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총격범, 범행 62분전 이미 ‘요주의 인물’ 지목”…사살에 26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총격범이 이미 범행 62분 전 ‘요주의 인물’로 지목됐으며, 20분 전에는 경호국 저격수도 그의 위치를 파악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 ABC 방송은 현지 시간 17일 트럼프 유세장 총격과 관련해 연방수사국(FBI), 비밀경호국 등이 이러한 사건 경과를 미 의회에 보고했다고 복수의 사법 당국 관계자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보고에 따르면, 총격범 토머스 매슈 크룩스(20·사망)는 범행 62분 전인 오후 5시 10분 당국에 의해 ‘요주의 인물’로 지목됐으며 오후 5시 30분에는 거리측정기를 통해 위치가 특정됐습니다.

이후 오후 5시 52분 비밀경호국 저격수들은 그가 유세장 인근 건물의 지붕 위에 있다는 점을 확인했지만 10분 뒤인 오후 6시 2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단상에 올랐고, 크룩스의 총격은 오후 6시 12분에 시작됐습니다.

크룩스가 총격 뒤 사망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26초였습니다.

비밀경호국은 그의 첫 총격 뒤 11초 만에 목표물을 포착했고 15초 후 크룩스는 사살됐습니다.

비밀경호국이 크룩스를 포착한 뒤에도 즉각 대응하지 못한 것은 현장 혼선으로 인한 판단 지연 때문일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당시 크룩스가 발견된 건물에는 지역 경찰과 저격 부대가 배치돼 있었고, 비밀경호국 저격수들 역시 이 사실을 알았다고 합니다. 다만 수사관들은 용의자가 위협인지 여부를 먼저 파악해야 했기 때문에 비밀경호국 저격수들의 반응이 지연됐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법당국은 크룩스가 유세 당일 이전부터 범행을 준비한 구체적인 정황도 파악했습니다.

복수의 소식통은 크룩스가 총격 전 자신의 휴대전화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검색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와 전당대회 날짜도 검색했다고 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일정이 공개된 뒤인 이달 5일에는 매장에서 탄약 상자를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크룩스는 인근 건물에 설치된 에어컨을 타고 올라 범행 장소로 갔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또, 범행 당일 오전 유세 현장을 찾아 한 시간가량 머물다 떠난 것으로도 조사됐습니다. 이후 같은 날 오후 5시쯤 다시 유세장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무기 검색을 위해 설치한 자기 탐지기 근처를 돌아다닌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러한 크룩스의 모습을 의심스럽게 본 현장 당국자가 그에게 접근했지만, 그 무렵 크룩스는 뒤로 물러서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고 복수의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수사 경과를 의회에 보고한 당국자들은 크룩스의 범행 동기는 아직 규명하지 못했고, 크룩스의 휴대전화 검색 기록상에도 그의 정치적 견해는 전혀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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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순 기자 (ysooni@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