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文정권서 국정원 美 활동 노출"…정치권 파장 주목

이슬기 2024. 7. 1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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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법당국이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의 한반도 전문가인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을 '한국 정부 불법 대리' 등의 혐의로 체포하면서 정치권에 후폭풍이 불어닥칠지 주목된다.

  공개된 공소장에 따르면 수미 테리는 2013년부터 지난해 6월쯤까지 국정원 간부의 요청으로 전·현직 미 정부 관리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등 한국 정부의 대리인 역할을 했고, 그 대가로 명품 핸드백과 연구활동비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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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북고위관리' 사임한 정 박까지 불똥
한·미 관계에 악영향 미칠까 '우려'
용산 대통령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사법당국이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의 한반도 전문가인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을 '한국 정부 불법 대리' 등의 혐의로 체포하면서 정치권에 후폭풍이 불어닥칠지 주목된다. 대통령실이 이번 사건과 관련한 감찰·문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한·미 관계 및 대미 로비 활동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미국 검찰의 수미 테리 연구원 수사 과정에서 국정원 요원의 활동이 노출된 것에 대해 감찰·문책을 검토하겠다고 18일 밝혔다. 국정원 활동 노출은 문재인 정부에서 일어난 일로, 감찰과 문책 대상은 문 정부 관련자들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 요원이) 사진에 찍히고 한 게 다 문재인 정권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당시 문재인 정부가 정권을 잡고 국정원에서 전문적 외부 활동을 할 수 있는 요원들을 다 쳐내고, 아마추어 같은 사람들로 채우니까 그런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감찰이나 문책을 검토해보겠다"며 "아무래도 문재인 정권을 감찰하거나 문책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앞서 미국 뉴욕 남부지검은 16일(현지시간) 수미 테리를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미 국무부도 "법무부의 법 집행은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개된 공소장에 따르면 수미 테리는 2013년부터 지난해 6월쯤까지 국정원 간부의 요청으로 전·현직 미 정부 관리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등 한국 정부의 대리인 역할을 했고, 그 대가로 명품 핸드백과 연구활동비 등을 받았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사 결과, 테리 연구원은 이외에도 약 3만7000달러(약 5111만원)의 연구 지원금을 불법적으로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소장에는 정 박 전 국무부 대북고위관리 겸 부차관보를 연상케 하는 '국무부 고위당국자'도 언급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공소장엔 수미 테리가 2021년 4월 16일쯤 워싱턴DC에서 국정원 요원과 저녁을 먹으며 "과거에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정보위원회(NIC) 고위급을 역임했으며 한국 업무도 담당하는 국무부 고위당국자와 테리의 친밀한 관계"에 대해 논의했다고 쓰여 있다. 박 전 부차관보가 여기서 언급된 '고위당국자'와 이력이 유사하다. 박 전 부차관보는 지난 5일 사임했는데, 그의 사임 배경과 이번 사태와 연관성에 대해서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국가정보원은 이와 관련 "한미 정보당국이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건이 한·미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이를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수미 테리 연구원은 서울 출생으로 12세에 이민을 가 터프츠대 플레처스쿨에서 국제관계학 박사 학위를 받고 2001년부터 CIA에서 8년간 한국 담당 선임분석관을 지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한국·일본·오세아니아 담당 과장과 동아시아 국가정보 담당 부차관보를 지냈고, 이후에도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 윌슨센터 아시아프로그램 국장 등으로 활발히 활동했다. 

미 사법 당국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보는 분위기다. 수미 테리 측은 혐의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수미 테리는 17일 뉴욕시에서 체포됐다가, 체포 당일 보석금 50만 달러(약 6억9000만 원)를 내고 풀려났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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