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뜯어보기] 뱅크웨어글로벌, 몸값 2배 뛰는 사이 영업이익은 마이너스로
“내년 흑자전환 기대”... 공모밴드에도 2026년 당기순이익 반영
금융 소프트웨어 기업 뱅크웨어글로벌이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적자여서 미래가치에 초점을 맞춰 기술특례로 상장하겠다는 것인데, 사실 뱅크웨어글로벌은 계속 적자였던 것은 아니다. 3년 전에는 영업이익이 났었다. 당시와 비교하면 이익은 적자로 돌아섰지만, 기업가치는 2배 정도 뛰었다.
회사 측은 올해까지는 적자를 지속하고, 내년부터 흑자 전환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는 수주 중단, 시장 경쟁 심화 등 때문에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적자 폭이 커지면 자본잠식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뱅크웨어글로벌은 증권신고서의 일부 내용을 수정해 지난 15일 제출했다. 일정도 연기됐다. 오는 23일부터 29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31일 공모가를 확정한 후 내달 1~2일 일반청약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공모 구조는 같다. 공모주식수는 총 140만주, 공모가액 밴드는 1만6000~1만9000원이다. 공모가액 밴드를 고려한 공모금액은 224억~266억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600억~1900억원이다. 상장 주관은 미래에셋증권이 단독으로 맡았다.
뱅크웨어글로벌은 은행,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코어시스템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금융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국내외 100여 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시스템 설계·구축·운영까지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IBM 출신인 이경조·이은중 대표가 뱅크웨어글로벌을 이끌고 있다.
뱅크웨어글로벌은 두 차례 증권신고서를 정정했다. 파두 사태 이후 금융감독원이 투자자 보호 목적으로 증권신고서 추가 기재를 요구하는 일이 빈번해진 영향이다. 기술특례로 상장하는 적자 기업의 경우, 월별 실적까지 꼼꼼히 기재하도록 요구한다. 실제 매출과 매출 추정치가 다를 경우, 시장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어서다.
뱅크웨어글로벌도 증권신고서에 감사받지 않은 6월 실적까지 기재했다. 올해 예상 실적의 절반 정도라고 고려하면 매출액은 한참 못 미치고, 손실은 더 컸다. 당초 회사 측은 올해 예상 매출액은 735억2200만원, 영업손실은 58억6000만원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회사 측에서 임시 집계한 6월까지 자료를 보면, 올해 반기 매출액은 239억3000만원, 영업손실은 74억3500만원으로 나타났다. 반기 기준이지만 올해 예상 매출액의 33%에 불과하고, 영업손실은 127%로 벌써 차이가 크게 난다.
대형 프로젝트 2개가 실적 성장에 발목을 잡았다. 우선 OK저축은행과 진행한 트러블 프로젝트(기간이 늘어나 원가율이 높아진 프로젝트)는 ‘팔수록 손해’보는 장사가 됐다. 프로젝트 기간이 길어지면서 매출 226억 원인 데 반해 매출원가는 43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어 일본 라인뱅크 프로젝트가 고객사 사정으로 무산된 점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해당 사업이 없어지면서 2023년에 반영한 잠재 매출액 82억원, 올해 12억원을 덜어내야 했다. 두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신규 인원을 채용하며 매출원가가 약 100억원 증가했지만, 성과는 내지 못해 올해 1분기 실적에 부담을 미쳤다고 한다.
뱅크웨어글로벌은 실적이 점점 악화하고 있다. 매출액은 2021년 950억원에서 2022년과 2023년 729억원으로 줄었다. 2021년에는 영업이익 35억원을 냈지만, 2022년부터 적자를 지속하며 역성장하고 있다.
상장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자본잠식 우려가 자리잡고 있다. 2022년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33억8300만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가 지난해 벗어났다. 그러나 적자 폭이 커지며 올해 1분기 기준 자본잠식률이 -52%로 다시 자본잠식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공모 자금이 들어와야 여유가 생기는 셈이다.
돈을 더 태우기 어려운 FI들도 상장을 종용하는 모양새다. 뱅크웨어글로벌은 지난 2015년 시리즈A에서 800만 달러(한화 약 92억원), 2021년 시리즈B에서 150억원을 유치했다. 투자단가는 주당 각각 6800원대, 8000원대로 추산된다. 벤처캐피탈은 공모가 하단 기준으로 최소 2배 평가차익이 예상된다.
상장 후 단기간에 쏟아질 물량도 상당하다. 상장 전에 투자한 중국 알리바바의 금융기업인 앤트파이낸셜의 자회사 API가 12.51%, 여러 벤처캐피탈이 14.37%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의 의무보유 확약기간은 상장 후 1개월이다. 3개월로 넓히면 상장 후 전체 물량의 68.05%가 시장에 쏟아질 수 있다.
한편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뱅크웨어클로벌의 기업가치를 산정하기 위해 2026년 추정 실적을 가져왔다. 2026년 매출액 1233억원, 영업이익 180억원, 당기순이익 153억원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이때 추정한 당기순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92억7100만원을 만들었고, 유사기업 PER 29.07배를 반영해 나온 주당 평가가액이 2만6361원이다. 여기에 할인율은 39.31%~27.93%로 적용하며 희망 공모 밴드가 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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