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체코 원전수주 난관은 탈원전…덤핑 주장은 어불성설"
안덕근 산업부 장관·황주호 한수원 사장
[세종=뉴시스]이승주 손차민 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8일 체코 원전을 수주하기까지 민관이 총력을 다했다고 밝히면서도 최고 난관으로는 앞선 '탈원전' 정책을 꼽았다. 저가 전략을 내세운 가운데 '덤핑' 아니냐는 의혹에는 "어불성설"이라며 부인했다.
안덕근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체코 원전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덤핑은 시장질서 교란을 위해 저가로 판매하는 것"이라며 "우리 원전 산업의 기술력이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가지게 됐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체코 정부는 전일 오전 1시50분께(현지시각) 신규원전 건설 사업자로 한국수력원자력을 선정한다고 발표했다. 대한민국 팀코리아가 수주한 원전 사업의 총 예상 사업비는 체코 정부 추산 1기에 약 12조원 씩, 2기 총 42조원 수준이다. 다른 2기는 5년 내 협상을 거쳐 결정한다.
다음은 안덕근 장관, 황주호 한수원 사장과 일문일답.
-이번에 수주한 게 총 4기라면서 2기만 언급하고 있다. 나머지 2기는 어떻게 되나.
"나머지 2기 사업비도 (우리는) 각 12조원 씩 예상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5년 내 협상을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 체코에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나머지 2기도 우리에게 맡기지 않을까 싶다."
-아직 우선협상대상자일 뿐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다. 과거 영국 원전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상실한 적 있지 않나. '15년 만의 쾌거'란 말을 쓰기에 아직 이른 것 아닌가.
"당시 사업은 한전이 주도한 것인데, 한전이 사업을 계속 추진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중단했다. 지금 우선협상자 지위지만 앞으로 계약까지 끌고 나갈 수 있다고 본다. 이번 사업은 성공적으로 잘 마칠 것으로 확신한다."
-이번 수주 발표 후 미 웨스팅하우스에서 지식재산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계약까지 풀어나가야 할 것들이 뭐가 있나.
"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와 지식재산권 등으로 소송 중인데, 현재 마지막 조율 단계다. 정부에서 직접 관여할 문제는 아니고 한수원이 해결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다만 우리 정부는 미 정부와 원자력 협력체계를 구축하며 분위기와 여건을 조성하고 있는 만큼 (순조롭게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
-건설부터 완공까지 정확한 시점은?
"내년 3월에 계약을 하면 2029년 착공할 때까지 인허가 절차를 거친다. 착공 후에는 첫 호기를 2036년에 완공하는 게 목표다. 체코에서는 2호기를 그로부터 언제 착공할 지 1년 혹은 2년 등 검토 중이다. 2호기까지 끝내면 나머지 2기도 검토할 것 같다."
-총 예상사업비가 24조원인데, 이를 포함 전체적인 경제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24조원은 주로 건설 관련이고 나머지는 별개다. 건설 사업 이후 진행되는 유지·보수와 핵연료 사업이 훨씬 장기간에 걸쳐 이뤄진다. 약 60년 운영한다면 건설비 보다 더 많을 것이다."
-이번 수주에 앞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원전 수출은 플랜트와 달리 안전과 기술력 검증이 필요하다. 핵 비확산 문제까지 정치·외교도 결부돼 민관의 협력이 중요하다. 입찰이 2파전으로 굳어졌을 때 제가 체코를 세 번 다녀올 정도로 치열한 협상을 거쳤다. 이를 대통령이 진두지휘했다.
그 과정에서 난관은 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었다. 다른 사업과 달리 원전은 착공부터 가동까지 약 35년 걸린다. 세대를 건너 뛰는 사업이다. 한 번 우리 정책이 극단으로 뒤집어졌다 보니 상대국에서 상당히 우려했다. 재발하지 않는다고 어떻게 보장해야 할지 난감했다. 확신을 심어주려 노력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재원은 어떻게 조달하나. 계약에 체코 현지 기업이 60% 참여한다는데, 국내 기업의 참여에 제약은 없을까.
"재원 조달은 앞으로 계약하면서 결정될 부분이다. 이런 대규모 사업에서는 현지 기업 참여율에 변수가 꽤 생긴다. 현지화 비율은 수치만 놓고 보면 오히려 우리 보다 프랑스가 더 높았는데, 그보다 중요한 점은 어떤 핵심 기자재 부문이 체코 산업에 도움될 지 따지는 것이다. 한수원에서 이를 잘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지 기업 때문에 국내 기업의 참여가 제한되진 않는다. 워낙 큰 규모 사업이니 체코와 원자력 산업 생태계를 같이 키워가는 계기가 될 것 같다."
-현재 차기 원전 사업을 검토하는 곳이 있나. 유럽 국가 중에 수주 가능성이 있는 곳은?
"(황주호 한수원 사장) 지금 네덜란드에서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후 입찰을 준비할 예정이다. 핀란드와 스웨덴도 지속적으로 논의 중이다. 이들 국가도 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원자력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참여하게 된다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 char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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