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A에서 뛰려고 야구 한 것 아니다” 빅리그 데뷔일 팔뚝에 새긴 발라조빅, 두산의 성적도 그의 운명도 남은 몇 달에 걸렸다
두산 새 외국인 투수 조던 발라조빅(26)의 KBO 리그 데뷔전 임팩트는 강렬했다. 지난 14일 잠실 삼성전 첫 등판에서 4.2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키 1m96의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는 시속 156㎞ 빠른공이 특히 위력적이었다.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5회 다소 흔들리기도 했지만, 시즌 내내 불펜으로 뛰다가 첫 선발 등판이었다는 점을 참작할 만하다. 두산 입단 전까지 발라조빅은 올해 미네소타 산하 AAA팀에서 뛰면서 불펜으로 23차례, 선발로는 1차례만 나왔다. 2차례 44구를 던진 게 시즌 최다 투구였다. 당초 이승엽 두산 감독이 데뷔전 계획했던 투구수도 80개 이하였다. 조금씩 투구 수를 끌어올린다는 구상이었지만, 첫 등판부터 90개 이상을 던졌다.
17일 울산 롯데전을 앞두고 발라조빅은 “열정적인 팬들 앞에서 경기를 할 수 있어서 매우 특별한 기분이었다”고 지난 첫 등판 소감을 전했다. 그는 “불펜을 위해 5이닝까지는 던지고 싶었는데, 아웃 카운트 하나가 모자랐다. 그게 가장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불펜으로 계속 던지다 선발로 나선 게 힘들지 않았냐는 말에는 “5회 들어 체력적으로 좀 떨어지긴 했지만, 그건 핑계일 뿐”이라며 “체력이 떨어졌다면 그에 따라 조정하고, 최대한 존 안으로 넣었어야 했다”고 고개를 저었다.
발라조빅은 어린 선수다. 최근 20대 젊은 외국인 선수들까지 KBO 리그행을 마다하지 않는 게 새로운 추세가 되었다고 하지만, 그중에서도 발라조빅은 가장 어린 편이다. 올 시즌 각 구단 외국인 선수들 가운데 발라조빅보다 어린 선수는 팀 동료 시라카와 케이쇼(23) 1명뿐이다.
시라카와의 목표가 일본프로야구(NPB) 드래프트 지명인 것처럼 발라조빅의 목표 또한 분명하다. 선발 투수로 MLB에서 뛰고 싶다는 것이다. 발라조빅은 2016년 MLB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로 미네소타 지명을 받았다. 베이스볼아메리카(BA)가 선정하는 MLB 유망주 순위에서 2020년 95위, 2022년 85위로 평가받을 만큼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기회는 제한적이었다. 2023시즌 불펜으로 18차례 등판해 24.1이닝을 소화한 게 빅리그 경험의 전부였다. 그해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그라운드 바깥 시비에 휘말려 턱뼈가 골절되는 불운도 겪었다. 그전에도 매년 봄마다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발라조빅은 “선발 투수로 기회를 잡고 싶었다. 두산처럼 승리를 갈구하는 팀에서 선발 투수로 기회를 받는다는 면에서 나는 행운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마이너리그 AAA에만 있으려고 야구를 한 게 아니다.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 야구를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아직 어린 나이인데, 미국에서 좀 더 빅리그 콜업을 위해 도전할 생각은 없었느냐는 말에 그는 “미국에서 도전을 한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다. 솔직히 말해 기회가 필요했다. 바로 그 기회를 한국에서 받았다”고 답했다.
발라조빅은 왼쪽 팔뚝에 06.18.23이라는 문신을 새겼다. 2023년 6월 18일, MLB 데뷔전 날짜다. MLB 마운드를 향한 열망이 어느정도인지 짐작할 만하다. 발라조빅이 남은 등판에서 어떤 투구를 하느냐에 따라 두산의 올 시즌 성적이 갈릴 수 있다. 발라조빅 본인의 운명 또한 한국에서 보낼 남은 몇 달에 따라 극적으로 바뀔 수 있다.
울산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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