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셋째형 이어 장관 둘째형...‘영월 쌀집 아들’ 유오성의 형제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유상임(65) 서울대 교수를 지명하면서 그의 집안이 관심을 받고 있다. 영화 ‘친구’로 유명한 배우 유오성과 검사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유 후보자의 동생이기 때문이다. 형제들이 각각 문과, 이과, 예체능 영역에서 성공을 거둔 점도 눈에 띈다.
유 후보자 형제는 단종 유배지로 잘 알려진 강원도 영월에서 태어나 쌀가게인 ‘대운상회’를 운영하던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유 후보자는 4남 1녀 중 둘째이고, 유상범 의원이 셋째, 유오성이 넷째 아들이다. 특히 어머니가 자식들 교육에 열성적이었다고 한다.
유상범 의원은 2020년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태어난 곳은 아주 깊은 산골의 집성촌”이라며 “어머니가 그곳으로 시집와서 5남매를 낳고 농사지으며 살다가, 계속 거기서 키우면 자식 좋은 교육을 못 시킬 것 같아서 영월 읍내로 이사를 갔다”고 말했다. 부모님은 어렸을 때부터 영특했다는 둘째 유 후보자가 중학교 2학년 때 서울로 유학을 보냈다.
유상범 의원은 “형이 서울대에 들어가니까 어머니가 나머지 아이들도 다 서울로 보내야겠다고 생각하셨다”고 했다. 서울에서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는 동안 어머니는 매주 밤 기차를 타고 올라와 먹을 것과 생활비를 챙겨주고, 다음 날 밤 기차로 내려가는 생활을 반복했다고 한다.
유 후보자는 이후 서울대 무기재료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아이오와주립대에서 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 항공우주국(NASA) 에임즈연구센터 박사 후 연구원, 일본 철도종합기술연구소 선임연구원 등을 거쳐 서울대 교수가 됐다. 유 후보자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현 소나무당 대표)와는 동서지간으로 알려졌다. 덕성여대 교수인 유 교수의 아내 남윤신씨와 송 대표의 아내 남영신씨가 자매 사이라고 한다.
형을 따라 ‘서울 유학’을 간 유상범 의원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거쳐 1989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검찰에서 대전지검 특수부장, ‘이명박 BBK 특검’ 파견, 서울중앙지검 3차장 등 특수 수사를 주로 하면서 검사장까지 올랐다. 유 의원은 2020년 4·15 총선에서 고향인 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지역구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고, 지난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그런 형들 사이에서 자란 유오성은 공부보다는 배우의 길을 택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와 방송을 통해 전국 등수를 다투던 수재였던 형들 때문에 열등감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내신 15등급 중 5등급이었다는 그는 상위권 성적에도 불구하고 “형들이 워낙 공부를 잘해 나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티가 안 났다”고 했다. 하지만, 그도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뒤 무명생활을 거치며 혼자 오디션 보러 다니다가 열 번째 출연작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1994)에서 주연을 따내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2001년 곽경택 감독이 연출한 영화 ‘친구’에서 주연인 건달 준석 역할을 맡은 뒤 정상급 배우로 떠올랐다. 그는 ‘주유소 습격사건’(1999), ‘간첩 리철진’(1999), 비운의 복서 김득구를 다룬 영화 ‘챔피언’(2002), ‘도마 안중근’(2004)’ 등 영화·TV 드라마에서 거친 남성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2019년엔 TV조선 ‘탐사보도 세븐 시즌2′의 진행자를 맡기도 했다.
유상범 의원은 ‘스타 동생’ 덕을 많이 봤다고 한다. 실제 유 의원은 처음 출마한 21대 총선 당시 검사장 출신이라는 경력보다는 유오성의 형이라는 점 때문에 대중적인 주목을 받았다. 유오성도 형의 선거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유 의원은 “(선거운동을 할 때)10명 중 7명은 저를 안 보더라”며 “왜 많은 분이 유세장에 유명 연예인들 데리고 오는지 알겠더라. 저는 공짜로 썼다”고 했다.
영화 ‘친구’와 얽힌 인연은 법조계에 이어 정치권으로도 이어졌다. 검사 출신인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곽경택 감독의 동생이다. 유 의원과 곽 의원은 서울 법대 선후배 사이로 과거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에서 같이 근무한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곽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부산 서‧동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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