌 도로[르포]
18일 오전 10시 서울 성동구 군자교 인근 동부간선도로. 군자교 아래로 흐르는 중랑천은 전날부터 이어진 집중호우로 수위가 크게 불어나 있었다.
중랑천 옆에 마련된 체육공원의 농구 골대는 그물 바로 아래까지 잠겼다. 국궁장은 '성동구 국궁장 살곶이정'이라는 간판만 물 밖으로 나와 있었다.
같은날 새벽 3시26분을 기준으로 서울 동부간선도로 수락지하차도부터 성수JC(분기점)까지 전 구간 통행이 금지됐다. 서울 노원경찰서가 수락지하차도 양방향에서, 서울 성동경찰서가 동부간선도로 성수JC 양방향에서 시민 안전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이날 오전 10시 성수JC 구리 방향 진입로 앞에는 '긴급 통제·도로 침수·긴급 통제·우회 바람'이라고 적힌 안내판이 세워졌다. 빨간색 차선으로 표시된 동부간선도로 진입로 주변으로 주황색 라바콘 10개가 줄지어 놓였다.
형광 노란색 우의를 입은 교통경찰들은 경광봉을 들고 차들에게 우회하라고 손짓했다. 일부 차들은 동부간선도로가 통제된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한 듯 진입로 앞에서 20초가량 머뭇거리다 차선을 바꿔 지나갔다.
동부간선도로는 중랑천의 수위에 따라 통행 가능 여부가 결정된다. 서울 노원구 월계1교에 있는 수위표를 기준으로 중랑천의 수위가 15.43m를 넘으면 경계수위 단계로 통제 준비에 들어간다.
천이 더 불어나 수위가 15.83m를 넘으면 램프를 1차 통제한다. 수위가 16.23m 이상을 기록하면 2차로 본선 차로까지 모두 통행이 금지된다.
이날 월계1교에 표시된 수위표의 16m 눈금 위로 중랑천 물이 찰랑거렸다. 지난 17일 월계1교 수위표가 16.23m를 넘겨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4시간 동안 동부간선도로 전 구간 차량 통행금지가 한 차례 이뤄졌다. 18일도 중랑천이 16.23m 이상 차오르면서 동부간선도로 전 구간 통행이 또다시 금지됐다.
성동경찰서 교통과 교통안전계 소속 이원규 경감은 "기준 수위에 다다르지 않더라도 금방 물이 불어나 도로 위의 차량을 덮칠 수 있어 예의주시한다"며 "도로 통제 공지가 나기 전 교통경찰들이 출동해 진입로부터 막고 최대한 빨리 도로 위에 있는 차들을 우회 도로로 보낸다"고 밝혔다.
같은 시각 노원경찰서 소속 교통경찰 2명이 서울 노원구 월릉교 인근 동부간선도로 진입로를 막고 있었다. 동부간선도로가 통제되면서 일반 도로로 차량이 몰려 정체가 시작됐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백화점 앞 사거리에는 차량 통행이 늘어나 꼬리물기가 이어졌다. 신호등의 초록 불이 켜져도 4~5대밖에 진입하지 못했다.
노원구에 거주하는 40대 송모씨는 "동부간선도로가 막히면 동부간선도로를 이용하는 사람만 불편한 게 아니라 다른 도로로 차들이 몰려서 불편이 생긴다"며 "병목 현상이 생겨 정체도 자주 일어난다"고 말했다.
오전 10시46분을 기점으로 내부순환로 성수방향 마장~성동구간 교통 통제가 전면 해제되면서 교통경찰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무전기 너머로는 "내부순환로 교통 통제 해제가 가능한지 현장 상황을 검토해달라"는 내용이 흘러나왔다. 내부순환로와 이어지는 동부간선도로 인근으로 경찰차 3대가 한 번에 모였다.
통행 가능 여부는 현장 경찰과 서울경찰청, 도로교통공사 등의 논의를 거쳐 결정된다. 동부간선도로는 하천 수위 증가로 통행 해제가 쉽지 않은 상태였다. 대신 고가로 이어지는 내부순환로 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동부간선도로로 빠지는 길목에는 '긴급상황 진입 금지'라는 빨간 천막을 내렸다.
이 경감은 "교통을 계속 통제하다 보면 다른 도로로 차들이 몰리고 민원도 많이 접수된다"며 "실시간으로 현장을 확인하고 서울경찰청, 도로교통공사와 소통을 통해 통행이 가능하다면 길을 뚫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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