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폭탄” “총기난사”…‘나경원 청탁’ 파장 커지자 한동훈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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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후보 4명의 상호 공격이 '자해 수준'에 이른 가운데, 나경원 후보가 과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건 공소 취소'를 부탁했다는 한동훈 후보의 폭로가 나와 갈등은 극으로 치닫고 있다.
당내에서도 한 후보를 향한 비판이 커지자 한 후보는 "신중치 못했다"며 발언 하루 만에 공개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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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한동훈 입이 최대 리스크” 원희룡 “이러다 다 죽는다”
韓, 파장 커지자 “신중치 못했다” 사과…‘공소 취소’ 부정 안 해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후보 4명의 상호 공격이 '자해 수준'에 이른 가운데, 나경원 후보가 과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건 공소 취소'를 부탁했다는 한동훈 후보의 폭로가 나와 갈등은 극으로 치닫고 있다. 당내에서도 한 후보를 향한 비판이 커지자 한 후보는 "신중치 못했다"며 발언 하루 만에 공개 사과했다.
논란의 발언은 지난 17일 CBS 라디오에서 생중계된 당대표 토론회에서 나왔다. 한 후보는 나 후보와의 토론 중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당시 나 후보가 연루된 '패스트트랙 사건'을 소환, "제게 공소를 취소해 달라고 부탁한 적 있지 않냐. 저는 그럴 수 없다고 말했었다"고 밝혔다.
나 후보는 2019년 4월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시절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당시 의안과 사무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을 점거해 회의 개최를 방해한 혐의로 2020년 1월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공직선거법 개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강행으로 여야는 충돌했고 여전히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과 보좌진 27명, 민주당 측 10명이 관련 재판을 받고 있다.
나 후보는 토론회 뒤 페이스북을 통해 한 후보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역시 한동훈 후보의 '입'이 우리 당 최대 리스크다. 한 후보가 입을 열면, 우리 당을 위험에 빠뜨리는 폭탄과 같은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고 적었다. 18일 보수 진영 최대 외곽 조직 '새미준'(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의 정기세미나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한 후보가 해야 될 말과 하지 말아야 될 말에 대한 분별이 없는 것 같다. 좌충우돌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원희룡 후보도 해당 세미나에서 한 후보를 두고 "피아 구분을 못 하고 동지 의식이 전혀 없는 걸 보면 정말 더 배워야 한다"며 "동지 의식이 없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드러낸 발언"이라고 비판에 가세했다. 전날엔 페이스북을 통해 "무차별 총기난사다. 이러다 다 죽는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당내에서도 한 후보의 폭로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이어졌다. 한 후보를 꾸준히 비난해온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공직자가 직무상 취득한 비밀을 자기 필요에 의해 상대방을 공격하는 자료로 악용한다는 것은 참으로 비열한 짓"이라며 "자기가 불리하면 무엇을 더 까발릴지가 걱정"이라고 직격했다. '원조 친윤(親윤석열)'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 의원 개개인의 아픔이자 당 전체의 아픔을 당내 선거에서 후벼 파서야 되겠나"라고 비판했고, 또 다른 친윤 윤한홍 의원도 이와 비슷한 취지의 글을 의원들의 단체 대화방에 올렸다.
이에 한 후보는 발언 하루 만에 "신중하지 못했던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공식으로 사과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공소 취소 부탁 거절 발언'은 '왜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대표를 구속 못 했느냐'는 반복된 질문에 아무리 장관이지만 개별 사건에 개입할 수 없다는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예시로서 나온, 사전에 준비되지 않은 말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은 공수처법 등 악법을 막는 과정에서 우리 당을 위해 나서다가 생긴 일"이라며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고생하는 분들을 폄훼하려는 생각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표가 되면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재판에 대한 법률적 지원을 강화하고, 여야의 대승적 재발 방지 약속 및 상호 처벌불원 방안도 검토,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나 후보가 과거 자신에게 공소 취소를 부탁했다는 데 대해선 따로 부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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