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정책에 은행 이익도 왔다갔다…'밸류업' 진정성도 '흔들'

김도엽 기자 2024. 7. 1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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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서 5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30년 만기로 받으면 0.1%포인트의 금리 차이로 갚아야 할 이자가 1000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은행권의 이익도 변동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최근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결정되자 외인들은 은행의 IR담당자를 통해 '후보자가 기존 밸류업 정책을 이어갈 의지가 얼마나 있느냐'를 물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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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0.1%'가 아쉬운데 이상한 금리④
[편집자주] 은행에서 5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30년 만기로 받으면 0.1%포인트의 금리 차이로 갚아야 할 이자가 1000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금융소비자에게 민감하지만 당국 정책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한다. 요동치는 대출금리를 파헤쳐본다.

4대 금융그룹, 순이자마진/그래픽=윤선정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은행권의 이익도 변동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의 '정책 리스크'가 이익 예측성을 떨어뜨려 '기업 밸류업'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의 지난 1분기말 이자이익 합은 10조387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9조7920억원)에 비해 6.1% 늘어난 수치다.

자산이 늘고 NIM(순이자마진)이 상승한 결과다. 이자이익 증가엔 대출금리를 높이라는 당국 압박도 한 몫 했다.

최근 주택담보대출이 급격하게 늘자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우려를 내세우며 은행권의 금리 인상을 유도하고 있다. 이달 들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일제히 전세대출과 주담대의 가산금리를 높였다.

시장금리가 떨어지면서 은행권의 조달금리는 내려가고 있는 데 반해 대출금리가 올라가면 NIM이 개선되며 수익성이 높아진다. 은행권 주담대 고정형 상품의 준거금리가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올해 초 3.820%에서 지난 16일 3.310%로 0.51%포인트(P) 내렸다. 반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같은 기간 3.28~5.33%에서 2.86~5.63%로 상단이 오히려 올랐다.

이에 4대 금융의 지난 1분기 NIM은 지난해 4분기에 견줘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저원가성 예금이 많은 KB·신한금융은 지난해 1분기부터 4분기 연속 상승세를 그리며 각각 0.07%포인트(P), 0.06%P 올랐다. 금리 압박은 2분기와 3분기 NIM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은행권은 이자이익이 늘어난다고 마냥 좋지도 않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를 역행하는 부분을 두고 이자장사한다는 비판이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금융당국 행보에 따라 금융권의 이익 예측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부담된다. 정책에 따라 순이익이나 건전성 등 주요 지표가 변하면 '밸류업' 진정성도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정책의 연속성에 매우 민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결정되자 외인들은 은행의 IR담당자를 통해 '후보자가 기존 밸류업 정책을 이어갈 의지가 얼마나 있느냐'를 물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대형금융지주 IR담당 임원은 "수장이 바뀔 때마다 외인들로부터 '정책이 급선회하는 거 아니냐, 연속성이 있느냐'는 물음이 제기된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일종이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밸류업의 관점에서도 시장에 일관된 신호를 주기 위해 금융당국이 정책적 개입을 자제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감독당국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지만 은행을 통제해 목적을 달성하려는 관치 만능주의는 적절하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고 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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