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 조정석[인터뷰]

이다원 기자 2024. 7. 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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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정석, 사진제공|잼엔터테인먼트



배우 조정석에겐 ‘좋은 기운’이 흐른다. ‘도를 믿으십니까’의 기운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마저 긍정적으로 웃게하는 ‘긍정 에너지’다. 좋은 배우 또한 긍정적인 성격과 인성이 더해져야 비로소 완성되는 거라 더 노력한다고 그는 말한다.

“좋은 배우로서 가장 큰 조건은 인성이라고 생각해요. 45살인 제가 인생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 잘 모르겠지만, 좋은 인성을 가진 배우와 그렇지 못한 배우가 같이 연기를 시작했을 때 좋은 인성을 지닌 배우가 더 잘하고 성장할 거라고 믿거든요. 왜냐하면 좋은 사람 곁엔 더 좋은 사람들이 모일 거니까요. 혹여나 못된 사람이 섞여있어도 그걸 잘 받아쳐내는 경험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요. 30대 초반부터 생긴 생각인데 무대 경험이 쌓이고 쌓여 이런 결론이 나온 것 같아요.”

조정석은 18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신작 ‘파일럿’(감독 김한결)을 개봉하는 소감과 코믹 연기에 대한 생각, 딸과 아내 거미에 대한 사랑 등을 공개했다.

배우 조정석, 사진제공|잼엔터테인먼트



■“젠더 이슈 담은 코미디 부담? 전혀 없었죠”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가 ‘한정미’로 파격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코미디다. 이기적이고 성인지감수성이 약했던 주인공이 일종의 ‘젠더 체인지’로 차별과 편견을 인식하고 개과천선하는 이야기다. 국내에선 젠더 이슈에 대한 첨예한 논쟁이 이뤄지고 있어 이에 대한 부담은 없었는지 궁금했다.

“글쎄요. 코미디라는 장르로 제가 여자로 변신했을 때 나오는 이야기들에 대한 그런 부담은 없었어요. 그저 시나리오가 정말 재밌었고, ‘한정우’란 캐릭터가 갈등을 헤쳐나가고 성장해나가는 지점이 흥미로웠을 뿐이고요. 또 뮤지컬 ‘헤드윅’도 오랫동안 해왔던 터라, 이 이야기에 흠뻑 빠질 수 있었죠. 젠더 이슈에 대해선 이 인물이 갈등을 갖게 되는 환경적인 설정일 뿐이라는 느낌만 받았어요. 다만 과오를 깨닫고 반성하는 대사를 할 땐 한정우과 과거 분명 잘못한 지점이 있었고 그걸 뉘우치면서 한단계 성장하는 지점이라고 받아들여졌고요.”

아름다운 조정석, 아니 한정미.



그는 이번 작품에서 파격 여장에 도전한다.

“분장하는 피팅 테스트를 정말 길게 했어요. 처음엔 분장팀도 ‘뭔가 많이 아쉽지만, 우린 해낼 수 있어’ 이런 분위기였고요. 하하. 긴머리 가발을 썼다가 탈락, 쌍꺼풀 테이프에 도전했다가 그것도 탈락. 여러번의 탈락 끝에 완성해낸 게 지금 작품에 반영된 모습이고요.”

신기하게도 여장을 하니 박보영과 최강희를 닮은 것 같았다고 하니 부끄러운 미소만 지었다.

“제가 그런 댓글을 보긴 했어요. 최강희 선배를 닮았다고요. 그래서 다시 영화를 보니 ‘어? 약간 있긴 하네?’ 싶었거든요. 하지만 두 분에게 굉장히 죄송했죠.”

배우 조정석, 사진제공|잼엔터테인먼트



■조정석의 새로운 도전…40대의 헤드윅, 신인가수 조정석

그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 연장선 상으로 20대부터 해왔던 ‘헤드윅’을 40대가 되어서도 놓지 않는 거라고 설명했다.

“20대에 처음 헤드윅을 했을 땐 빨리 40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잘하고 싶은 열정과 욕심 때문이었는데요. ‘40대가 됐을 때 연기하는 헤드윅은 어떨까, 얼마나 노련해질까’ 그때부터 궁금했어요. 40대가 된 지금으로선 20대 때 나와의 약속을 지킨 것 같아서 좋아요. 물론 체력이 떨어져서 아쉬운 건 있지만요.”

새로운 도전은 또 하나 있다. OTT플랫폼 넷플릭스와 손 잡고 ‘신인가수 조정석’이란 프로젝트에 뛰어든다.

“‘꽃보다 청춘-아이슬란드 편’ 감독, 작가와 아직도 친하고 종종 보는데요. 지난해에 오랜만에 만나서 저녁을 같이 먹다가 근황 토크를 했거든요. 그러다 제가 습작식으로 만든 노래를 들려줬는데 ‘너무 재밌다. 괜찮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냥 그렇게 헤어졌는데 며칠 뒤에 제작진으로부터 ‘신인가수 프로젝트’가 있는데 같이 해보자고 연락이 왔어요. 저도 솔깃하더라고요. 그래서 시작을 해본 거죠.”

더불어 이 모든 도전은 화목한 가정이 있어 가능했다며 아내와 딸에 대한 자랑을 숨기지 않았다.

“제겐 가정이 늘 최우선이에요. 화목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선 집안 공기가 균형적으로 흘러가야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렇지 않으면 저도 정말 싫을 것 같거든요. 나만의 안식처 같은 집에서 아내와 딸이 함께 있으면 정말 힘이 나죠. 지금 딸이 5살인데요. 촬영 없고 시간 나면 많이 놀아주려고 해요. 지금 제 개그를 가장 좋아할 연령대라 제 말에 자지러지는데요. 이따가 집에 가서 또 해파리 놀이 해줘야 할 것 같아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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