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낮잠 자고 있었는데요?"...토트넘 포스테코글루 감독, 英대표팀 부임설에 '시큰둥'
[포포투=오종헌]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부임설을 접한 뒤 토트넘 훗스퍼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18일(한국시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잉글랜드 차기 사령탑 후보로 검토되고 있다. 그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잉글랜드 축구협회의 관심을 받았다. 축구협회 기술이사인 존 맥더못은 포스테코글루가 일본, 스코틀랜드에 있을 때부터 봤고, 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매체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해당 소문을 접한 뒤 "난 오후에 낮잠을 자고 있었다. 잘 모르겠다. 난 토트넘의 감독이고, 이 구단에 성공을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그게 내가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고 밝혔다.
잉글랜드 대표팀 사령탑 자리가 공석이 됐다. 8년 동안 팀을 이끈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떠났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현재 53살 잉글랜드 출신 지도자다. 선수 시절 크리스탈 팰리스, 아스톤 빌라, 미들즈브러에서 뛰며 오랜 기간 프리미어리그(PL) 포함 잉글랜드 무대를 꾸준하게 경험했다.
2006년 현역에서 은퇴한 뒤 미들즈브러에서 곧바로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했다. 3년 뒤에는 잉글랜드 연령별 대표팀을 이끌었다. 그러다 2016년 샘 알러다이스 감독을 대신해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감독 대행 역할을 맡았다. 해당 년도 11월부터는 정식 사령탑을 맡았으며 지금까지 꾸준하게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처음 경험한 메이저 대회인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4위에 올랐다. 크로아티아와의 준결승에서 패했다. 그리고 유로2020에서는 이탈리아에 패해 준우승을 차지하며 나쁘지 않은 성과를 올렸다. 잉글랜드 역사상 첫 번째 우승 도전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유로 대회에서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 체제의 잉글랜드는 유로 준우승을 발판 삼아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에 도전했다. 하지만 8강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대회가 끝난 직후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대표팀을 떠날 가능성이 있었지만 유로2024까지 이끌기로 결정됐다. 현재 알려진 계약 기간은 올해 12월까지였다.
그렇게 유로2024가 개막했다. 지난 대회 준우승팀 잉글랜드는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였다. 해리 케인, 주드 벨링엄, 필 포든, 데클란 라이스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포지션 곳곳에 다수 포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쉬운 경기력이 이어졌다. 잉글랜드는 조별리그에서 덴마크, 슬로베니아, 세르비아를 상대로 1승 2무를 기록했다. 세르비아를 1-0으로 잡아냈을 뿐 덴마크, 슬로베니아와 모두 비겼다. 그래도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고 슬로바키아, 스위스, 네덜란드를 잡아내며 2회 연속 결승 무대에 올랐다.
최종적으로 우승컵도 들어올리지 못했다. 잉글랜드는 스페인과의 결승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잉글랜드는 이번에도 무관에 그쳤다. 안방에서 열린 1966 월드컵 이후 60년 넘게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결국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공식 채널을 통해 "약 8년 가량의 시간 동안 잉글랜드 A매치 102경기를 지휘했던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떠나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곧바로 차기 사령탑 물색 작업에 나섰다. 다양한 이름들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바이에른 뮌헨을 떠난 토마스 투헬 감독과 브라이튼, 첼시 등을 지휘한 경험이 있는 그레이엄 포터 감독 등이 물망에 올랐다.
최근에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이름이 등장했다. 그는 주로 호주, 일본 등 아시아 무대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다 2021년 셀틱에 부임했다. 유럽에 첫 발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데뷔 시즌부터 빠르게 지도력을 입증했다. 부임 첫 시즌 만에 스코티시 프리미어십과 스코틀랜드 리그컵을 우승하며 더블(2관왕)을 달성했다.
2년차 성과는 놀라웠다. 셀틱이 참가할 수 있는 국내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며 '도메스틱 트레블(국내 대회 3관왕)'을 달성했다. 이에 토트넘이 관심을 드러냈고, 마침내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게 됐다. 비록 스코틀랜드에서 지도력을 입증한 인물이지만, 처음에는 유럽 빅리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의심의 시선이 있었다.
그러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을 둘러싼 의문 부호를 모두 지웠다. 공격적인 축구로 시즌 초반 프리미어리그(PL) 10경기 무패를 달리며 선두 자리로 올라서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이 흐를수록 부상자 발생, 상대 팀들에 전술을 간파 당하는 등 약점을 노출하면서 다소 순위가 떨어졌다.
토트넘은 결국 지난 시즌에도 무관에 그쳤다. 일단 PL 5위를 차지하면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 나서게 됐다.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가져오지 못했지만 다시 유럽대항전에 복귀한 가운데 토트넘 부임 2년차를 준비하고 있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다. 그는 2027년 여름까지 토트넘과 계약되어 있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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