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초보 감독의 '백허그 리더십'...가을까지 웃을까
KIA 이범호(43) 감독은 17일 프로야구 광주 삼성전에서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선발 투수 양현종(36)을 뒤에서 끌어안았다. 아웃카운트 하나만 더 잡으면 승리 요건을 갖출 수 있었던 간판 투수를 일찍 내린 데 대한 미안함을 전한 것이다. 이 감독은 양현종이 굳은 표정을 풀지 않은 채 자리를 비켜나려 하자 ‘백 허그’ 상태로 몇 걸음 더 따라가며 계속 위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KIA는 4회까지 9-3으로 앞서 나갔다. 그런데 양현종이 5회 초 2점을 더 내주면서 9-5까지 쫓기더니, 다시 2사 1-2루 위기를 초래했다. 그러자 이 감독은 투수 교체라는 강수를 뒀다. 양현종은 마운드로 올라온 정재훈 코치에게 “계속 던지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결국 물러나야 했다.
양현종은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 역대 다승 2위(174승), 선발승 1위(172승)를 달린다. 올해는 지난 10일까지 17번 등판해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6승(3패·101과 3분의2이닝)을 거뒀다. 10년 연속 170이닝 투구에 도전하는 그로선 17일 조기 강판(4와 3분의2이닝 5실점)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이 감독은 KIA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후배 양현종의 마음을 알면서도 냉정한 판단을 했다. 지난달 25일 사직 롯데전에서 4회 초까지 14-1로 앞서다 결국 15대15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돌다리를 두드려 간 이 감독의 결정은 성공했다. 구원 투수 김대유가 삼진으로 이닝을 끝냈고, KIA는 10대5로 이겼다. 초보 사령탑인 이 감독은 17일 현재 2위 삼성과 5.5경기 차 선두로 팀을 이끌고 있다. 팀 내 다승 2위 윤영철(7승4패)이 척추 피로골절 진단을 받아 장기 결장이 우려되고, 작년 11승을 올린 이의리가 지난달 팔꿈치 수술을 하며 시즌을 이미 마감한 상황에서 이 감독이 어떤 리더십으로 위기를 헤쳐나갈지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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