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정위 ‘정보교환도 담합’ 제재 근거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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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앞으로 사업자 간 정보를 교환하는 행위를 담합으로 제재하는 사건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경제분석 강화를 위한 연구용역에 나선다.
공정위는 연구용역을 통해 국외 경쟁당국의 사례와 국내외 연구논문 등을 폭넓게 분석해 정보교환 담합 사건 경제분석에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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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LTV 담합’ 첫 적용 앞둬
공정거래위원회가 앞으로 사업자 간 정보를 교환하는 행위를 담합으로 제재하는 사건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경제분석 강화를 위한 연구용역에 나선다. 사업자들이 가격·생산량·원가 등 경쟁상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는 ‘정보교환 행위’가 담합 유형으로 명시된 만큼 연구용역을 통해 소비자 후생 감소를 입증할 논거와 분석 방법 또한 두텁게 마련해두려는 취지다.
18일 조달청 나라장터 누리집을 보면, 공정위는 최근 ‘정보교환행위의 경쟁제한성 판단을 위한 경제분석 방법’ 연구를 위한 용역을 발주했다. 공정위는 연구용역 과업지시서에 “법·제도적 연구와 더불어 경제분석 방법론에 대한 연구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경제분석은 경쟁법 집행에 활용하기 위해 기업의 특정 행위가 실제 시장에 미치는 효과를 경제학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공정위는 2021년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정보교환 행위를 담합의 한 유형으로 명시한 바 있다.
과거 공정위는 수차례 정보교환 행위를 담합으로 판단하고 무거운 과징금을 부과했다. 보험료 책정 때 적용하는 예정이율을 공유한 생명보험사 16곳(공정위 제재 시점 2011년·과징금 3630억원), 가격인상정보를 공유한 라면회사 4곳(2012년·1350억원), 가격·할인율·판매량 등을 공유한 대형화물차 제조사 7곳(2013년·1160억원)이 제재를 받았다.이들 사건들은 2심에선 판결이 엇갈렸으나 최종심에선 모조리 공정위가 패소했다. 대법원은 사업자 간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법 위반을 인정하지 않았다.
특히 대형화물차 담합 사건은 유럽연합(EU)의 조처와 대비되며 법 개정의 주된 근거가 됐다. 유럽연합은 2016년 대형화물차 제조사 5곳의 정보교환 행위를 담합으로 인정해 3조6천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당시 유럽연합 제재를 받은 5개 제조사 가운데는 국내서 공정위 제재를 받은 볼보·다임러·만트럭·스카니아 등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유럽 제조사들은 유럽연합에서는 혐의를 인정하는 리니언시(자진신고) 등으로 과징금을 감경받았으나 국내에서는 혐의를 부인하며 소송을 제기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공정위 쪽은 “법 개정을 통해 정보교환도 담합으로 볼 근거가 마련됐다”면서도 “실제 시장 내 경쟁을 훼손하는 효과가 발생하는지 여부를 경제학적으로 입증하는 부분도 중요해 연구용역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연구용역을 통해 국외 경쟁당국의 사례와 국내외 연구논문 등을 폭넓게 분석해 정보교환 담합 사건 경제분석에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공정위는 정보교환 담합 조항을 처음 적용한 담합 사건 제재를 앞두고 있다. 은행권의 ‘담보인정비율’(LTV) 담합 의혹이다. 공정위 심사관은 케이비(KB)국민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이 물건별 엘티브이 정보 등을 공유하면서 고객에게 불리한 조건으로 대출이 이뤄지도록 담합했다고 판단하고, 올해 1월 심사보고서를 은행 쪽에 발송했다. 공정위는 연내 전원회의를 열어 법 위반 여부와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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