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한 살 사람들 아냐”…4명 쓰러진 봉화 주민들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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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이런일이" 초복날 농약 음독 사건이 벌어진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주민들은 지금도 놀란 가슴이 진정이 안된다고 했다.
주민들은 40명이 함께 먹었는데 어떻게 늦게 와서 먹은 사람들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했다.
"그날 같이 식사했지요. 우리 경로당에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네요. 회장도 사람이 좋고, 부회장도 성격이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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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경로당 앞에는 출입을 통제하는 노란띠가 설치돼 있다. 인근 쉼터 정자에서는 경북도경찰청 형사기동대 대원들이 경로당 회원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진행했다.
주민들은 40명이 함께 먹었는데 어떻게 늦게 와서 먹은 사람들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했다.
쉼터에서 만난 장모(84·여) 할머니는 뉴시스에 “어제 새벽 5시쯤인가 서울에 사는 아들이 ‘어머니는 괜찮으시냐’라고 전화가 와서 농약사고를 알았다. 평소에는 잠 깨운다고 아침에는 전화를 하지 않는 아들인데. 당일에는 이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장 할머니는 지난 15일 오전 초복을 맞아 경로당 여성 회원들과 함께 인근 식당으로 갔다. 모여든 여성 회원 41명은 오전 11시 40분경 오리불고기로 점심식사를 시작했다.
회장(76·여), 부회장(65·여), A(70·여)씨, B(78·여)씨, C(78·여)씨 등 5명은 다른 회원들보다 40여분 늦은 낮 12시 20분경 식당에 도착하면서 자연스럽게 같은 테이블에 앉게 됐다.
식사를 마친 후 부회장과 A 씨는 탁구를 치러 노인복지관으로 갔다가 쓰러져 안동병원으로 이송됐다. A 씨는 심정지 상태, 부회장은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식사 후 경로당으로 갔던 회장도 의식을 잃고 쓰러지면서 안동병원으로 옮겨졌다. B 씨는 당일 오후 경찰조사를 받던 중 쓰러져 인근 병원을 찾았다가 이튿날 증세가 악화되면서 안동병원에 입원했다.
같은 테이블에서 함께 식사했던 5명 중 4명이 농약 중독으로 쓰러지고, 한 명만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날 같이 식사했지요. 우리 경로당에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네요. 회장도 사람이 좋고, 부회장도 성격이 좋은데.”
경로당 앞을 지나가던 한 할머니는 “혹시 원한을 샀나”라면서도 “그럴 사람들이 아닌데”라며 고개를 저었다.
병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환자들의 의식이 없는 상태”라며 “약 조절 등을 통해 치료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도 수사전담팀을 구성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북경찰청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총 57명의 수사전담팀을 편성했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 특정을 위해 다각적으로 수사 중이지만 아직 용의자를 특정하지는 못한 상태”라며 “현장 CCTV 분석, 관련자 조사 등을 통해 사건 경위를 명확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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