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강석원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장 “AI 기술 발전-저작권 제도 정립 함께 가야”
“최근 인공지능(AI) 발전으로 저작권 보호와 이용환경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기술 발전에 따른 저작권 현안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대한민국 저작권 분야 중추기관이다. 창작의 날개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 구축과 저작권 이용 환경조성을 통해 올바른 저작권 문화 구축에 앞장서 왔다. 저작권 이슈에는 늘 위원회가 함께했다. 저작권 제도 정립과 기술 발전의 조화를 통해 창작자와 이용자가 함께 번영하는 지속 가능한 저작권 생태계 조성의 중심 기관이다.
최근 위원회가 더 분주해졌다. AI 저작권 문제가 전 산업의 주요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AI 기술은 생명과학, 기후변화, 교육, 금융, 농업 등 우리 사회 전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 등장은 창작 환경을 급격히 변화시키고 있다.
AI 학습에 사용되는 데이터에 포함된 창작물의 저작권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AI 산출물과 인간의 창작물을 어떻게 구별할 것인지 등 다양한 쟁점이 생겨나고 있다. 산적한 문제에 대한 개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강석원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저작권 산업 현주소와 AI가 몰고 온 산업 변화에 대응할 복안을 들어봤다.
대담=김원석 통신미디어부 부국장
-한국저작권위원장으로 취임하셨다. 소회는.
▲매우 영광스럽고 또 한편으로는 큰 책임감을 느낀다. 취임 이후 굉장히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저작권과 관련된 여러 환경 속에서, 열심히 노력해 온 위원회 역할과 책임을 더욱 깊이 인식하게 됐다. 또 “해야 할 일이 참 많구나”를 깨닫기도 했다.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라 권리자·이용자 등 다양한 수요자들의 요구가 나온다. 이에 대한 위원회 역할은.
▲디지털 혁신과 정보화 사회 변화는 저작물(콘텐츠) 이용의 다양화와 다변화 시대를 열었다. 음악 신탁관리단체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간 저작권료 징수요율 산정 갈등, 방송사가 이용하는 음악에 대한 객관적·신뢰성 높은 내역 자료 부재에 따른 저작권료 소송 등 권리자와 이용자 간 분쟁이 더욱 가속화 하고 있다.
이는 권리자 및 유통사, 서비스사업자 등 이용자에 대한 수요자 중심의 요구를 해소할 수 있는 권리관리정보, 저작권 이용정보, 음원-권리정보 등 근본적인 정보 부재로부터 발생한다.
위원회는 이러한 정보의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 댐의 정보를 활용할 예정이다. 정보 공유, 맞춤형 분석 및 제공 등을 통해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수요자 요구에 적극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
-최근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 등장으로 다양한 저작권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과도한 규제 입법은 AI산업 육성에 독이 될 것이라고 본다. 생성형 AI와 관련된 위원회 역할과 계획에 대해 들려달라.
▲생성형 AI 기술이 발전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됨에 따라 콘텐츠 제작 방식이 혁신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AI 사업자, 저작권자, AI 이용자 등 이해관계자 간 저작권 법·제도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해졌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위원회가 운영한 AI-저작권 제도개선 워킹그룹에서는 생성형 AI 산출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이해관계를 갖는 AI 사업자, 저작권자, AI 이용자에게 저작권과 관련해 유의해야 할 사항을 안내하기 위한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를 발간했다.
올해 위원회에서도 생성형 AI 관련해 AI-저작권 제도개선 워킹그룹을 재차 운영하면서 생성형 AI와 저작권에 관한 쟁점별 이해관계자로 구성된 분과를 편성하여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AI 법제도 개선 방안 연구진과 연계해 소통과 협업을 통해 쟁점을 검토하고 대책을 마련하고자 한다.
우리 위원회는 저작권자와 이용자 입장을 함께 고려한 균형있는 저작권 법·제도를 마련, AI 기술 개발 및 관련 산업 발전을 도모하면서도 인간의 창작활동이 존중받을 수 있는 저작권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다른 국가와의 저작권 분야 교류 협력을 어떻게 할 계획인가.
▲한류 콘텐츠의 전 세계적 확산과 디지털 환경에서의 저작물 유통이 활발해짐에 따라 국제적인 저작권 교류와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저작권 분야 교류 협력은 크게 2가지 방향성을 갖고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는 저작권 법제 및 정책 선진국과의 활발한 교류다. 이를 위해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관할 국제회의에 주도적 참여해 국제 현안에 대한 흐름을 선도하고 이를 기반으로 우리 제도를 발전시키려고 한다.
일례로 지난 7월 4일 문체부와 EU집행위원회가 주최하고, 위원회와 유럽연합지식재산청(EUIPO)이 공동 주관한 '한-EU 국제 저작권 라운드테이블' 행사 같은 경우 양국의 음악 저작권 정책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상호 발전 방향을 찾아보는 좋은 기회였다.
두 번째는 한류의 글로벌화에 따른 한류 확산 국가들과 저작권 분야 교류·협력을 통해 우호적인 저작권 환경을 조성하고 상호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WIPO와 협력해 저작권 분야에서 성장을 시작한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등 여러 국가의 저작권 분야 관계자 방한 연수 등을 통해 이들 국가가 저작권 인식을 높이고 법·제도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또 중국과 일본 등 주변 국가들과는 지난 2005년부터 매년 양자 간 포럼과 정부간 회의 개최를 통해 상호 협력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왔다.
-웹툰, 웹소설 등을 둘러싼 일부 로펌들의 과도한 저작권 소송이 문제되고 있다. 권리자와 이용자 간 또는 권리자 간 저작권에 대한 분쟁도 증가하고 있다. 저작권 분쟁이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있는지.
▲우리 위원회는 저작권 분쟁의 민·형사 소송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 저작권 분쟁의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결을 위해 저작권 분쟁조정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저작권 분쟁조정 제도를 이용하면 저작권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조정부를 통해 저작권 분쟁을 신속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당사자간의 원만한 합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분쟁을 종결할 수 있다.
실제로 저작권 분쟁조정 건수는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3년 연평균 300건 이상의 저작권 분쟁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조정 성립률도 50%를 상회하고 있다. 저작권 분쟁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절감에 실질적 기여를 하고 있다.
향후에도 검찰 및 법원과의 협력을 통해 외부연계조정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수사기관이나 권리자 단체 등 저작권 분쟁조정 제도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지속, 저작권 분쟁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해소해 나갈 방침이다.
-저작권 분쟁의 예방과 창작자 권리보호를 위해서는 저작권 교육을 통한 인식제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위원회가 추진하는 저작권 교육은.
▲저작권이 우리 일상과 매우 가까워져서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모든 국민이 저작권에 대한 인식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한편으로는 급속한 기술 발전으로 저작권 이슈는 매년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를 반영, 국민 모두가 저작권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저작권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위원회는 청소년 및 학생, 일반인, 공공기관, 문화예술인, 산업종사자 등 대상과 환경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추진하기 위해 대면, 비대면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 청소년 전담강사(168명) 등 저작권 강사 333명을 활용, 매년 70~80만명에 가까운 인원을 교육시키고 있다.
-저작권상담센터 개소 10주년이다. 의의와 향후 운영 계획은.
▲2014년 5월 문을 연 상담센터는 10년 동안 문화, 예술, 학술, 소프트웨어(SW) 등 다양한 분야 창작자와 이용자를 포함하는 일반 국민들께 150만여 건의 저작권 상담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창작자 권리 보호와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환경 조성에 기여해 왔다.
앞으로 저작권상담센터는 급격한 기술 발전과 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한 저작권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저작권 유관 단체와의 협력을 강화한다. 찾아가는 저작권상담을 확대하는 등 저작권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
지속적인 홍보와 맞춤형 상담 서비스를 통해 더 많은 국민이 저작권을 쉽게 바르게 이해하는데 든든한 저작권 파트너가 되도록 하는 게 목표다.
-국립저작권박물관이 지난해 11월 개관했다.
▲국립저작권박물관은 국내 유일·최초의 저작권 문화서비스 제공을 위한 전시·체험시설이다. 어려울 수 있는 저작권의 개념과 사회적 가치를 쉽고 재미있게 알아보고 공감할 수 있는 저작권 전문 문화기반시설이다. 1층 상설전시, 2층 특별전시 및 교육, 문화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1만여 명의 관람객이 박물관을 방문했다. 박물관 전시·교육·문화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모두가 저작권 가치를 공감하고 전파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학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경남 진주로 오셔서 여행도 하시고 저작권에 대해 익히는 유익한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
-임기동안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위원회를 운영할 계획인지.
▲AI 기술 발전과 글로벌화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저작권 중요성이 커졌다. 그만큼 한국저작권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해야 할 일이 많다. 위원회는 지난해 국립저작권박물관 개관을 통해 중요한 변화를 맞이했다. 다양한 전시와 체험, 문화행사 등을 통해 저작권 중요성을 널리 알림과 동시에 함께하는 찾고 싶은 문화 공간으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AI 등 기술 환경 변화는 저작권 환경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변화를 계기로 국민들의 다양한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는 위원회가 될 수 있도록 업무 역량을 강화하고 AI 등 기술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
◇강석원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산업과장, 저작권국장을 역임하며 저작권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쌓아왔다. 문체부 기획조정실장으로서 조직의 발전과 효율성을 높이는데 기여해왔다. 건국대 사대부고,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한국과학기술원 공학석사, 박사와 미 퍼듀대에서 MBA 석사를 했다. 기술고시 29회에 합격해 1995년 정보통신부 국제협력관실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이동근 기자 foto@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더존비즈온 '옴니이솔' 비즈니스 AX 시대 연다
- 삼성 갤럭시Z6 사전판매 91만대…2030 선호도 역대 최대
- AI 디지털교과서, 세계 최초로 내년 도입...충분한 투자·성숙한 기술 `성공열쇠`
- 롯데 하반기 VCM 개최…3세 신유열 존재감 '각인'
- 트럼프 지지자들, 너도나도 '귀 붕대' 코스프레
- 최태원 회장 “기업·국가간 'AI 진영 구축' 전략 짜야”
- '尹 탄핵 청문회' 시작하자마자 아수라장…정청래 “형사고발 검토”
- 바이든, 대선 레이스 하차할까…펠로시 “사퇴, 곧 설득될 것”
- “애플, 아이폰17에 RCC 적용 안 해…내구성 등 우려”
-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기술주권 확보가 우선…R&D 예산 반영 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