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 16시간 밤샘 근무"…도로 지킨 경찰들도 흠뻑 젖었다[르포]

김미루 기자, 최지은 기자 2024. 7. 1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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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호우로 수도권을 관통하는 주요 도로가 통제된 18일 오전.

전날 오전 3시쯤부터 이 도로 양방향 전 구간이 통제되면서 출근길 대란이 벌어졌다.

오전 11시쯤 노원구 월계동에 위치한 동부간선도로 '월릉교 진입로'에는 김삼준 경사와 이승원 경장이 근무 중이었다.

동부간선도로를 통제하니 이날 오전 4시부터 강변북로가 막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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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간선도로 통제 현장…서울 노원경찰서 교통센터 가보니
18일 오전 11시쯤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 위치한 동부간선도로 '월릉교 진입로'에서 김삼준 경사가 진입로를 차단하고 있다. /사진=김미루 기자

집중 호우로 수도권을 관통하는 주요 도로가 통제된 18일 오전. 서울 노원경찰서 교통센터에는 다급한 무전음이 쉴새 없이 울려 퍼졌다. 관할 구역 내 주요 도로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CCTV(폐쇄회로TV)에서는 월계1교 아래 중랑천 수위가 16m를 넘어서며 찰랑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교통량 많은 동부간선도로, 차들 모두 시내로 진입"

노원경찰서 교통과 교통안전계 김중균 팀장이 센터로 잠시 돌아왔다. 머리 위 모자부터 장화까지 빗물이 뚝뚝 떨어졌다. 이날 출근길 도로를 지키느라 정해진 시간보다 2시간 일찍 출근했다. 전날도 휴무 날이었지만 출근해 5시간 동안 교통 통제를 한 터였다.

김 팀장은 "교통량이 많기로 유명한 동부간선도로를 이용하던 차가 전부 시내로 들어왔다"며 "오전 7시부터 도로가 차들을 소화하지 못해서 꼬리물기 하는 차량들을 해결하고 있다"고 했다.

동부간선도로는 서울 동북부, 경기 동북부 거주 인구가 서울 강남 지역으로 오가는 주요 통로로 평소에도 교통 체증이 심한 도로로 꼽힌다. 수심이 얕은 중랑천을 따라 도로가 난 탓에 집중호우 때마다 상습침체가 빚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전날 오전 3시쯤부터 이 도로 양방향 전 구간이 통제되면서 출근길 대란이 벌어졌다. 경찰은 동부간선도로 진입로를 막아서면서 동시에 시내 다른 도로로 우회하는 차량을 관리해야 했다.

노원경찰서 교통과 교통안전계 김중균 팀장이 18일 오전 11시쯤 통제된 동부간선도로 월계교 구간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김미루 기자
16시간째 근무…비 오는 도로에서 김밥 한 줄로
18일 오전 11시쯤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 위치한 동부간선도로 '월릉교 진입로'에서 이승원 경장이 교통 체증을 관리하고 있다. /사진=김미루 기자

오전 11시쯤 노원구 월계동에 위치한 동부간선도로 '월릉교 진입로'에는 김삼준 경사와 이승원 경장이 근무 중이었다. 이들은 '도로 침수 긴급 통제 우회 바람'이라고 적힌 간판 앞에서 진입로로 들어올 수 있는 차량을 통제했다. 출근 시간이 한참 지난 시간에도 월릉교 사거리는 꽉 막혀 있었다.

야간 근무조였던 이들은 전날 저녁 7시부터 약 16시간째 도로를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도로를 통제할 만큼 비가 오지 않아도 현장 상황에 즉각 대비하려면 하천 수위가 통제 기준을 넘지 않아도 대기해야 한다. 이 경장은 "진입로 입구를 막고 있으면 눈치를 채고 밀고 들어오지는 않는다"며 "그래도 가끔 '못 들어가나'라며 물어보는 운전자도 있어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와 지역경찰들까지 동원됐지만 양방향 진입로마다 교통 체증 구간마다 1~2명씩 배치해야 하니 근무를 연장할 수밖에 없다. 끼니마저 챙기기 어렵다. 김 경사와 이 경장은 식사를 거르거나 김밥 한 줄을 먹으며 도로 위에서 허기를 해결했다.

이날 성동경찰서 직원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동부간선도로를 통제하니 이날 오전 4시부터 강변북로가 막히기 시작했다. 근무에 나선 교통과 교통안전계 소속 이동하 경위는 "장마철에는 쉬는 날에도 비상이면 나와야 하고 이날 오전 8시30분에 출근했지만 퇴근은 기약이 없다"며 "새벽 근무를 마치고 교대한 앞 팀도 집에 가지 못하고 대기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육안으로 보면 도로가 물에 안 잠겨있으니 도로 통제를 이해하지 못하고 불만을 토로하는 시민도 종종 있다"며 "보는 것과는 달라서 언제 물이 순식간에 차오를지 모른다"고 말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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