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기업에서 직접 키우는 '사내 대학원' 설립 가능해지는데…“대학 경쟁 되겠나”

이지희 2024. 7. 1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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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양성한다고 대학에 첨단학과, 첨단분야 대학원 신설하는 것이 맞는 방향인지 모르겠어요. 기업에서 대학원을 직접 만들고 전문가들이 가르치면 더 적합한 인재를 키울 수 있을텐데 경쟁이 될지 의문입니다." 최근 만난 A대 관계자는 이런 우려를 내비쳤다.

D대 관계자는 "아무리 정부에서 지원해 첨단학과와 대학원을 늘린다고 한들 기업에서 운영하는 대학원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확연히 떨어질 것"이라면서 "교수 초빙과 관련한 규제를 풀고 적극적으로 인프라 확충에 나서는 등 첨단분야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대학도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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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인력 양성한다고 대학에 첨단학과, 첨단분야 대학원 신설하는 것이 맞는 방향인지 모르겠어요. 기업에서 대학원을 직접 만들고 전문가들이 가르치면 더 적합한 인재를 키울 수 있을텐데 경쟁이 될지 의문입니다.” 최근 만난 A대 관계자는 이런 우려를 내비쳤다.

내년 초부터 사내 대학원 도입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학에서는 위기감이 감지된다.

교육부는 15일 '2024년 산업교육 및 산학연협력 시행계획'을 발표하면서 4대 전략 중 미래·지역특화 산업분야 지역정주형 인재양성을 위해 사내 대학원 세부 설치·운영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내년 1월 17일부터 시행되는 '첨단산업 인재혁신 특별법'에 필요한 후속 조치다.

현행법상 사내 대학원은 평생교육시설로 석·박사 과정은 기업 내에서만 인정하는 학위다. 그러나 지난해 첨단산업 인재혁신 특별법이 통과되면서 대학이 직접 사내 대학원을 설립하고, 석·박사 학위도 기존 대학과 동일하게 인정받을 수 있다.

인재 양성이 주목적인 대학은 이런 상황이 반갑지만은 않다. 전문적인 인력과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과 달리 대학은 부족한 전문가 풀과 인프라 부족을 호소한다. 서울 B대 AI대학원 교수는 “AI 수요가 워낙 많다 보니 좋은 기관이나 기업에서 연구하던 사람들에게는 대학보다 좋은 옵션이 많은 상황”이라며 “아무리 좋은 조건을 내걸어도 산업 현장 전문가에게 보상 수준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전문가를 교수로 모시기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기업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인프라도 대학이 인재 양성의 걸림돌이라고 지적하는 부분이다. 첨단분야 전공 C교수는 “특정 첨단분야에서 국내 대학 중에선 서울대만 보유한 장비가 있는데 일부는 기업 후원을 통해 갖출 수 있었다”며 “지역 대학은 관련 수업이 있어도 인프라 부족으로 서울대로 원정 실습을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공계 인력난에 시달리는 기업들은 사내대학을 설립해 직접 전문가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LG AI 대학원과 삼성전자공대(SSIT)가 대표적이다. 빠르게 바뀌고 있는 첨단산업 분야에서 대학에서 키워내는 인력만으로는 산업계의 수요를 맞출 수 없다고 봤다.

LG AI 대학원은 인재 확보가 필수인 상황에서 복잡해진 고객의 요구, 치열해진 시장경쟁 상황으로 AI 인재 육성 체계의 도약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2020년 설립했다. AI 전문가를 길러내는 커리큘럼은 석·박사 과정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문 교수진 17명을 확보했다.

SSIT는 1989년 반도체 사내 기술대학으로 신설됐다. 2002년 SSIT로 개명하고 SSIT 정규 학사학위과정 설치 인가를 받았다. 학부는 8학기 전일제로 구성돼 있으며 대학원 과정은 석사 1.5+0.5, 박사 3+1 학제로 구성됐다. 현재 홈페이지 명단에 이름을 올린 교수진만 30명이다.

D대 관계자는 “아무리 정부에서 지원해 첨단학과와 대학원을 늘린다고 한들 기업에서 운영하는 대학원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확연히 떨어질 것”이라면서 “교수 초빙과 관련한 규제를 풀고 적극적으로 인프라 확충에 나서는 등 첨단분야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대학도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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