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때문에 놓칠뻔한 체코 원전… 산업장관 “원전 정책 보장 요구 받아”

윤희훈 기자 2024. 7. 1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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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코리아의 체코 신규 원전 수주전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아킬레스건이었다.

수주전 최일선에 섰던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8일 체코 원전 신규 건설 수주 브리핑에서 "저희가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은 탈원전을 추진했던 부분"이라며 "오랜 기간 (사업을 하려면) 정책의 안정성과 신뢰성이 중요한데, 우리나라의 원전 정책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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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뛰어넘는 원전 프로젝트… 정책 지속성 중요시
산업장관 “수주전, 최대 난관은 탈원전 추진”
‘온 타임, 온 버짓’ 역량 인정 받아
“대통령 친서 들고 체코 다녀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체코 신규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팀코리아의 체코 신규 원전 수주전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아킬레스건이었다. 원전 사업은 계약부터 착공까지 4년, 착공에서 완공까지 7년, 완공 후 운영 기간 40년, 이후 정비·관리까지 총 60년을 이어가는 초장기 프로젝트다. 두 세대를 잇는 원전 산업의 특성상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참여 기업과 정부의 정책 안정성이 담보돼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 때문에 체코 정부 측에선 이번 수주전 협상 과정에서 우리 정부에 원전 정책의 안정성을 보장할 것을 요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논의 과정에서 전임 정부의 탈원전 정책처럼 한국의 정치적 지형 변화가 원전 정책 변화로 이어져 자국 사업에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한다.

수주전 최일선에 섰던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8일 체코 원전 신규 건설 수주 브리핑에서 “저희가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은 탈원전을 추진했던 부분”이라며 “오랜 기간 (사업을 하려면) 정책의 안정성과 신뢰성이 중요한데, 우리나라의 원전 정책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안 장관은 특히 “상대국에서 이 게(원전 정책) 바뀌지 않는다는 보장을 하라는 얘기를 한다”면서 “저희로선 이걸 어떻게 보장을 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어 “한국의 기술력과 산업 생태계가 잘 돌아가고 있다는 점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며 “한국의 자산인 산업 정책 환경을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도록 여야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탈원전 정책을 추진했던 전적에도 체코 원전 신규 건설을 수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안 장관은 한국 원전 산업의 경쟁력과 윤석열 대통령의 리더십을 꼽았다.

안 장관은 “(원전 건설 부분에서) 계획된 공기 내에 계획된 예산에 맞춰 (원전을) 건설한 것을 보여준 건 한국밖에 없다”면서 한국의 ‘온 타임 온 버짓(On time On budget·정해진 예산으로 적기 시공)’ 시공 능력을 체코가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 사막이라는 지리적 약점과 코로나라는 돌발 변수에도 UAE 바라카 원전을 계획된 일정 안에 완공했다. 반면 수주전 경쟁 상대였던 프랑스는 핀란드에 지은 올킬루오토 3호기가 예정보다 13년 늦게 전력을 생산했고, 2007년에 짓기 시작한 자국 내 플라망빌 원전은 아직도 완공하지 못했다.

안 장관은 또 “지난 4월 사실상 (체코 원전) 4기 입찰이 (한국과 프랑스의) 2파전으로 굳어진 이후 제가 체코를 3번 다녀왔다”며 “막후에서 치열한 협상과 소통이 있었고, 이걸 진두지휘한 것은 대통령이었다”며 세일즈 정상 외교의 성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안 장관은 “대통령께서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체코 대통령과 협의하는 와중에 저는 친서를 가지고 프라하에 가서 (피알라 총리와) 산업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며 “체코와 우리나라 산업 전체 차원에서 생태계를 같이 구축하는 안을 갖고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친서를 통해 체코에 원전 협력에 그치지 않고 전방위적인 산업 협력을 확대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장관은 “(대통령) 친서 내용을 공개하긴 어렵다”면서도 “우리 산업의 중장기적인 경쟁력이 앞으로도 계속 지원될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준 게 이번 수주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믿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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