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현물 ETF, 국내 도입 위한 논의 필요"

법무법인 광장, 과제 및 전망 세미나

이정명 광장 변호사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과 현물 ETF 도입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광장 제공]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국내 시장에 도입하기 위해 기존 법령의 개정 필요성을 검토하고, 가상자산 시장의 자본시장 리스크 전이 방지를 위한 방안도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법무법인 광장은 18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과 현물 ETF 도입: 과제와 전망'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김재진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닥사) 부회장과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박사, 이주현 빗썸 대외협력총괄실장, 이정두 한국금융연구원 박사, 이용재 미래에셋증권 선임매니저 등이 발제자와 토론자로 참석했다.

윤종수 광장 변호사는 "가상자산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며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2000조원을 넘어섰다"며 "특히 지난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성장세가 더 가팔라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늘 세미나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과 ETF 승인 등 가상자산 시장의 중요한 변동을 맞이해 시장에 참여한 당사자들이 마주하게될 각종 법적 이슈들을 쉽고 명료하게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가상자산 시장을 평면적으로 규율하는 첫 법률에 대한 실무적 관점과 현물 ETF 도입에 대한 전망을 짚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김재진 닥사 부회장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취지와 내용을 설명하고, 법 시행 이후 준비해야 하는 2단계 입법과 가상자산소득세 관련 이슈 등에 대해 제언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갑래 박사는 "가상자산소득세는 중요한 현안인데 지금 사회적으로 너무 중요하지 않게 다루어지고 있다"며 "(관련 논의에 진전이 없었던) 앞선 유예와 달리 이번 유예가 마지막 유예가 될 수 있도록 관계자들이 모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채굴 소득, 에어드롭 증여세 여부 등이 국민적인 논의가 국회에서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가상자산소득세를 양도소득 체계로 가져갈 것인지, 지금과 같이 일본처럼 기타소득으로 가져가 분리과세할지 논의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이정명 광장 변호사가 '가상자산 현물 ETF의 도입에 대한 고찰'을 주제로 발표했다.

가상자산 현물 ETF는 실제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거래되는 ETF로, 가상자산을 직접 보유해 그 시장 가격 변동을 추종하는 금융상품이다.

앞서 지난 1월 미 SEC가 블랙록, 그레이스케일 등 총 11개의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승인하며 처음 등장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이후 미국 ETF가 보유한 비트코인이 전체 비트코인 발행량의 약 4%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홍콩은 지난 4월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했고, 영국 금융감독청도 가상화폐 기반의 상장지수증권(ETN) 승인을 시사하고 지난 5월 런던증권거래소에 기관투자자 대상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가 상장됐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자본시장법상 ETF 기초자산에 가상자산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해외 현물 ETF의 중개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이 변호사는 자본시장법상 상장지수집합투자기구, 기초자산 요건, 지정참가회사 인가 범위, 가상자산 시장조성행위 금지 여부, 신탁 라이선스 문제 등 현재 현물 ETF 관련 국내 쟁점을 짚었다.

그는 "가상자산 현물 ETF의 도입을 결정하는 경우 기존 법령의 개정이 필요한지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며 "이밖에 가상자산 시장 리스크의 자본시장 전이 방지, 집중 리스크 완화 등도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이용재 선임매니저는 "현물 ETF는 가상자산을 명확한 자산으로 정의하고, 기관 투자자 유입으로 인한 시장 확대, 기초자산과 ETF 동반 성장 등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다만 가상자산의 위험이 금융기관으로 전이된다는 점과 월가가 비트코인을 독점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에 이어 홍콩이 ETF를 승인할 때 미국 정규 장이 끝나고 나서 이후에 발생하는 니즈를 흡수하기 위한 것도 빠르게 ETF를 승인한 이유 중 하나"라며 국내 현물 ETF 도입 시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시사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