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400억원대 계약 해외 유출 의혹’ 前 스타트업 대표 수사

송응철 기자 2024. 7. 1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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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스타트업 A사 전직 대표이사가 1000억원대 계약을 가족 명의의 필리핀 법인으로 빼돌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A사 창립멤버이자 공동대표를 지낸 하 전 대표는 2020년 회사로 들어온 1400억원 규모의 마스크와 방호복 등 코로나19 방역 물품의 유통 계약을 가족 명의의 필리핀 법인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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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계약 해외 개인회사로 빼돌린 혐의
경찰, 필리핀 수사 당국과 공조해 수사 중

(시사저널=송응철 기자)

경찰은 스타트업 대표 하아무개씨가 회사로 들어온 1400억원 규모의 계약을 가족 소유의 필리핀 법인으로 빼돌린 사건을 수사 중이다. ⓒ연합뉴스

유통 스타트업 A사 전직 대표이사가 1000억원대 계약을 가족 명의의 필리핀 법인으로 빼돌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현재 필리핀 당국과 공조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 반부패경제범죄수사계는 하아무개 전 A사 공동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A사 창립멤버이자 공동대표를 지낸 하 전 대표는 2020년 회사로 들어온 1400억원 규모의 마스크와 방호복 등 코로나19 방역 물품의 유통 계약을 가족 명의의 필리핀 법인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하 전 대표는 A사에서 해외 바이어들과 접촉해 사업 홍보하고 계약 유치 등 영업활동을 담당해왔다. 이 과정에서 그는 2020년 미국의 대형 민간 의료 시설인 HCA헬스케어와 웨이페어러트래블 등 해외 기업들과 마스크 등을 유통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당시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급증으로 마스크 가격이 폭등하던 시기다. 마스크 유통 계약을 통해 A사가 막대한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하 전 대표는 거래 상대방에 자신의 가족 소유 필리핀 법인을 A사의 현지 지사로 소개하며 계약을 유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직후 하 전 대표는 돌연 사의를 표하고 보유 중이던 지분도 정리했다. 이 때문에 그는 기관투자자들에게 손해배상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일정 기간 대표이사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투자계약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하 전 대표는 최근 가상자산으로 분류되는 대체불가토큰(NFT)과 코인 등의 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사는 지난해 8월 하 전 대표의 이메일 계정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배임 사실을 인지하고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A사는 경찰에 하 전 대표가 거래 상대방과 계약 체결을 위해 주고받은 이메일 및 계약서, 필리핀 법인을 통해 마스크를 구매한 은행송금증 등 사업권을 탈취한 증거를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 전 대표는 경찰에서 실제 마스크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배임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A사 측은 하 전 대표 가족 소유 필리핀 법인이 마스크를 홍보하고 판매한 증거를 경찰에 제출한 상태다.

앞서 경찰은 이달 초 필리핀 수사 당국에 공조를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필리핀 수사 당국이 국제 공조 요청에 따라 현지에서 수사에 착수한 상태"라며 "필리핀 당국과 협조해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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