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황희찬, 난 네 곁에 있어"…충격적인 인종차별에 강력한 연대·확실한 지지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캡틴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대표팀 동료이자 후배를 따뜻하게 감쌌다. 프리시즌 기간에 인종차별 논란이 있었는데 이후 강력한 지지를 보내며 '인종차별 반대' 입장을 내놨다.
손흥민은 18일(한국시간) 황희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에 '난 너의 곁에 있다(By your side mate)'라는 답글을 달았고 해시태그로 'No room for racism(인종차별은 어디에도 용납할 수 없다)'는 문구를 함께 게시했다.
황희찬은 2024-25시즌을 앞둔 프리시즌 친선전에서 충격적인 인종차별을 당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 등 매체들에 따르면,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울버햄튼과 이탈리아 세리에A 승격 팀 코모와 친선전이 있었는데 후반전 코모의 수비수가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 옆에 있던 울버햄튼 동료 포덴세는 참지 못하고 주먹을 날렸고 이날 경기에서 퇴장을 당했다.
경기 후 게리 오닐 감독을 통해 어떤 일이 있었는지 들을 수 있었다. "황희찬이 경기 도중 상대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다"라던 게리 오닐 감독은 "황희찬은 코모 수비수의 인종차별에 낙담했지만 계속 경기를 진행했다. 끝까지 뛰며 팀을 위해 헌신했다. 난 황희찬이 자랑스럽다. 우리는 황희찬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그라운드에서 어떤 종류의 인종차별도 있어선 안 된다. 이번 일로 중요한 경기를 망치게 됐다"라고 말했다.
울버햄튼은 해당 사안을 보고 받은 뒤 곧바로 "코모전에서 일어난 일을 파악해 유럽축구연맹(UEFA)에 공식적으로 항의하려고 한다. 어떠한 인종차별도 용납할 수 없다"라며 성명서를 냈다. 영국 현지 언론들도 "황희찬이 인종차별을 당했다"라며 대대적으로 알렸다.
영국 매체 '익스프레스'는 "울버햄튼의 프리시즌 매치가 인종차별로 얼룩져 망가졌다. 황희찬이 코모 선수에게 인종차별적 모욕을 들었고 울버햄튼 선수들이 분노했다"라고 알렸다. 울버햄튼 지역지 '몰리뉴 뉴스'도 "포덴세 행동이 다소 지나치다고 느껴졌을 수 있지만 많은 팬들에게 존중을 받을 것이다. 황희찬은 이번 일을 계기로 팀 동료들과 구단의 지지를 받는다는 걸 확실하게 알 수 있게 됐다"라고 알렸다.
이후 황희찬도 공식 채널을 통해 인종차별에 강력한 반대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종차별은 스포츠와 삶 모든 측면에서 용납할 수 없다. 참을 수 없다. (코모전) 그 일이 있었을 때, 우리 팀 코칭 스태프와 팀 동료들은 필요하면 경기장을 떠나도 좋다고 나에게 말했고 계속 내 컨디션을 확인했다. 다시 한번 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난 계속 경기를 뛰고 싶었고 경기장에서 해야 할 일을 했다. 응원을 보내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 어떠한 인종차별도 용납할 수 없다"라고 규탄했다.
대한민국 대표팀에서 함께 뛰는 손흥민까지 황희찬을 지지하면서 그날 인종차별 이슈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손흥민은 유학길에 올랐던 독일 시절부터 충격적인 인종차별을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톱 클래스 공격 본능을 발휘하고 있지만, 영국 일부 몰상식한 팬들은 "개고기를 먹는다", "DVD 파는 사람"이라며 입에 담을 수 없는 인종차별적 구호를 하기도 했다.
인종차별에 누구보다 힘들어했던 손흥민이기에 황희찬 마음을 보듬고 따뜻하게 안아준 것이다. 하지만 코모 측은 "고의가 아니었다"라며 도리어 울버햄튼에 역정을 냈다. 인종차별 논란에 "울버햄튼 동료들이 황희찬을 차니라고 하길래 우리도 재키 찬(홍콩 액션 스타)라고 불렀다. 인종차별 문제에 있는 수비수와 진위여부 파악을 위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건 직후 동료에게 '그냥 무시해, 황희찬은 스스로 재키 찬이라고 생각해'라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가 긴 이야기를 한 결과, 울버햄튼 동료들이 황희찬을 차니로 부른 것과 관련이 있었다. 일부 울버햄튼 선수들의 반응으로 이 사건이 지나치게 과장됐다"라며 어이없는 성명문을 냈다.
유럽축구연맹(UEFA)도 황희찬을 향한 인종차별 논란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울버햄튼이 UEFA에 관련 사안을 문의했지만 "축구에서 일어나는 인종차별을 포함해 모든 차별가 혐오는 우리의 우선순위에 있다. 하지만 UEFA 징계 위원회는 UEFA 대회에서 일어난 일만 조치를 할 수 있다"이라며 프리시즌에 일어난 일은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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