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당신만 일등석 타는 거야?"···기내서 아내 폭행한 남편

아내는 일등석으로 좌석 업그레이드
남편은 자리 불편한 이코노미석

연합뉴스

[서울경제]

미국의 70대 목사가 아내의 비행기 좌석만 업그레이드된 것에 대해 분을 이기지 못하고 기내에서 아내를 폭행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각) 알래스카 현지 매체 앵커리지 데일리 뉴스 등에 따르면 현지 검찰은 기내에서 아내 A(59)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 침례교 목사 로저 앨런 홈버그(75)를 불구속 기소했다. 홈버그는 지난 2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알래스카주 앵커리지로 가는 알래스카항공 여객기에서 아내를 폭행하고 모욕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폭스TV 등이 입수한 고소장에 따르면 당시 이들 부부는 목회 관련 회의 참석차 알래스카로 가는 길이었다. 알래스카항공 측은 아내 A씨에게만 일등석 업그레이드 혜택을 제공했다. 홈버그는 이코노미석에 앉았다.

그는 여객기 이륙 직후 일등석에 앉은 아내를 찾아가 “도대체 어떻게 일등석으로 업그레이드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A씨는 자신이 항공사 VIP 회원이라고 설명하며 남편을 제지했다.

분을 삭히지 못한 남편은 손가락 욕설하고 아내의 머리를 때렸다. 마침 A씨의 앞줄에 앉아 있던 비번 경찰관은 소동을 알아챈 뒤 홈버그에게 “다시 한번 소란을 피우면 수갑을 채우겠다”고 경고했다.

남편은 여객기 착륙 직후 FBI 특수요원과 앵커리지공항경찰에 체포됐다.

이후 A씨는 경찰에 홈버그가 부부싸움 도중 자신의 손가락을 부러뜨리는 등 자신을 학대한 전과가 있다고 진술했다. 또 자신이 뇌전증을 앓고 있어 머리에 충격을 받으면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홈버그가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순 폭행 혐의로 기소된 홈버그는 착륙 직후 앵커리지 교도소로 이송됐다가 법원에서 배우자에 대한 100m 접근 금지 명령을 받고 풀려났다. 알래스카항공 측은 앞으로 홈버그의 자사 여객기 탑승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정명 기자 vicsj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