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랠리 탑승한 서학개미…국내투자자 해외주식 보유액 사상 최고치

김경민 기자 2024. 7. 1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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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2일(현지시간) 국립대만대학교 체육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인공지능(AI) 랠리에 힘입어 국내투자자의 외화증권(주식+채권) 보관금액(보유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도액과 매수액을 합친 결제금액도 반년만에 30%넘게 늘면서 서학 채권·주식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은 18일 올해 상반기 국내투자자의 외화증권 보관금액이 1273.3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1041.9억달러)보다 22.2% 늘은 것으로 사상 최대치다. 결제금액은 같은 기간 31.6% 증가한 2552.8억달러로 집계됐다.

보관금액에선 대부분을 차지하는 해외(외화)주식이 전년말 대비 23.1% 증가한 946.4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해외채권도 326.9억달러로 같은 기간 19.6% 늘어났다.

외화주식의 보유액 대부분은 미국으로 전체 보유액의 90.7%를 차지했다. 미국 주식 보유액은 858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26.2%나 늘었다.

국내투자자의 주식 보유액 상위 10개 종목은 모두 미국 빅테크 및 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로 나타났다. 이들이 차지하는 금액이 전체 외화주식 보유액의 49%(378억5600만달러)에 달해 미국 주식에 대한 쏠림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52조2900억원으로 국내투자자들은 현대차(약 54조원)의 시총에 달하는 금액만큼 이들 10개 종목을 사들인 셈이다.

보유액 상위 종목은 엔비디아(131억달러), 테슬라(119억달러), 애플(47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38억), 나스닥 지수 상승에 3배를 베팅하는 TQQQ(32억달러) 순이었다.

특히, 엔비디아의 경우 지난 연말 보유액이 44억달러에 그쳐 보유액 기준 상위 3위에 그쳤지만 올해에는 이보다 3배가까이 늘어 ‘국민서학주’ 테슬라를 제치고 보유액 상위 1위 자리에 올랐다. 인공지능 랠리로 주가가 급등한데다 서학개미들의 매수세가 몰린 여파로 분석된다.

한국예탁결제원 제공

매수와 매도액을 합친 결제금액의 경우 외화채권은 494억4000만달러로 직전 분기보다 4.3% 느는데 그친 반면, 외화주식은 2058.4억달러로 같은 기간 40.4%나 늘었다. 외화주식 결제액의 95.7%는 미국 주식이 차지했지만, 외화채권의 결제액 대부분(81.3%)은 유로시장 채권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화주식 결제금액 상위 종목에도 모두 미국의 반도체와 빅테크 관련 주식이 이름을 올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상승에 3배를 베팅하는 ETF인 SOXL(218억달러), 엔비디아(212억달러), 테슬라(132억달러), TQQQ(61억달러) 순이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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