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엔 지폐에 한국 경제침탈 주역?…반크 “우리는 독립운동가 새겨 넣는다”

양형모 기자 2024. 7. 1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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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크가 제작한 독립운동가 3인의 디지털 포스터.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가 한국의 독립운동가를 메달 및 주화, 지역화폐의 주인공으로 새겨 홍보하는 캠페인을 추진한다.

과거 제국주의 침략을 받았던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 국가들의 지폐에는 모두 독립운동가들이 새겨져 있다. 베트남 지폐에는 호찌민, 인도 지폐에는 간디, 인도네시아 5천 루피아 지폐에는 아드함 칼리드, 필리핀 5페소 지폐에는 에밀리오 아가날도가 새겨져 있다.

아시아가 아닌 국가에서도 이와 같은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미국은 1달러 지폐에 영국과의 독립전쟁을 승리로 이끈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새겨져 있다. 스코틀랜드 20파운드(pound) 지폐엔 13세기 잉글랜드에서 독립을 쟁취한 로버트 브루스의 얼굴이 실려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는 독립운동가의 얼굴이 새겨진 화폐가 없다. 우리나라도 2007년 한국은행이 5만원권과 10만원권 지폐 발행을 추진할 당시 화폐 인물로  김구, 안창호, 유관순 등 몇몇 독립운동가들이 후보군으로 추려진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 5만원권에 신사임당의 모습이 실렸고, 10만원권은 발행이 취소되었다.

반크는 정부 공식 지폐에 독립운동가를 반영하는 것이 어렵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와 민주적인 지역사회를 구축할 목적으로 도입돼 유통되고 있는 지역사랑상품권(지역 화폐)에 독립운동가를 넣는 캠페인을 추진한 바 있다.

한국이 독립운동가를 정부 지폐에 반영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은 과거 한국 경제 침탈 주역의 얼굴이 반영된 화폐를 발행해 문제가 되고 있다. 7월 3일 일본 은행은 새 지폐 발행 기념식을 열고 새 지폐 발행을 시작했다. 일본이 20년 만에 새 지폐를 유통하는 가운데 가장 큰 단위 화폐인 1만엔권에는 일제 강점기 경제 침탈의 장본인인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초상화가 들어갔다.

시부사와 에이이치는 구한말 한반도에 철도를 부설하고 일제강점기 경성전기 사장을 맡는 등 경제 침탈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특히 대한제국 시절 첫 근대적 지폐 발행을 주도하면서  자신의 초상을 넣어 한국에 치욕을 안기기도 했다.

시부사와 등 새 지폐에 들어갈 인물은 2019년 아베 신조 정권에서 결정됐다. 이처럼 일본이 100년 전 일제 강점기 경제 침탈의 장본인을 화폐에 반영했다면, 우리도 적극적으로 한국의 독립운동가를 정부 공식 지폐, 혹은 지역사랑상품권(지역 화폐)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 반크의 입장이다.

반크는 이를 위해 특히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인 이대위 선생과 외국인 독립운동가인 호머 헐버트 박사, 그리고 오늘날 시대정신에 어울리는 도산 안창호 선생이 주화에 새겨진 디지털 포스터를 제작해 널리 홍보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정책플랫폼 울림에 한국 정부를 대상으로 한국의 독립운동가를 메달 및 주화의 주인공으로 새겨 넣기를 건의하는 청원을 게시했다.

반크는 메달 및 주화에 새겨넣을 독립운동가 중 첫 주인공으로 이대위 애국지사, 호머 헐버트 박사, 도산 안창호 선생을 제안했다.

독립운동가 이대위 선생.
무명의 독립운동가인 이대위 애국지사는 조국을 빼앗긴 상황에서 미국에서 한인 동포들을 보호하고 대변하는 주미 한국 대사 임무를 수행했던 인물이다.  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이민국의 한국 통역관을 자처하며, 여권이 없어 미국 입국이 거부된 한인들의 신원 보증인이자 이민 수속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1912년부터 1920년까지 샌프란시스코에 입국하는 애국지사 200여 명, 유학생 500여 명, 한인 여성 70여 명이 그의 도움을 받았다.  미국에 입국하는 한인 대부분의 이민국 서류 도착지가 이대위 선생의 주소일 정도로 한인들에게 그의 도움은 컸다. 
독립운동가 호머 헐버트 박사.
두번째 인물은 외국인이면서 한국을 위해 독립운동 활동을 한 호머 헐버트 박사이다. 그는 1886년 육영공원의 교사로 한국에 와서 한국의 역사, 문화 등에 관한 20권의 단행본과 304편의 논문, 기고문을 발표해 한국을 세계에 알린 인물이다. 한국의 국권 회복을 위해 38년간 투쟁했으며,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국제사회에 왜곡되어 알려진 한국의 역사를 바로잡는 데 앞장섰다.
독립운동가 안창호 선생.
세번째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가 꿈꾸었던 가치가 이시대에 꼭 필요한 안창호 선생이다.  반크는 “100년전 안창호 선생의 꿈은 21세기 지금 우리시대에 필요한 정신”이라고 했다. 그 예로 반크는 1920년 1월 8일자 독립신문 1면에 실린 안창호의 신년사를 제시한다.

“오늘날 우리에게는 황제가 없나요? 있습니다. 대한 나라에 과거에는 황제가 한 명밖에 없었지만 오늘날에는 국민 모두가 다 황제입니다. 여러분이 다 황제요. 여러분이 앉은 자리는 다 옥좌며 머리에 쓴것은 다 면류관입니다. 황제란 무엇입니까? 주권자의 이름입니다. 과거에 주권자가 한 사람이었을때는 국가 흥망의 책임은 한 사람에 있었지만 지금은 국민 전체에 달려있습니다!”

반크는 대한민국의 헌법과 세계사적인 위대한 성취는 국민이 황제가 되는 새로운 나라 대한민국을 그린 독립운동가 안창호의 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보고 있다.

반크는 이들 독립운동가가 한국 정부, 지자체가 제작하는 메달 및 주화, 지역화폐에  반영될 수 있도록 캠페인 포스터를 널리 알리고, 문화 외교정책 플랫폼인 울림 사이트에 올린 청원을 올려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반크는 미국이 국민들에게 용기와 도전정신을 주기 위해 독수리와 자유의 여신상을 새긴 메달을 제작해 미국 및 전 세계에 홍보하는 것처럼, 한국도 100년전 독립운동가들의 꿈을 새길수 있는 메달 및 주화, 지역화폐를 만들어 전 세계에 홍보한다면 그동안 국제사회에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의 독립운동 역사를 세계에 알릴 수 있게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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