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민순자산 ‘찔끔’ 증가···집값 하락으로 증가세 둔화

임지선 기자 2024. 7. 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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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통계청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주체들이 보유한 전체 순자산이 약 2% 증가하는 데에 그쳤다. 1인당 가계 순자산은 약 2억4400만원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3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국민순자산은 2경3039조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에 비해 2.1%(472조원) 증가한 것이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배율은 9.6배로 전년(9.7배)보다 하락했다.

통상 국부로 표현되는 국민순자산은 가계와 정부, 기업 등 우리나라 경제주체들이 보유한 전체 순자산을 의미한다. 2022년 말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2경원을 넘어섰지만 증가세는 점차 낮아지고 있다.

항목별로 보면, 비금융자산에서 토지 자산이 전년보다 38조원 감소했고, 순금융자산 증가 폭도 1년 사이 202조원에서 30조원으로 급감했다. 토지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명목보유손익도 낮은 수준을 지속했고, 국내외 주가 상승과 환율 변동으로 금융자산의 거래 외 증감이 이익에서 손실로 전환되면서 국민순자산 증가세가 둔화된 것이다.

지난해 토지와 건물을 합친 부동산 자산은 전년 대비 207조원(1.2%) 증가한 1경6841조원으로 나타나 비금융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7.2%에서 76.6%로 줄었다.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비중이 떨어졌다. 이로써 지난해 말 주택시가총액은 6839조원으로 1.7% 감소해 GDP 대비 배율이 1년 사이 3.0에서 2.8로 낮아졌다.

국민순자산 중 정부와 기업을 제외한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전체 순자산(1경2632조원)은 전년보다 1.7%(210조원) 증가했다. 2022년에는 180조원 감소했으나 지난해에는 소폭 증가로 전환한 것이다. 이는 집값 하락에 따라 비금융자산은 0.4%(38조원) 감소했지만 주가 반등 등의 영향으로 금융자산이 4.7%(233조원) 늘어난 덕분이다. 가계의 부동산 비중은 2022년 77.1%에서 지난해 75.5%로 떨어졌다.

이로써 지난해 말 1인당 가계순자산은 2억4427만원으로 추정돼 전년(2억4039만원)에 비해 소폭 증가(1.6%)했다. 1인당 가계순자산은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1경2632조원)을 추계인구(약 5171만명)로 나눈 추정값이다.

국제 비교를 위해 지난해 시장환율(달러당 1306원)로 환산한 1인당 가계순자산은 18만7000달러였다. 이는 미국(46만5000달러), 호주(39만3000달러), 캐나다(28만2000달러), 프랑스(23만달러), 독일(22만4000달러), 영국(21만3000달러)보다 낮고, 일본(18만3000달러)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김민수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B/S팀장은 “지난해 주택 가격 하락에 따른 토지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비금융자산이 낮은 증가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이날 공개한 국민 대차대조표는 기준연도를 2015년에서 2020년으로 바꾸고, 토지자산 추계 방법 등을 개선한 결과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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